제2차 韓國戰爭

북한 주민 먹을 3개월 치 식량 부족... 인도적 위기 발생 가능성 출처: BBC

천아1 2021. 12. 21. 20:22

지난달 18일 파주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북한 개풍군 마을에서 주민들이 농사일을 하고 있다

북한 경제와 민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의 장기화로 악영향을 받고 있다는 한국 정부의 평가가 나왔다.

이종주 통일부 부대변인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주요 생필품에 대한 물가, 환율 등 경제지표의 변동성이 더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북한의 코로나 방역이 북중 간 물자교류 재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북중 무역 재개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3개월 치 식량 부족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은 북한의 올해 식량 부족량을 86만 톤으로 추정했다.

먹는 양 기준 북한 주민 전체가 하루 소비하는 양은 1만 톤으로, 86만 톤이면 석 달 치 식량이 부족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은 BBC 코리아에 "북한은 통상적으로 중국 등지에서 20만 톤가량의 식량을 수입했는데 북중 국경이 봉쇄되면서 이 분량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특히 "밀수나 비공식 무역의 중단이 북한에 뼈아플 것"이라며 "비공식 생산량까지 포함해 50만 톤 정도가 더 부족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북한이 핵 문제 협상에 별다른 의지가 없는 지금 상황에서는 국제사회의 인도적 식량 지원이 10만 톤 정도에 불과해 당분간 식량 부족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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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경제난 및 식량난이 갈수록 악화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이례적으로 식량난 인정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1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인민들의 식량 형편이 긴장해지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그간 제기돼온 식량난 및 경제난을 인정한 것이다.

노동신문도 지난 3일 '식량 투쟁은 조국을 위한 투쟁'이라며 농업 목표 달성을 거듭 촉구했다.

특히 사회주의 건설의 새 승리에 있어 쌀은 더없이 귀중한 밑천이며, 쌀이 많아야 국가의 자존과 자립을 견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북한 내 쌀 가격은 두 배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연구원에 따르면 북한의 쌀값은 올해 춘궁기에 접어들면서 1kg당 0.5~0.6달러에서 최근 0.9~1.4달러로 급등했다.

이러한 급등세는 대북제재 강화나 코로나19 사태 직후에도 나타났다. 하지만 당시에는 쌀을 비축해두려는 심리적 요인이 원인이었다면, 이번에는 실제 쌀 공급 부족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초 방역 차원에서 북중 국경을 봉쇄하면서 비료 등의 수입이 원활하지 못했고, 수해까지 겹치면서 곡물 생산량이 전년 대비 5.2% 가량 감소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연구원 측은 "3분기까지 상업적 수입이나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인도주의적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마당 침체에 생산성 한계까지

코로나19로 북중 국경이 굳게 닫힌 상황에서 벌어진 주민들의 저조한 시장 활동도 최근 식량난을 더 악화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1990년대 당국의 배급 체계가 무너진 이후 북한 주민들은 필요한 물품과 식량을 민간시장인 장마당에서 구입해왔다. 하지만 국경 봉쇄로 중국산 물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장마당 활동마저 침체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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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들이 지난 4월 15일 김일성 주석의 109번째 생일을 맞아 평양 만수고개에서 김일성 동상에 조문한 뒤 떠나고 있다

양운철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 경제의 호황기는 대북제재 이전인 2012~2013년으로, 무역이 늘면서 외화가 많이 유입되고 장마당도 활성화 됐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정 반대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과거에는 당국이 계획경제에서 돌파구를 열지 못하면 민간 차원에서 시장이 비공식 무역이나 밀수를 통해 물건을 조달했는데, 이마저 막히다 보니 자연스레 경제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만성적 식량 부족 현상은 기본적인 식량 생산성이 너무 낮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권태진 원장은 "한국과 비교할 때 북한의 곡물 생산성은 55~60% 수준에 불과하다"며 "기술 부족과 농자재 공급이 원활하지 않는 것도 중요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못자리 비닐이나 비료가 제때 공급되지 못하면 생산성에 차질이 있을 수밖에 없다.

권 원장은 "농자재가 충분히 공급되고 기술 수준을 높일 수 있다면 내부적으로 식량 자급이 가능해지겠지만 현재 북한 상황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