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기술과 생명공학 혁명
바이오기술(BT) 인간 게놈 지도의 완성으로 인간 유전자의 정상형과 변질형을 가려낼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수천 수만 개의 유전자에 대한 탐침을 아주 작은 면적의 유리판 위에 집적시켜 놓은 DNA칩으로 질병으로 변이가 발생한 유전자를 정확하게 가려낼 수 있다.
이러한 바이오 칩(DNA칩, 단백질칩, 랩온어칩)은 유전자형 판별, 질병진단, 동식물 품종개량, 신약개발, 친자감별 등에 활용된다. 또한 개개인의 몸에 맞게 특별히 디자인된 맞춤약, 맞춤의학이 이루어지게 된다.
앞으로는 피 한방울만 있으면 모든 질병진단은 물론 먼 미래에 밝혀지게 될 질병에 대한 정보도 알아낼 수 있게 된다. 앞으로는 배우자를 고르는데 스니프(개인별 염기배열의 차이) 지수를 따져보아야 할지도 모른다.
나노기술(NT) 현대 과학기술의 결정체는 바로 초미세기술인 ‘나노기술’의 개발이다. 나노기술이란 나노미터 수준에서 물체들을 만들고 조작하는 기술을 통칭하는데, 나노미터란 10억분의 1m로 보통 머리카락의 10만 분의 1 굵기로 아주 굵어도 1000분의 1에 불과하다. 나노기술의 구체적인 형태는 옷감과 같이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물질에서부터 병균을 죽이는 나노 로봇과 같은 상상의 산물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나노바이오기술(NBT) 최근에는 바이오기술(BT)과 나노기술(NT)를 접목시킨 나노바이오기술(NBT)이라는 새로운 융합기술 분야가 창출되었다.
1km밖에서도 냄새의 근원지를 찾아내는 초파리의 뛰어난 후각을 이용한 초고감도 나노바이오센서는 단 하나의 바이러스도 검출할 수 있다. 또 레이더망에 안 걸리고 적진에 침투해 폭격하는 스텔스기처럼 몸의 방어체계를 피해 암세포를 찾아가 약물을 집어넣는 스텔스 면역리포솜도 한창 연구 중이다.
앞으로는 특정한 질병에 걸렸을 때 눈으로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작은 나노로봇을 몸속에 투여하기만 하면 이것이 정확히 환부를 찾아가 병을 치료를 하게 된다. 미래의 병원에는 요즘처럼 망치로 고장난 시계를 수리하듯 칼로 자르고 바늘로 꿰매던 수술은 사라지고 나노로봇이 부작용 없이 말끔히 치료해줄 것이다.
인간배아복제 탄생 1997년 영국에서 양의 체세포를 이용하여 복제양 돌리를 만들어냈다. 이후 일본, 뉴질랜드, 프랑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서울대학교 황우석(黃禹錫) 교수팀이 국내 최초로 복제소 영롱이를 탄생시켰다.
이어서 2004년에는 황우석 교수팀이 다시 세계 최초로 수정란이 아닌 사람의 체세포와 난자만으로 인간배아복제를 탄생시켰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체세포만으로도 자신과 닮은 개체를 만들어낼 수 있어 결국 복제인간의 탄생도 가능하게 되었다.
이 인간배아복제는 수정란이 아니므로 생명파괴라는 문제를 어느 정도 극복했지만 인간복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윤리적 논란이 있다.
인간배아 줄기세포로 장기를 새로 만든다
또한 이 인간배아복제에서 각종 불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인간배아 줄기세포를 추출하는데 성공하였다. 이것은 치매나 심장병 등 수술로 치료하기 어려운 환자가 줄기세포를 이식 받으면 이 세포가 환부에서 정상 세포로 자라나면서 병이 완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장기를 새 장기로 갈아끼움으로써 ‘불치병’이란 단어가 사라질 지도 모른다.
(줄기세포=뼈와 혈액 심장 등 구체적인 장기 세포로 자라기 직전에 분화를 멈춘 수정 초기 단계의 세포를 말한다. 환자에게 필요한 종류의 세포로 시험관에서 얼마든지 대량으로 배양할 수 있다.)
명상하면 사망률이 23% 낮아진다
영국의 <가디언> 신문은 명상을 하면 사망률을 약 23%나 떨어뜨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가디언은 미국 마하리시 경영대학의 로버트 슈나이더 교수의 연구 결과 심신의 긴장을 풀 수 있는 초월적 명상법이 사망률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슈나이더 교수는 미국 노인 2백여명을 18년 넘게 추적한 결과 가벼운 고혈압 증세를 가진 노년층 가운데 초월 명상법을 행한 사람들은 사망 위험이 23%나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초월 명상법은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머릿속으로 주문을 반복해 되뇌면서 생각과 걱정을 떨쳐 버리는 명상법이다.
정신수련을 통한 영계로의 여행
98년 9월 한국에서 열린 제3회 <국제신과학심포지엄>에도 초청된 바 있는 미국인 부루스 모엔은 헤미싱크(Hemi-sync)라는 기법을 통해 유체이탈을 경험하고, 사후세계의 다양한 레벨을 체험한 사례를 소개해 주목을 받았다.
사람의 뇌는 보통의 경우, 밖으로부터 여러가지 자극을 받으며, 그 자극에 따라 뇌의 각 부분이 각기 다른 뇌파를 보인다. 이 경우 뇌의 각 부분에서 움직이고 있는 뇌파의 진동수가 모두 달라지며, 뇌가 각각의 부분에서 제각기 독자적으로 작동하는 상태가 된다. 그러나 마음을 가라앉히고 물끄러미 촛불을 주시하게 되면, 시야에 관한 뇌파만이 작동을 하게되고, 마침내 그 뇌파가 뇌 전체에 널리 퍼져가게 된다. 뇌가 이처럼 한 곳의 뇌파로 쏠려 모두가 하나로 통일을 이루도록 하는 것이 헤미싱크 기법의 핵심이다.
뇌파가 이처럼 통일상태가 되면 사람은 변성의식이라는 상태에 들어가게 되며, 이 변성의식 상태에서는 일종의 초능력과 같은 힘이 작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고:『지능과 창조의 직감력 개발』, 시치다마코토 저)
美연구팀, 인조 눈(眼) 개발
시각장애인들이 점으로 이루어진 형태로 사물을 볼 수 있는 생체공학적 인조 눈(眼)이 개발됐다고 영국의 BBC 인터넷판이 4월 5일 보도했다.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의 기슬린 대그넬리 박사가 개발한 이 인조 눈은 안경에 내장된 미니 비디오 카메라와 연결된 컴퓨터 칩을 눈 뒤쪽의 망막에 삽입한 것으로 비디오 카메라에 잡힌 영상이 이 컴퓨터 칩에 전달되면 컴퓨터 칩이 이를 뇌가 해석할 수 있는 파동으로 바꾸어 뇌에 전달하는 것이라고 BBC는 전했다.
줄기세포 치료와 바이오 장기의 보급
줄기세포란 각 장기를 구성하는 세포들의 기원이 되는 세포로써 이를 복제배양하면 원하는 세포를 만들어 환자에게 대체할 수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예를 들어, 당뇨병 환자의 경우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세포의 줄기세포를 배양해 환자에게 이식하면 환자의 병을 치료할 수 있게 된다.
실제 일본에서는 원숭이 배아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원숭이의 뇌에 이식해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원숭이의 치료에 성공한 사례가 소개되었다.
또한 난치병 환자의 질병부위를 돼지 등 동물의 장기로 대체하는 <바이오 장기>도 5년 이내에 본격 보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꿈의 섬유 시대가 열린다
뉴욕 타임스는 4월 12일 꿈의 섬유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약한 심장을 감싸고 심장박동을 돕는 실로 짠 주머니가 등장했으며, 입기만 하면 열을 발생하는 옷도 있다. 건전지를 이용해 가는 실에 전기를 흘려보내는 원리다.
또한 강철보다 강하면서 천과 같이 유연하고 다이아몬드보다 열전도성이 뛰어난 나노섬유가 국내 벤처기업에 의해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바 있으며, 국내 한 벤처기업에서는 ‘더울땐 시원하고 추우면 더워지는’꿈의 섬유 신소재가 개발돼 주목을 받고 있다.
컴퓨터 체내 이식 가능해질 것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트프(MS) 회장은 최근 싱가포르의 세미나에 참석해 컴퓨터 이식기술이 맹인이 눈을 뜨고 귀머거리가 듣는 것을 도와줄 수 있다며, 기술발전으로 머지않아 체내에 컴퓨터를 이식하는 일이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게이츠 회장은 귓 속의 달팽이관 이식을 비롯한 각종 이식이 이미 난청 등을 치료하는데 이용돼 왔으며 기술의 진전은 시각 교정에 도움을 주는 이식에까지 이르렀다고 강조하고 이같은 기술은 특히 신체의 결함을 교정하는 쪽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첨단기술을 입는 시대 도래
SF영화가 현실로… 첨단기술을 입는 시대 도래
미래의 꿈의 섬유가 온다
피부보다 매끄럽고 종이보다 얇고 가벼우며 땀을 숨쉬듯 배출하면서도 박테리아 같은 외부 물질은 전혀 받아들이지 않는 꿈의 섬유. 이 섬유가 요즘 세계적으로 개발 열풍이 일고 있는 나노섬유다. 나노섬유는 지름이 수십에서 수백 나노미터(nm)에 불과한 초극세(超極細)실이어서 인조피부나 의료용 붕대, 생화학무기 방어용 의복, 배터리의 전해질 등 활용범위가 무궁무진하다. 특히 미세입자나 박테리아는 통과시키지 않으면서도 내부의 땀은 배출하는 호흡성이 있어 세균등의 침투를 막는 방어복으로 제격이다.
또‘더울 땐 시원하고 추우면 더워지는’기능성 섬유도 개발됐다. 이 섬유는 미 우주항공국의 우주복에 사용돼 온 P.C.M.(상변화 물질)을 적용해 기존 섬유를 자동온도조절이 가능한 기능성 섬유로 탈바꿈 시켰다.
이 섬유로 만든 옷을 입으면 급격한 외부온도를 차단시켜 일정한 온도를 유지시켜 주며, 항균·항취 기능과 음이온 발생으로 피부 트러블을 방지하는 효과도있다. (8.22)
미래는 입는 컴퓨터의 시대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옷이 PC이고 PC가 옷인 제품을 지칭하는‘웨어러블 PC’(입는 PC)를 비롯, 다양한 형태의 스마트 웨어 관련 연구들이 가시화되고 있다. 안경 모양의 디스플레이, 손목시계 컴퓨터 등 안경처럼 쓰고 손목에 차거나 허리에 두르는 이른바‘입는 컴퓨터’의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또 별도의 장치 없이 입기만 해도 MP3를 통한 음악감상은 물론 휴대전화까지 받을 수 있는 옷도 나와 본격적인 유비쿼터스 시대의 개막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 한 컨설팅회사의 분석에 따르면 2010년까지 미국·유럽의 PC 사용자 중 하루 6시간 이상 입는 PC를 착용하고 다니는 사람이 75%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8.22)
로봇다리와 입는 로봇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은 얼마전 사람다리의 외골격 기능을 할 수 있는‘로봇다리’를 발표한 바 있다. 이 로봇다리는 소아마비 환자들이 다리에 장착하는 보행보조기와 같은 형태로 무거운 소화 장비를 지고 빌딩 계단을 걸어 올라가야 하는 소방 구조대원들이나 군인들에게 유용하다. 또 미국의 한 벤처기업은‘입는 로봇(wearable Robots)’을 개발 중이며, 이 로봇을 입으면 특수부대원이 절벽이나 건물에 수퍼맨처럼 올라가 임무를 수행할 수 있고, 또 다리를 다친 사람은 이 로봇을 입고 배터리가 떨어질 때까지 걸을수도 있다. (8.8)
첨단으로 무장한 웰빙 신발
최근에는 발의 편안함과 건강을 생각한‘웰빙 슈즈’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신발 바닥에 에어펌핑 돌기가 있어 걸을 때마다 신선한 공기를 공급해 발 냄새를 제거하고 혈액 순환을 도와주며 발바닥을 마사지해주는 기능성 신발이 있는가 하면, 은이온이 세균의 신진대사 활동을 억제해 항균·살균 효과로 무좀까지 예방해 주는 신발도 인기다. 그 외에도 신발 밑창에 부착된 마이크로 프로세서 2개가 1초에 1000번씩 신발과 지면에 가해지는 압력을 자동으로 측정해 발에 가장 적합한 쿠션으로 조절해 주는 인공지능신발이나, MIT 엔지니어들이 개발한 자동 공기주입 기술을 적용해 신발이 착용자의 발에 저절로 맞춰지는 첨단 신발도 등장했다. (8.19)
재난구호요원을 위한 배낭 발전기
한국인 과학자가 포함된 연구팀이 스스로 전기를 생산하는 배낭을 개발했다. 미 펜실베이니아대학 래리롬 교수 연구팀은 9일자 사이언스지에 게재된 논문에서 사람의 걸음걸이에 따라 일어나는 상하운동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배낭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배낭은 7.4W의 전기를 지속적으로 생산하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 정도의 전력은 PDA, 휴대폰, MP3 플레이어 등은 물론 노트북 컴퓨터 작동에도 충분한 전력이다. 이 장비는 재난구호요원들이 오지나 열악한 환경에서도 각종 전자장비를 가동시킬 수 있게 해 준다.(9.9)
장수문명시대를 예고하는 미래의학
생명과학 분야도 예외가 아니어서 생명공학(BT)과 나노기술(NT)과의 결합이나, 정보통신(IT)분야와의 결합 등이 대표적인 추세로 떠오른다.
그 외에도 유력시되는 의료혁명의 구체적 사례들을 함께 소개한다. ◆◆◆
BT와 NT의 결합 나노기술(NT)이란 나노미터(백만분의 1mm) 범위 크기인 원자나 분자수준의 물질을 다루는 기술을 말한다.
생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물리·화학적 현상을 나노미터 수준에서 이해하고 응용하면 새로운 개념의 바이오센서·생화학 핀세트·약물전달 시스템·수술용 나노로봇 등을 만들어 낼 수가 있다.
최근에 보고된 나노미터 크기의 생체모터를 응용하면 나노로봇이 인체 내에서 막힌 혈관을 뚫기도 하고 암세포만 선택하여 공격하는 꿈같은 날이 머잖아 도래할 전망이다.
BT와 IT의 결합 생명공학과 IT분야의 결합도 의료산업에 일대 혁명을 가져올 것이다.
세계적인 통신인프라를 갖춘 국내의 경우 이를 활용한 원격진료가 급속히 보편화될 전망이며, 환자가 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원격진료를 받는 e-Health가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한 새로운 개념의 의료는 선진국에서는 상용화되고 있는데, 라이프 셔츠(Life Shirt) 시스템은 30여 종의 심폐 관련 데이터를 측정할 수 있는 옷과 측정된 데이터를 기록하고 저장할 수 있는 기억장치 등을 갖춘 특수옷으로 전세계 1천여 곳의 병원에서 이미 채택하고 있다.
유전자 치료법의 개발 ‘인간 게놈 프로젝트(HGP)’에 의해 인간 유전자가 모두 해독되었다. 이로 인해 2010년에는 여러 질병에 대한 유전자 예측 테스트가 가능할 전망이며, 2020년에는 유전자 치료가 몇몇 질병에 대해 표준치료법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한다.
유전자 치료라는 것은 선천성 혹은 후천성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유전자를 인체 내에 도입하는 것을 말하며, 약물 등을 이용한 현재까지의 치료가 표면적 치료라면 유전자를 도입하여 치료하는 것은 근본적인 치료라고 할 수 있다.
현대 의학의 주류는 이미 나타난 질병 자체를 다스리는 치료법이지만, 유전자를 치료하는 것은 보다 근본적인 부분에서의 치료이다.
이를 위해 문제가 있는 유전자 부위를 정확하게 판별하는 것과 치료를 위한 정상 DNA의 생성, 그리고 목적부위까지 정확하게 DNA를 이동할 수 있는 방법 등이 연구중이다.
노화방지연구 지난 100년 만에 인간의 평균수명은 47세에서 77세로 30년이나 늘어났다. 그러나 안전한 출산과 각종 면역체계의 발달, 치료법의 개선 등으로 향후 15년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단지 질병에 대한 예방과 치료 뿐만 아니라 신체 내 노화세포 등을 발견, 이 분자구조를 되돌리거나 노화를 유발하는 유전자를 조작하는 등의 방법으로 젊음을 되찾는 방법이 연구중이다.
그 첫 단계로서 이미 과일이나 약초 등의 자연식품을 통해 근육쇠퇴 속도를 늦추고 질병노출을 줄이는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대체의학 최근 미국에서는 침술과 지압, 심령치료 등 대체의학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1990년대 말에 이미 8000만명이 침술과 지압 등의 치료를 받았으며 약초 등 한약제와 각종 비타민제 등의 시장규모만 해도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백악관에서도 대체의학 정책위원회가 설립돼 활동에 들어갔으며 오는 2010년쯤에는 미국에서 2만4000여명의 동양학 의사들이 진료를 하고, 지압이나 척추 교정을 하는 곳도 10만3000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명상이 정신적 스트레스를 완화시켜주고 육체의 이완을 가져온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명상을 실용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사람들이 대폭 늘고 있으며, 일반 병원에서도 명상을 응용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과거 서구식 합리주의에 의해 비과학적 치료로 배척당했던 동양의학과 건강법이 각광받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미국 알코어 생명연장재단의 지하 냉장고에는 섭씨 영하 195도로 얼어있는 30여구의 냉동인간이 있다. 대부분 암 등 불치의 병을 앓다가 치료법을 찾지 못해 죽은 이들은 의학기술이 지금보다 훨씬 발달한 미래에는 과연 깨어날 수 있을까?
러시아 자연과학 및 응용 물리학 연구소의 루돌프박사는 최근 발표된 논문에서 나노기술을 이용하면 냉동인간을 되살릴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옛날 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신체 내부에 투입되어 피를 흘리지 않고 수술을 할 수 있는 나노 로봇이 개발된다는 전제하에서 말이다.
나노(nano)란 그리스어의 “난장이”란 의미에서 유래한 말로 10억분의 1을 가리키는 말로 1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에 해당한 초미세단위이다. 나노기술은 원자나 분자단위의 극미세 물질을 인위적으로 조작함으로써 새로운 성질과 기능을 가진 장치를 말하는 것인데, 옷감과 같이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물질에서부터 나노로봇과 같은 상상의 산물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나노기술을 이용한 신약개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한미약품에서는 입자를 아주 잘게 쪼개 체내 흡수력을 높일 수 있는 해열진통제인 ‘스피드펜 나노’를 개발해 최근 시판에 들어갔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정서영 박사팀도 당뇨병 치료제, ‘먹는 인슐린’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나노 기술은 반도체의 메모리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다. 반도체는 일정 수준 내에 얼마나 가는 선을 배치해서 그 집적도를 높이느냐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업무 상 출장이 잦은 한 반도체 연구원은 엄지손가락만한 플래시 메모리에 자신의 컴퓨터 하드에 담긴 모든 프로그램과 자료를 넣어 갖고 다닌다. USB 포트에 메모리만 꽂으면 세상 어떤 컴퓨터도 자기 컴퓨터와 똑같아진다는 것이다.
나노의 위험을 경고하는 과학자들도 많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의 생명윤리연구소(JCB)의 피터 싱어박사는 초소형 카메라 등 초소형장치의 출현에 따른 사생활 침해문제, 덩어리일 땐 문제가 없던 물질들이 나노 크기의 입자가 되면 높은 독성을 지닐 가능성이 크다거나 나노물질의 등장에 따른 신종오염 발생가능성 등 역기능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함께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나노기술에 대한 장밋빛 환상이 재앙으로 바뀔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기가 작아지고, 단가가 싸지고, 열이 줄어(열은 반도체의 적)들고 전압이 적게 드는 등 여러가지 이익이 발생하는 나노기술은 미래의 과학 및 공학에서 대변혁을 가져 올 21세기의 중요한 기술임에는 틀림이 없다. 아울러 나노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세계적인 기술로 인정되고 국가적 자산이 되는 것이며, 우리나라를 비롯 선진국들이 나노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출처: Kisti의 과학향기
미래를 바꿀 10가지 발명품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인터넷판은 우리의 미래 생활상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을 발명 10가지를 소개했다.
1. 인조 다이아몬드
공업용으로 쓰이는 인조다이아몬드의 품질을 높이면 그대로 보석으로 바뀐다. 또한 실리콘을 대체할 반도체 재료와 발광다이오드(LED), 평면디스플레이, 고화질 텔레비전 등에 이용될 예정이다.
2. 초파리 로봇
1㎞ 밖에서도 식초나 과일의 냄새를 맡고 찾아오는 후각을 탐지센서로 이용한다. 천장에 거꾸로 매달려 걸을 수 있는 능력을 초미니 로봇의 동작에 응용한다.
3. 세포 프로그래밍
유전자를 실험실에서 조합한 후 살아있는 세균에 주입해 원하는 기능을 만들어낸다. 인간 줄기세포의 능력을 프로그램하면 뼈나 장기를 형성하는 세포를 주문생산할 수 있다.
4. 우주 엘리베이터
1991년 일본 과학자들이 탄소 나노튜브를 발견하면서 희망이 생겼다. 로켓을 발사하지 않고 우주기지까지 타고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수 있다. 6만2000마일 길이의 우주 케이블 속을 시속 200㎞의 속도로 움직인다.
5. 컴퓨터 운행 자동차
아예 운전자의 역할을 대신할 컴퓨터 차량이 등장할 전망이다. BMW·다임러크라이슬러·GM 등은 이미 초기 모델을 만들었다.
6. 기억의 이식
뇌의 기억기능을 대신하는 컴퓨터 칩을 만든다. 뇌졸중이나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치료할 뿐 아니라, 프랑스어나 양자역학, F-16기 조종법 등을 쉽게 익히도록 해줄 수도 있다.
7. 우주 식물
식물씨앗과 묘목들을 우주선에 실어 보냈다가 지구로 되가져오면 DNA 구조가 바뀐다. 야구배트만한 오이, 항산화물질인 베타카로틴이 27%나 많이 함유된 토마토, 더 길고 유연한 섬유를 뽑아낼 수 있는 목화 등 신품종이 나온다.
8. 플라스틱 칩
실리콘이 아닌 플라스틱으로 LED와 트랜지스터를 만드는 데는 이미 성공했다. 더 가볍고 값싼 차세대 전자화면은 제품 사용법을 일러주는 포장상자, 말하는 광고판 등으로 활용된다.
9. 초경량 자동차
강철 자동차는 연료의 99%를 차체 자체를 운반하는 데 쓰고 있다. 탄소 섬유 재질로 차체를 만들면 현재의 절반 무게로 2배의 연비를 낼 수 있다.
10. 수륙양용 주택
나무로 만든 집에 콘크리트 지하실을 설치하면 무게중심이 안정적인 배 역할을 할 수 있다. 극지방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면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다
생명 과학혁명의 화두, 줄기세포
인간이 신의 영역에 도전하다
자연상태에서는 난자와 정자가 만나 수정한 뒤 자궁에 착상해야 생명이 태어난다. 그러나 황우석 박사가 인간 배아를 복제해 줄기세포를 만든 것은 발상부터 다르다. 정자 대신 사람 배꼽 주변의 살점에서 낱개 세포를 분리해 난자에 넣어 키워 만든 것이다. 이것이‘체세포 배아복제’라고 불리는 기술이다
줄기세포 연구의 역사와 향후과제
개나리와 같은 식물은 가지를 꺾어 땅에 꽂으면 뿌리를 내리며 자란다. 유전자 정보가 완전히 동일한 또 하나의 개체가 복제되는 것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에게 동물은 그런 복제가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이 장벽을 처음 넘은 이가 복제양 돌리를 만든 영국의 윌머트 박사였다. 이 발표는 당시의 상식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울만큼 충격적인 일이었기 때문에, 한동안 과학자들로부터도 그 진위를 의심받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던 중 2004년 2월 황우석 박사가 인간배아를 복제해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사람의 체세포의 핵을 다른 사람의 난자에 주입해 핵이식 난자를 만든 다음, 전기자극을 통해 세포융합을 유도함으로써 세계 최초로‘인간배아 줄기세포’를 만들어 낸 것이다.
줄기세포가 열어가는 맞춤의학 시대
21세기 생명공학의 화두로 등장한 줄기세포연구는 그 역사가 오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인류복지를 증진시키기 위한 미래의학의 핵심으로 인식되고 있다.
인간의 줄기세포는 수정란이 처음으로 분열할 때 형성되는‘만능 줄기세포’, 만능 줄기세포들이 계속 분열해 만들어지는‘배아 줄기세포’, 성숙한 조직과 기관 속에 들어 있는‘다기능 줄기세포’등 세 가지로 나뉜다.
그중 만능 줄기세포는 연구용으로 사용할 경우 심각한 윤리논쟁을 일으킬 수 있고, 다기능 줄기세포는 다양한 세포계로 배양시키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배아줄기세포에 연구를 집중해 왔다.
배아줄기세포는 인체의 210여개 장기로 발달할 수 있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세포를 특정세포로 분화시키면 뇌질환에서 당뇨병, 심장병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질병의 치료를 가능케 해준다.
이번 5월에 발표된 황박사의 프로젝트는 과거 1차 성과와 차이가 크다. 우선 연구대상부터가 다른데, 지난번엔 정상인 여성 1명이 대상이었지만 이번 연구는 환자 11명으로 확대됐으며 연령층도 2~56살로 다양하고 남성도 8명이 포함됐다. 남녀노소에 관계없이 줄기세포로 치료할 수 있는 대상이 넓어진 것이다.
이번에 황우석 박사 공동연구팀은 환자 자신의 체세포 핵을 인간의 난자에 이식하는 동종간 핵이식 기술을 사용, 배아를 복제했다.
이렇듯 체세포 복제로 얻어진 줄기세포는 자신의 유전물질을 거의 완벽하게 갖고 있어 환자 본인에게 이식했을 때 면역거부반응이 없는 치료용 세포가 된다.
이는 우리 몸의 고장난 장기 대부분을 굳이 통째로 바꾸지 않더라도 장기의 손상된 부위에 만능세포를 이식함으로써 세포 차원에서의 난치병 치료 가능성을 한층 더 높인 놀라운 과학적 쾌거로 평가되고 있다.
이제는 환자 개개인의 질병을 치료하는‘맞춤의학’의 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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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아(胚芽) 배아란 원래 생식세포인 정자와 난자가 만나 결합된 수정란을 의미하는 것으로 정자와 난자가 정상적으로 결합한 수정란 상태에서 만들어진 것과 체세포 복제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다시 나뉜다.
줄기세포 간, 폐, 심장, 피부, 연골, 뼈 등 신체를 구성하는 210여개의 모든 장기로 분화될 수 있는 원시상태 세포로‘만능세포’로 불리기도 한다. 줄기세포는 크게 수정란이 생성된 지 5, 6일 후 배아단계에서 형성되는 ‘배아줄기세포’와 성숙한 신체에서 얻을 수 있는‘성체줄기세포’로 구분된다.
체세포 생물체를 구성하고 있는 세포들 중 정자와 난자 등 생식세포 이외의 것들을 말한다.
체세포 복제 핵을 제거한 난자와 다른 사람의 체세포 핵을 융합시켜 핵 제공자의 유전자와 똑같은 배아를 만들어 내는 것. 이 배아를 자궁에 이식하면 인간복제이고, 내부 세포 덩어리만 떼어내면 배아줄기세포가 된다.
면역거부반응 유전자가 다른 세포나 기관이 신체에 침투했을 경우 몸에서 일으키는 거부반응.
‘나노로봇’으로 암세포 잡는다
수만개의 ‘나노로봇’이 암 환자의 혈관 속으로 주입됐다. 로봇은 온몸을 힘차게 흐르는 혈관을 타고 몸 곳곳을 돌면서 암세포를 추적해 파괴한다. 메모리 카드 하나에 해상도 사진 3만6000장 또는 영화 40편을 저장하거나 전 세계 5대양 6대주 대륙·해양 정보를 담는다. 생물체를 인공합성해 새로운 먹거리를 만든다. 이러한 꿈같은 일들이 현실세계로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극미세 구조를 다루는 나노기술(Nano Technology) 덕분이다.
■21세기의 연금술 나노
물질을 잘게 나누면 어디까지 나눌 수 있을까. 이 질문이 나노를 탄생시켰다. 그리스어로 난장이를 뜻하는 ‘나노스(Nanos)’에서 유래한 나노는 이제 생활속에서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모든 물질은 원자들로 구성돼 있고 원자는 전자와 핵으로 쪼개진다. 핵 또한 더욱 잘게 나눌 수 있는데 이를 ‘쿼크’라고 한다. 물질의 성질은 핵 주위의 전자의 개수와 그 분포에 따라 결정된다. 원자들이 모여 간단한 구조를 가진 물분자로부터 복잡한 구조를 가진 단백질 분자까지를 형성한다. 또한 1023개 이상의 원자 또는 분자가 규칙적으로 배열돼 고체를 형성한다.
따라서 나노는 개개의 분자, 원자 또는 분자군을 원하는대로 옮기고 조합시켜 다양한 물성을 지닌 물질이나 소재, 장치를 만들어내는 기술을 말한다.
1981년 스위스의 과학자 비닉과 로러는 양자역학적 터널링 효과(전자가 자신이 가지는 에너지보다 높은 에너지벽이 있어도 전자는 이 에너지벽을 뚫고 지나갈 수 있는 확률이 있다는 개념)를 이용해 새로운 현미경을 만들었다. 이어 세상에 나온 주사형 검침현미경은 미세한 부분까지의 관찰을 가능하게 해 나노기술의 발전을 가져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나노 과학을 크게 보면 나노 크기의 물질로 이뤄진 미세한 재료나 기계를 만드는 기술, 나노 크기의 영역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물리 현상을 응용해 장비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기술 그리고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미세한 영역의 자연현상을 측정하고 예측하는 기술로 나눠볼 수 있다.
크기의 관점에서 나노과학은 100나노미터(㎚) 이하 크기의 현상을 연구하는 분야다. 1㎚(10억분의 1m)는 머리카락 1개를 1만번 자른 크기. 원자 3∼4개가 모인 정도다. 물리적인 세계에서 보면 나노 세계는 곧 원자의 세계다.
과학자들은 나노가 20세기에 실리콘이 가져온 변화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기술적·과학적 혁신을 인류에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한다.
■우리나라 NT 기술력은
현재 논문 편수, 특허로 본다면 우리나라는 세계 4위권이다. 그러나 원천기술이 부족하고 특히 산업화 척도로 봐서는 아직은 취약하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 2002년 ‘나노기술개발촉진법 시행령’을 만들어 매년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삼성전자 등 기업의 연구개발(R&D)도 활발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반도체, 정보기술(IT)에 강점을 살려 차세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자 등에 나노 기술을 적용시켜 산업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은 △양자 칩을 이용한 디옥시리보핵산(DNA) 분석(5∼10년 후) △돌아다니며 혈관 수술을 하는 나노 로봇 개발(30∼50년 후) △장기가 손상된 냉동인간 소생(50년 후) 등을 예측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40나노 32기가 D램을 ‘올해의 10대 과학기술 뉴스 1위’로 선정했다. 삼성전자는 신개념 CTF(Charge Trap Flash) 기술을 적용한 40나노급 32기가 바이트 낸드플래시 메모리 개발로 이 분야 선두주자의 입지를 확고하게 굳힐 수 있게 됐다.
연세대 의대 영상의학과 서진석 교수와 같은 대학 화학과 천진우 교수는 지난해 말 나노 기술을 이용해 암세포 포착 기술 개발에 성공해 의학계와 과학계를 놀라게 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10㎚ 나노 입자를 유방암과 난소암이 있는 실험용 쥐에게 주입한 뒤 2㎜로 자란 초기 암세포를 자기공명영상장치(MRI)로 선명하게 촬영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서울대 홍승훈 교수팀은 탄소 나노 튜브와 각종 나노선을 이용한 초고집적도의 분자·양자 소자를 기존 반도체 시설로 대량 생산,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통해 암 환자가 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스스로 진단할 수 있는 ‘자가 진단’ 의료용 초소형 센서, 수질 검사, 공기 오염 등 유해 물질을 진단하는 환경 센서 등 바이오 센서의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2005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최양규 교수팀과 나노종합팹센터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크기의 ‘나노 전자 소자’를 개발했다. 테라급 차세대 반도체 소자에 적용이 가능한 새로운 구조의 3차원 3㎚급 ‘나노전자소자(FinFET)’를 공동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한 나노전자소자는 게이트가 채널의 전면을 감싸고 있는 새로운 형태의 3차원 구조를 고안한 것으로 기존의 실리콘 반도체 기술의 한계를 한 단계 진전시킨 의미있는 연구결과로 평가받고 있다.
■독성없는 나노입자를 만들어라
나노기술의 부작용 중 하나는 나노 물질이 중금속처럼 쌓인다는 점이다.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몸 안에 들어온 나노 물질의 98%는 48시간 안에 배출되지만 나머지 2%는 몸의 각 기관에 쌓이게 된다. 이중 독성이 있는 나노 입자가 치명적이다. 나노 입자는 너무 작아 인체의 면역세포가 제거하지 못할 수도 있다.
최근 나노 기술을 이용하여 시중에 쏟아지고 있는 많은 화장품과 의약품 등에 대한 안전성 여부가 미국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엄청나게 미세한 물질로 설계된 나노 기술은 원래 크기로 된 물질의 성상, 즉 통상적인 강도나 전기 전도 능력 등에서 원래 물질과 완전히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안전성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
현재 나노 기술이 질병 치료 의약품, 화장품, 식품 등 광범위한 영역에 활용되어 시중에 판매되고 있으나 정부 보건당국은 이들의 이용이나 안전성 여부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불평했다.
전문가들은 나노물질이 비록 해롭다는 사실이 문서화되어 있지 않지만 초미세 물질은 그 효과와 영향이 예측하기 어렵고 인간의 몸이나 환경에 예측할 수 없는 영양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독성없는 나노 입자 개발에 더욱 주력하고 있다.
인류의 100대 과학 사건
1. 불의 이용 |
초기 인류가 이룩한 가장 큰 기술적 변혁으로는 불의 발견과 그것의 광범위한 사용을 들 수 있다. 인류가 초기에 달성한 기술적 성과 중에 직조와 재봉 등은 이미 몇몇 동물들에 의해 선행되고 있었지만 불은 어떠한 동물도 사용한 적이 없었다. 또한, 구석기 시대의 사람들이 마찰에 의해서 불을 일으킨 것은 인류가 집단적으로 기술의 위력을 경험한 최초의 사건에 해당한다. 이와 같은 불이 가진 상징적 의미는 전기를 제2의 불이라 하고 원자력을 제3의 불로 칭하는 데에서도 잘 드러난다. 불의 사용으로 인류의 생활과 기술은 급격히 향상될 수 있었다. 불을 사용하게 되면서 인간은 화로를 중심으로 일정한 장소에 모이기 시작하였고 이에 따라 원시 공동사회의 형성이 더욱 촉진되었다. 또한, 불을 통해 음식물을 익혀 먹음으로써 인류는 역사상 최초로 다양한 음식의 맛을 즐기기 시작했고 기생충에 감염될 확률을 줄임으로써 보다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었다. 더 나아가 음식물을 조리하는 과정에서 인류는 가공법을 익히게 되었고 이것은 이후 과학 기술 발전의 원천이 되었다. 음식물을 끓이기 위해 점토 용기를 불에 구우면 단단해진다는 경험으로부터 고온 처리 기술이 습득되었고 이것은 이후에 야금 기술과 연결되어 금속 시대를 여는 실마리가 되었던 것이다. 공구가 물리적 과학 기술의 출발점이 되었다면 불은 화학적 과학 기술의 출발점이 되었던 것이다. |
2. 바퀴의 발명 |
바퀴는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되고 중요한 발명 중 하나로 꼽힌다. 고고학적 증거들에 따르면 바퀴가 처음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기원전 4000년 경으로서, 탈것에 부착된 것이 아니라 도공(陶工)들이 사용하는 물레에 사용되었다. 바퀴달린 탈것을 사용했다는 가장 오랜 기록은 기원전 3500년경 메소포타미아였다. 유사한 시기에 인도와 중국에서도 바퀴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바퀴는 빠른 속도로 북서 유럽으로 전파되었다. 처음에 바퀴달린 탈것은 의식(儀式)이나 행사를 위해 사용되었고, 곧 전쟁에 이용되었다. 바퀴달린 탈것이 물건을 나르는 데 이용되기 시작한 것은 그로부터 약 1000년이 지난 후부터였다. 최초의 바퀴는 통나무를 원반 모양으로 잘라내어 다듬은 형태이거나 세 개의 널빤지를 서로 결합시켜 원형으로 깎은 형태였다. 이러한 바퀴는 오래 견디지 못하고 쉽게 부서졌으므로, 이를 강하게 만들기 위해 얇은 나무나 구리로 만든 테를 둘러 사용하였다. 기원전 2000년경에는 바퀴살이 달린 바퀴가 처음으로 나타나 이용되기 시작했다. 종래에는 바퀴의 사용이 불의 사용과 마찬가지로 곧 문명의 발전을 의미한다는 식의 생각이 널리 퍼져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운송 수단으로 바퀴를 이용하지 않으면서도 높은 수준을 보여준 문명권들도 존재했다. 바퀴의 사용은 인류 문명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였다기보다는 특정한 문명권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특수한 요소였던 셈이다. |
3. 그리스 자연철학의 시작 |
일반적으로 과학은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되었다고 일컬어진다. 자연 현상을 자연적 원인으로 설명하고, 자연을 체계적이고 보편적인 방식으로 설명하는 전통이 고대 그리스로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이들의 학문은 자연을 대상으로 하는 동시에 철학의 일부분이었기 때문에 `자연 철학`이라고 불린다. 어떻게 이러한 일이 가능했을까? 그것은 도시 국가라는 자유로운 정치 체제 아래에서 토론하는 전통이 싹틀 수 있었고, 해상 무역 활동의 혜택으로 비실용적인 지식을 추구할 수 있을 만큼 경제적 여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이 사색한 내용은 상당히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과학과 관련하여 가장 중요했던 것은 `이 세상을 만든 근본 물질은 무엇인가?`, 또 `그 근본 물질에서 어떻게 다양한 물체와 현상들이 생겨나는가?`라는 문제였다. 이 문제에 대해 탈레스는 물을, 아난시만드로스는 무한자를, 아낙시메네스는 공기를 근본 물질로 제시하였다. 파르메니데스와 같이 어떤 물질이 다른 어떤 물질로 변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한 사람도 있었다. 한편 엠페도클레스는 흙, 물, 공기, 불의 네 가지 물질이 근본물질이며, 네 가지 근본 물질은 변하지 않고 이것들이 섞여서 여러 가지 다른 물체가 된다고 주장하였고, 데모크리토스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수히 많고 다양한 원자들이 모여서 갖가지 물체를 이룬다고 주장하였다. 이들 고대 그리스의 학자들은 서로의 주장을 비판하고 더 나은 주장을 만들려고 적극적으로 노력하면서 학문의 수준을 끌어 올렸다. 그리스 자연 철학의 진정한 과학적 의의는 이런 점에 있다고 하겠다. |
4. 피타고라스 정리의 발견 |
고대 그리스 수학의 발전은 피타고라스 학파로부터 시작되었다. 피타고라스는 `피타고라스 정리`로 유명하긴 하지만, 이 정리를 그가 처음으로 발견한 것은 아니다.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에서는 삼각형이 세 변의 길이의 비가 3 : 4 : 5나 12 : 13 : 5이면 그 삼각형은 직각 삼각형이라는 사실이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져 오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각 삼각형의 정리`를 `피타고라스의 정리`라고 부르는 이유는 그가 이 정리를 처음으로 증명하였(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피타고라스의 정리는 사상 최초의 `증명`이었다. 즉, 피타고라스는 논리적 증명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하여 기술에 가까웠던 산술이나 측량술을 수학의 차원으로 끌어올린 사람이고, 그래서 그를 `수학의 아버지`라고 부르는 것이다. 피타고라스 자신이나 그의 제자들은 오늘날의 수학자들과 사뭇 달랐다. 그들은 강한 종교적 공동체를 형성하여 살아가고 있었다. 이 때문에 피타고라스 학파의 수학은 종교적 믿음과 섞여 있었다. 피타고라스 학파의 학문은 종교와 수학이 뒤섞여 있는 것이었지만, 자연의 만물에는 자연수로 나타낼 수 있는 조화 또는 비율이 있다는 그들의 신앙은 자연을 수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신념을 남겼다. 이것이 피타고라스 학파의 제일 큰 공헌이었다. |
5. 금속의 발견 |
인류가 획득한 여러 가지 기술 중에서도 금속의 사용은 재료의 면에서 가장 획기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다. 금속은 석기에 비해 가공성이 뛰어나고 외부의 강한 충격에도 견딜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수많은 금속 중에서도 인류의 사랑을 독차지한 것은 청동과 철이다. 이것은 인류 시대가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철기로 나누어진다는 점에서도 잘 알 수 있다. 청동기 시대는 기원전 3000년경부터 시작되었고 철기 시대는 기원전 500년경부터 시작되었다. 20세기 이후에 플라스틱이나 세라믹과 같은 신소재가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긴 하지만 철을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하고 있다. 청동기 시대를 통하여 인류는 처음으로 금속을 의도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금속을 생산하려면 독립적인 전문가가 필요하였고 이에 따라 청동기 시대에는 장인 계층이 형성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청동은 희귀한 금속이었기 때문에 청동의 용도와 사용자는 매우 국한되어 있었다. 이에 반해 철은 매장량이 풍부하고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에 매우 폭넓게 사용되었다. 철기 시대에 접어들면서 귀족이나 장인을 넘어 평범한 농부도 금속으로 된 도구를 마련할 수 있었던 것이다. 철기 시대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여기에 있다. |
6. 고대 원자론 |
고대 그리스에서는 근본적 원소의 존재 여부에 대한 토론이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이러한 전통은 레우키포스와 데모크리토스가 주창했던 고대의 원자론에서 정점을 이루었다. 그들의 주장에 의하면, 온 세계는 아주 작은, 무한히 많은 원자들로 이루어져 있고, 이 원자들은 진공 속에서 계속해서 움직인다. 또한 이 원자들은 창조된 것이 아니라 여러 크기, 모양으로 무한히 오래 전부터 존재했던 것이다. 또한 물질은 구성 원자들이 배열된 모양과 구조, 위치에 따라 각기 다른 성질을 나타낸다고 보았다. 이들이 주장한 원자란 파르메니데스의 존재를 무수히 나눈 것이기 때문에 원자론은 존재론적으로 파르메니데스의 견해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무한히 많은 원자들의 행동을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고대 원자론자들은 비결정론적이고 무신론적인 견해를 표방했다. 고대 원자론은 본질적으로 정량적, 실험적 연구나 수학적인 추리의 산물이 아니라 사색과 직관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현대적 의미의 과학적 이론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목적론적인 입장과 신을 배제하고, 우연을 인정치 않으며, 모든 운동을 필연적인 상태로 보는 기계적인 세계관을 채용한 것은 근대 물리학의 방향과 일치한다. |
7. 히포크라테스의 의술 |
고대인의 의학은 기본적으로 몸과 마음을 하나로 보아 `죄에 대한 벌`로 질병을 보는 도덕적 질병관을 가지고 있었다. 이에 비해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 기원전 약 460∼375년경)는 질병을 자연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보았다. 그리스 코스 섬 출신 의사인 히포크라테스의 주장과 그를 따른 학자들의 주장은 이른바 <히포크라테스 전집>에 남아 있으며 이 전집은 오랫동안 의학의 최고 경전으로 칭송받았다. 오늘날에도 의료 행위에 대한 히포크라테스의 숭고한 직업정신이 본보기로 통하고 있어 의사의 길을 가는 이들은 꼭 한번은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하게 된다. 히포크라테스는 인간의 질병을 혈액, 점액, 황담즙, 흑담즙, 사체액 사이의 균형이 깨졌을 때 발생하는 것으로 보았다. 그리고 이 사체액을 각각 사계절과, 공기, 물, 불, 흙 사원소와 습하고 건조하며 뜨겁고 찬 네 가지 성질에 연결시켜 설명하였다. 당시 의사는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의료행위를 하였기 때문에 다양한 풍토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였다. 히포크라테스가 인간의 사체액을 자연의 원소와 성질에 연결한 것도 그 이유에서였다. 히포크라테스가 활동하던 시기의 의사들은 자신의 능력을 자랑하기 위해 능수능란한 언변을 중요하게 여겼으며 질병을 신들과 연결시켜 대중의 무지와 두려움을 이용하였다. 지금도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하는 것은 히포크라테스가 바로 그러한 의사들의 행동을 비판하면서 신분을 초월하여 환자에 대해 최선을 다할 것과 경험적이고 체계적인 의학 연구를 강조하였기 때문이다. |
8.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철학 |
아리스토텔레스는 고대 전체를 통틀어 최고의 학자였다. 그는 문학 이론부터 역사, 정치학, 논리학, 생물학에 이르기까지 수학을 제외한 거의 모든 분야에서 큰 업적을 남겼다. 더욱이 그는 이 분야들을 하나로 포괄하는 거대한 체계를 만들어 내었다. 아리스토텔레스 자연 철학의 각 분야가 얼마나 체계적으로 연결되어 있었는지는 그의 우주론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그는 우주를 중심에 있는 지구부터 달까지의 지상계와, 달부터 그 위까지의 천상계로 나누었다. 항상 변화하는 지상계는 불완전한 세계여서 시작과 끝이 있는 직선 운동만 있는 반면, 영구 불변의 완전한 세계인 천상계에는 오직 등속 원운동만이 있다. 한편 천상계에는 완전한 원소 `에테르`로 이루어진 천구들이 있지만, 지상계에는 차가움/따뜻함, 건조함/습함의 4가지 성질이 조합된 흙, 물, 공기, 불의 4원소가 지구의 중심부터 무거운 순서대로 자연스럽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그는 천상계의 등속 원운동과 지상계의 수직운동을 `자연적 운동`으로, 외부로부터 운동 원인이 작용할 때만 발생하는 운동을 `비자연적 운동`으로 구분하였다. 즉 그의 우주론은 물질 이론임과 동시에 운동 이론이기도 하였던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은 대단히 거대하고 잘 짜여진 체계였다. 이렇게 거대한 체계의 일부를 부정하려면 필연적으로 여러 현상들을 합리적으로 잘 설명하고 있는 다른 이론들까지 문제삼아야 했다. 이렇게 잘 짜여진 체계였다는 점 때문에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 철학은 이후 약 2천 년 동안이나 지식인들의 사고를 지배할 수 있었던 것이다. |
9. 유클리드의 기하학 원론 |
역사상 가장 유명하고 중요한 수학책은 단연 유클리드(Euclid, B.C. 259년경 활동)의 <기하학원론>이다. 유클리드가 지은 <기하학 원론>은 천 년 이상 기하학의 고전이었다. 오늘날 우리는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을 기술하는 수학으로 그와 라이프니츠가 만든 미적분법을 사용하지만 정작 뉴턴 자신은 유클리드의 기하학을 사용하여 자신의 법칙을 증명하였다. 열세 권으로 이루어진 <기하학 원론>은 이전의 여러 사람들, 특히 피타고라스와 에우독소스의 정리를 설명하여 편찬한 고대 기하학의 종합판이다. 기하학을 잘 하기 위한 방법이 무엇이냐는 왕의 질문에 "기하학에는 왕도가 없습니다"라고 대답했다는 유클리드의 삶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고, 다만 그가 헬레니즘 시대를 살았고 아르키메데스와 같은 시대를 살았다는 것과 알렉산드리아에서 수학을 가르쳤다는 것 정도만 알려져 있다. 유클리드는 <기하학 원론> 이외에 몇 가지 다른 저술을 남겼다. <자료론>과 <분할에 관하여>는 오늘날까지 전해지며, 기하학의 오류를 담은 <오류론>, 아폴로니우스가 내용을 덧붙인 <원추곡선론> 등은 후세의 주석에 의해서만 전해지고 있다. <기하학 원론>이 특히 중요한 이유는 이 책이 단순히 도형들에서 발견되는 여러 법칙을 서술한 것에서 벗어나 기본적인 공준과 공리에서 정(리)의를 이끌어 내고 이를 증명하기까지 했다는 점에 있다. 이러한 방법은 이후 수학적 논증의 기본적인 모델이 되었다. |
10. 종이의 발견 |
종이는 흔히 나침반, 화약 등과 함께 중국의 4대 발명 중 하나로 간주되는 발명품이다. 중국 고사에 따르면 종이는 서기 105년에 후한(後漢) 대의 환관이었던 채륜(蔡倫)에 의해 발명되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최근의 고고학 연구 결과로는 적어도 그보다 250년 이상 일찍 발명되어 기원전 140년경에 이미 사용되고 있었다고 한다. 종이는 처음에는 뭔가를 기록하기 위한 용도가 아니라 포장 재료나 의복, 개인 위생용으로 이용되었다. 기록 용도로 종이가 사용되기 시작한 증거는 서기 110년경이 되어야 비로소 찾아볼 수 있다. 중국에서 발명된 종이는 중동을 거쳐 서유럽으로 전파되었다. 기록에 따르면 제지술은 751년 경 중앙아시아의 슈마르칸트에 전파된 것을 시작으로 바그다드, 카이로, 모로코, 스페인을 차례로 거쳐 서유럽에 퍼졌으며, 14세기에는 서유럽 각지에 종이 공장이 생겨났다. 종이가 널리 쓰이게 됨에 따라 중세 서유럽에서 기록매체로 사용되었던 양피지는 이후 점차로 자취를 감추게 되었고, 종이는 15세기 이후 발전한 인쇄술과 함께 지식의 대중화 과정을 주도하여 종교개혁에 깊은 영향을 주었다. |
11. 프톨레마이오스의 알마게스트 |
알렉산드리아 토박이였던 고대의 천문학자 프톨레마이오스는 뮤제온에서 천문학, 점성술, 광학, 지리학 등을 연구하였다. 그의 대표작은 <알마게스트>라는 천문학 책인데, 이는 `가장 위대한 것`이란 뜻으로 훗날에 아랍인들이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문학서가 너무나 훌륭하다고 해서 원제목 대신 붙인 이름이다. <알마게스트>에서 프톨레마이오스는 천동설에 바탕을 두고 행성의 움직임을 원운동으로 설명하려고 노력하였으며, 이를 위해 `주전원`, `이심원` 등과 같은 복잡한 수학적 도구들을 도입하였다. 이러한 도구들은 행성들이 실제로는 타원 궤도를 따라 운행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던 헬레니즘 시대의 과학자들이 행성의 움직임을 규칙적인 원운동으로 설명하기 위해 고안한 것들이다. 오늘날의 눈으로 보면 프톨레마이오스가 틀렸다고 간단히 말하기 쉽지만,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문학은 지동설과 타원궤도를 몰랐던 헬레니즘 천문학의 기준에 따라 평가하여야 한다. 그렇게 본다면, <알마게스트>는 원운동을 이용하여 행성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수학적으로 예측하는 매우 훌륭한 책이었다. 실제로도 이 책에 따라 행성의 운동을 계산한 결과는 매우 정확하였고, 이 때문에 그 후 1,500년 동안 프톨레마이오스는 최고의 천문학자로 존경받았다. |
12. 나침반의 발명 |
역사상 중국인에 의해 발명된 최고의 발명품으로 나침반, 종이 그리고 화약이 손꼽힌다. 이들 세 발명품은 거의 수천 년 동안 인류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끼쳐왔다. 잘 알려져 있는 바와 같이 나침반은 지자기에 의해 자침이 항상 자기북쪽을 향하는 성질을 이용한 것으로 항해, 여행 등 먼거리를 이동할 때 자신의 위치와 방향을 정하는 데 없어서는 안될 귀중한 도구이다. 자석이 지구의 북쪽을 향하는 성질은 유럽보다 중국에 먼저 알려졌다. 자석의 성질을 기술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문헌인 후한(25∼220)시대 왕충(王充)의 저서 <논형(論衡)>에 의하면 `자석인침(慈石引針)` 외에 `사남(司南)의 국자(杓)`라는 기록이 있다. 천연 자석을 국자 모양으로 만든 것을 `사남의 국자`라고 불렀으며, 이것을 테이블 위에 두면 그 머리가 남쪽을 향한다고 서술되어 있다. 즉 자석은 `마그네시아의 돌`이라는 뜻의 `마그네트`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기원전 1000년 이전에 이미 발견되었으나 그것이 나침반으로서 사용되게 된 것은 중국인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다. 자석은 특히 14세기 이후 서양의 함선들이 전 지구를 항해하는 데 크게 기여했고, 이 이후 자석이 없는 항해는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 오늘날에는 대부분의 배들이 GPS, 즉 위성항법장치를 장착하고는 있으나, 그것이 불가능할 경우 여전히 나침반은 그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
13. 0의 발견 |
그리스의 수학이 엄격한 논리적 사고를 북돋우는 기하학을 중심으로 발달하고 있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인도의 수학은 일찍부터 수의 추상화에 성공하여 복잡한 산술이나 대수를 발달시키고 있었다. 고대에는 인도인들도 그리스나 로마인, 또는 그에 앞선 고대의 이집트 사람들처럼 10진법을 쓰면서도 10, 100, 1000, 10000....등에 각각 다른 부호를 써야 하는 불편한 기수법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6세기까지는 이들은 같은 부호를 자리에 따라 다른 값으로 읽을 줄 아는 지혜를 알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0`을 오늘날의 우리처럼 쓸 줄 알게 되었다. 자리에 따라 같은 부호로 다른 숫자를 나타내게 하는 방법은 이미 고대 바빌로니아에서도 쓰여졌지만, `0`을 알게 되기는 이것이 처음이다. 아메리카의 마야 문명도 0을 발견하고 썼다고 알려지고 있지만, 그들의 영향은 대서양 저쪽에 머무르고 있었을 뿐, 아시아나 유럽의 구 문명에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구대륙에 0의 사용이 퍼진 것은 인도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인도에서 0을 써서 남긴 기록은 적어도 595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하지만 실제로 0이 알려진 것은 그보다 수백 년도 더 전이었던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
14. 금속활자 등장 |
우리 나라가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를 만들고 그것을 이용해 책을 인쇄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금속활자가 처음 만들어져 사용된 것은 고려 시대 고종 21년(1234) 경이었다. 당시의 학자 이규보는 <동국이상국집> 후집에서 <고금상정예문> 50권을 주자(鑄字)로 인쇄했다고 기록하고 있으나, <고금상정예문>은 오늘날에 전해지지 않아 어떤 모양의 책인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한편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으로는 역시 고려 시대인 우왕 3년(1377)에 인쇄되어 현재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중인 <직지심경>이 꼽히는데, 이는 흔히 서양에서 최초로 금속활자를 발명한 것으로 알려진 요한 구텐베르크보다 70년 가량 앞서는 기록이다. 그러나 활자 인쇄술이 사회적으로 더 넓은 영향을 미친 것은 정작 서양에서였다. 당시 우리 나라에서는 한자를 사용할 수 있는 지식층의 숫자가 적어 책의 수요도 많지 않았으므로, 활자 인쇄술이 지닌 잠재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없었다. 반면 서양의 알파벳은 활자 인쇄술의 보급에 적절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었다. 1450년 평평하게 배열할 수 있는 금속활자를 주조하고 인쇄용 잉크를 발명하여 수백 권의 책을 인쇄한 구텐베르크가 이러한 가능성을 최초로 실현했다고 할 수 있다. |
15. 콜럼부스의 항해 |
황금의 나라 인도를 향한 스페인 왕실 소유의 탐사대는 드디어 1492년 10월 12일 벌거벗은 야만인들이 사는 한 해변에 도착하였다. 탐사대의 대장인 콜럼버스(Columbus, 1451∼1506)는 이 땅을 `구원의 성자`란 이름의 `산 살바도르`라고 불렀다. 신대륙에 유럽인의 발자국이 처음으로 찍힌 것이다. 그러나 콜럼버스는 죽을 때까지 이 땅을 진짜 인도 대륙이라고 믿었다. 1497년 브라질을 탐험한 아메리고 베스풋치의 항해기로 신대륙이 널리 알려진 뒤 그 이름은 비로소 아메리카가 되었다. 이탈리아 제노바 출신의 콜럼버스는 어릴 때부터 항해에 관심을 가져 10대 후반부터 아버지를 도와 지중해와 아이슬란드까지 가는 항해를 하였다. 제노바의 상선대 선장이 된 이후로는 마르코 폴로와 프톨레마이오스 등의 책을 탐독하면서 지구가 둥글다는 믿음을 갖게 되어, 대서양 서쪽으로 항해하면 반드시 인도에 닿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1483년 이 꿈을 포르투갈 왕에게 청원하였으나 거부되었으며, 몇 년 뒤 마침내 스페인의 이사벨 여왕의 원조를 얻어 1492년 8월 3일, 산타마리아, 니냐, 핀타 세 척의 배는 인도로 향한 항해를 시작하였다. 그러나 콜럼버스가 도착한 곳은 지금의 바하마 제도의 한 섬이었으며 죽을 때까지 이어진 네 번의 항해도 아메리카 대륙을 벗어나지 못하였다. 콜럼버스는 이사벨 여왕에게 약속한 엄청난 황금도 찾지 못하고 항해 내내 반란과 문책에 시달렸지만, 황금만큼 전세계 시장을 휩쓴 담배를 처음으로 유럽에 소개하였다. 그리고 콜럼버스가 발견한 서인도 항로는 이후 아메리카 대륙을 유럽인들의 활동 무대로 만드는 길을 열었다. |
16. 삼차방정식의 일반 해법 발견 |
일찍이 고대 바빌로니아인들은 x3 + x2 = c 라는 형태의 3차방정식을 풀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도 3차방정식의 일반적인 해법을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 이후 그리스와 이집트에서도 3차 방정식을 풀겠다는 노력은 있었지만 성공한 사람은 없었다. 최초로 3차 방정식의 해법을 발견한 것은 16세기 초 무렵 이탈리아의 수학자 페로(S. del Ferro)라고 추측되고 있다. 그러나 그는 그 해법을 공표하지 않고 사위인 피올레에게만 전수하고 세상을 떠나버렸다. 3차 방정식의 해법을 전수받은 피올레는 해법을 알고 있는 것이 너무나 기뻐서 누구에게나 자랑했다고 한다. 그 소문에 자극을 받은 베니스대학의 교수 타르탈리아(N. Tartaglia)는 3차 방정식에 몰두하여 마침내 그 해법을 혼자 알아냈다. 1535년 피올레와 타르탈리아는 공개석상에서 서로 문제를 풀어 승패를 겨루게 되었는데, 타르탈리아가 피올레의 문제를 2시간 남짓 걸려 풀었는데 반해 피올레는 한 문제도 풀지 못했다고 한다. 타르탈리아의 승리가 널리 세상에 알려지고 명성을 떨치게 되자 많은 학자들이 그에게 해법을 가르쳐 달라고 간청했지만 그는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 중 밀라노 대학의 카르다노(G. Cardano)는 타르탈리아가 언어장애자란 약점을 이용해 자기가 저서를 발표할 때까지는 절대로 남에게 공표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고 해법을 전수받았다. 몇 해 후인 1541년, 카르다노는 타르탈리아와의 약속을 깨뜨리고 <고등대수학>을 출판하여 3차 방정식의 해법을 공표했다. 이 결과 불쌍하게도 3차 방정식의 해법은 카르다노의 방법이라 하여 인용하게 되었다. |
17.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등장 |
15세기 말에서 16세기 초까지 활동했던 과학자 코페르니쿠스는 이탈리아에 유학할 때 마침 붐을 이룬 신 플라톤주의의 영향을 받아, 우주가 단순하며 수학적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철저한 플라톤주의자인 그의 눈에 비친 프톨레마이오스 체계는 허점 투성이로 보였다. 그는 천동설에 반대해서 자신의 지동설을 주장하는 책을 출간했는데 이것이 1543년에 출판된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라는 책이다. 이 책에 따르면 지구는 스스로 돌면서 태양 주위를 1년에 한 번 도는 한 행성에 지나지 않는다. 프톨레마이오스도 지구가 돌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만약 지구가 움직인다면 모든 떨어지는 물체에 앞서 갈 것이며, 지구 위의 동물과 물체들은 떨어져 나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코페르니쿠스는 이에 대해 대기권 안의 모든 것은 지구와 함께 돈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구와 같은 큰 땅덩어리가 돈다면 원심력 때문에 산산조각이 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더 빨리 도는 천체들은 무사할 리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와 같이 코페르니쿠스는 지구가 운동한다는 명백한 증거를 가졌던 것은 아니고, 간접적인 방법으로 보다 있음직한 일로 만든 것이다. 이러한 코페르니쿠스의 영향은 천문학에만 그친 것이 아니다. 중세의 우주관과 그것에 바탕을 둔 사고방식은 밑둥부터 무너지게 되었다. 지구는 우주의 중심이고, 인간은 그 위에 사는 가장 존엄한 존재였는데, 이제 인간은 여러 행성들 가운데서도 비교적 작은 별에 거꾸로 매달려 돌아가는 존재임이 드러났다. 인간은 우주 안에서의 자신의 위치를 다시 생각해야 했으며, 부질없는 꿈에서 깨어나야 했다. 이렇게 해서 중세 체제는 차츰 깨어지고 근대로 넘어오게 되었으니, 코페르니쿠스야말로 이 변화의 첫 신호를 울린 사람이었던 것이다. |
18. 베살리우스의 새로운 해부학 |
코페르니쿠스가 태양 주위를 지구가 돈다고 하여 천문학의 혁명을 시작하던 시기에 해부학에서도 벨기에 출신 베살리우스(Vesalius, 1514∼1564)가 주도한 새로운 흐름이 있었다. 베살리우스는 파리와 이탈리아 파두아 대학에서 공부한 뒤 파두아 대학 해부학 교수로 임명된 뒤 당시의 관례인 대리 해부를 거부하고 직접 인체 해부를 실시하였다. 그리고 이를 1543년 <인체의 구조에 대하여>란 7권의 책으로 출판하였다. 이 책에 실린 해부도는 너무나 생생하여 한동안 능가하는 책이 없었다. 베살리우스의 해부도는 사실적인 해부도의 발전을 이끌었으며, 새로운 연구 방법은 이후 파두아 대학 해부학 교수들에게 이어져 해부학을 순수한 경험과학으로 정착시켰다. 16세기까지 널리 받아들여지던 갈레노스의 인체이론은 소화, 호흡, 신경 활동을 각각 자연, 생명, 동물의 영혼에 연결시켜 설명하였다. 해부학은 이러한 갈레노스의 이론을 검증하는 데에만 힘을 쏟고 있었다. 그러나 베살리우스는 인체 해부 결과 갈레노스가 말한 허파 좌우심실 사이의 격막 구멍이 없으며 정맥보다 동맥에 더 많은 피가 있음을 알아내었다. 베살리우스는 이러한 발견들은 세밀한 해부도와 교육을 통해 전 유럽으로 전파하였으며, 그 결과 새로운 해부학 연구가 붐을 이루었다. 이때 인체의 거의 모든 부분에 대한 해부학 지식이 축적되었으며, 오늘날 사용하는 용어들이 거의 대부분 정립되었다. 그리고 16세기 후반부터는 인체의 구조에 대한 기술에서 기능에 대한 설명을 시도하기에 이르러 마침내 17세기 하아비가 피의 순환 이론을 바탕으로 생리학의 혁명을 가져왔다. |
19. 그레고리오력의 반포 |
1582년 교황 그레고리우스 13세는 기존의 달력체계가 갖고 있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달력체계를 선포하였다. 당시에 사용되고 있던 율리우스력은 1태양년을 365.25일로 하고, 4년 마다 하루씩 `윤일`을 넣어 달력과 계절이 일치하도록 하고 있었다. 그러나 측정할 때 생기는 약간의 오차로 인해 100년마다 하루씩 늦어지는 문제점을 지니고 있었다. 이렇게 밀린 날짜가 교황 그레고리우스 시대에 이르러 14일에 달하자, 교황은 당시 3월 11일이었던 춘분을 AD 325년 니케아 공의회 시대의 춘분 날짜인 3월 21일로 개정했다. 이에 따라 1582년 10월 4일을 기점으로 달력의 날짜가 열흘씩 앞당겨져 10월 4일 다음날은 10월 15일이 되었다. 그레고리력이 율리우스력과 다른 점은 100으로 나누어지는 해 중에서도 400으로 나누어지는 해가 아니면 윤년이 아니라는 것이다. 예로 1600년, 2,000년은 윤년이다. 또한 4,000년으로 나누어지는 해는 윤년이 아니고 평년이 되도록 만들어져 있어 2만년에 하루 정도 오차가 생길 만큼 정확하다. 개정된 지 1년 만에 그레고리력은 이탈리아의 소국가, 포르투갈, 스페인 그리고 카톨릭을 믿는 독일의 소국가에 전파되었으며, 점차 다른 국가들에서도 사용되기 시작했다. 1699년에는 신교를 믿는 독일의 소국가들, 1752년에는 영국과 그 식민지, 1753년에는 스웨덴, 1873년에는 일본, 1912년에는 중국, 1918년에는 소련, 그리고 1923년에는 그리스가 그레고리력을 채택했다. |
20. 현미경의 발견 |
너무 작거나 멀리 있어서 맨 눈으로 분석할 수 없는 물체를 볼록렌즈와 오목렌즈를 사용하여 확대해서 본다는 착상은 과학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작은 물체를 확대하는 기능을 가진 현미경은 1590년에 네델란드의 젠센에 의해 최초로 발명되었고, 현미경의 초점 조절 장치는 1668년 이탈리아의 캄피니가 개발하였다. 1660년 네덜란드의 과학자 뢰벤후크는 최초로 현미경을 사용하여 박테리아를 관찰하였는데, 그가 만든 270배율의 현미경은 미생물과 인간의 혈구를 연구하는데 가장 좋은 것이었다. 현대의 광학 현미경은 배율이 수 천 배에 이르는데, 이 정도의 배율을 얻기 위해서는 여러 개의 렌즈를 사용해야 한다. 따라서 효율적인 광학 현미경의 설계는 한계에 부딪히고 말았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전자 현미경이다. 전자 현미경은 100만 분의 1밀리미터 정도의 물체를 전자의 파동성을 이용하여 관찰하는 장치이다. 전자 현미경에는 주사 전자 현미경과 투과 전자 현미경이 있다. 전자 현미경은 생물학에 커다란 진보를 가져왔으며, 암석의 연구, 재료 과학, 반도체 제조 등에 요긴하게 사용된다. 전자 현미경은 1926년 한스 부쉬가 설계했다. 부쉬의 발명은 1873년 에른스트 아베의 이론적 업적과, 이를 이은 베를린 공대의 에른스트 루스카와 막스 크놀의 노력에 기반을 두었다. 그들은 1933년에 전자 현미경을 최초로 실용화시켰다. |
21. 길버트, <자석에 대하여> |
16세기 말 런던의 유명한 의사이며 후에 궁정의가 되기도 했던 길버트(William Gilbert, 1544-1603)가 1600년에 출판한 책 <자석에 대하여>는 근대 자기학과 전기학을 태동시킨 저작으로 일반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자석에 대하여>는 자기 현상에 관한 기본 자료들을 광범위하게 모아 놓은 체계적인 논의였고, 이 주제에 관한 이처럼 방대한 저술은 이 책이 처음이었다. 물론 이 책에 담긴 자료들 중에는 이전부터 알려져 있던 것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었지만, 이 책에서는 그것들 가운데서 사실을 가려내서 실었고, 또 실험을 통해 수집하고 확인한 사실들을 싣는 등 경험적이고 실험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전의 논의들과 달랐다. 그러나 이 책은 또한 당시 여전히 널리 퍼져 있던 르네상스 자연주의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책이기도 했다. 길버트에게 자기 현상은 단순한 물리적 현상들 중의 하나가 아니었다. 그것은 신비하고 초자연적인 힘들로 가득찬 우주의 가장 중요한 활동적 원리였으며, 그런 우주를 이해하기 위한 핵심적인 열쇠였다. 한편 이 책은 전기 현상에 관한 상당량의 탐구 결과를 담고 있는 최초의 책이기도 했다. 이 책에서 길버트는 그동안 흔히 혼동되어 오던 자기 현상과 정전기 현상을 분명히 구분했고, 정전기를 일으킬 수 있는 몇몇 도체들에 관해 기술하기도 했다. |
22. 천체망원경 제작 |
1609년 갈릴레이는 먼 데 있는 물체를 확대하여 보는 `망원경`이라는 것이 네델란드의 미델부르크의 안경 기술자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는 한스 리퍼셰이라는 사람이었는데, 그 전해에 `망원경`의 발명특허권을 얻었다. 갈릴레이는 렌즈를 여러 가지로 조합하여 광학적 성질을 연구하고 손수 몇갠가의 개량된 망원경을 만들었으며 그것으로 하늘을 살펴 새로운 사실을 많이 발견했다. 그는 망원경 관찰을 통해 천체가 전통적 아리스토텔레스 주의자들이 말하는 바와 같이 지구보다 완전하거나 뛰어난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아냈다. 태양 표면에는 반점들이 있고, 높은 산이 있는 달은 지구와 비슷했다. 그는 달 속의 산 그림자의 길이로 그 높이를 추산했다. 그리고 달이 초생달에서 만월로 모양이 바뀌듯이 금성도 그 모양이 변하고 있다는 것과 목성에는 네 개의 위성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리고 그것은 코페르니쿠스 체계에 따르는 태양계를 소규모로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했다. 코페르니쿠스의 학설은 16세기에는 널리 인정받지 못하고 있었다. 그 까닭은 코페르니쿠스 학설이 행성의 위치에 관해 톨레미 체계보다도 정확한 예지를 주는 것도 아니고, 또한 전통적 역학의 입장에서 볼 때에도 옳지 않다고 생각되는 가정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천문학이 점차 진보하면서 코페르니쿠스 학설도 점점 힘을 얻게 되었고, 갈릴레이의 여러 발견이 그 타당성을 증명해주었다. |
23. 케플러의 1, 2 법칙 발견 |
코페르니쿠스에 의해 촉발된 천문학 혁명은 케플러에 의해 더욱 발전되었다. 당대 최고의 천문학자였던 티코 브라헤의 조수로 일했던 케플러는 브라헤가 죽은 후 스승의 정밀한 관측 자료를 몽땅 물려받았다. 케플러는 브라헤의 관측 자료를 분석하여 몇 개의 원운동만으로 행성의 운동을 설명하려고 노력했지만 아무리 애써 봐도 8분의 오차를 없앨 수가 없었다. 이 8분의 오차를 없애기 위해 케플러는 `천체는 원운동한다`는 그때까지의 믿음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원운동이 가장 완전하고 자연스러운 운동으로서 천상계의 천체는 원운동 이외의 다른 운동을 할 수 없다고 생각되고 있었다. 케플러는 이 신념을 포기하고 타원궤도를 새로이 도입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됨을 깨달았다. 행성은 이제 태양을 한 초점으로 하는 타원궤도를 도는 것으로 제시되었다(케플러의 제1법칙). 또한 행성이 타원 궤도를 도는 속도도 균일한 것이 아니라 태양에서 멀때는 천천히, 가까울 때에는 빨리 도는 것으로 설정하였다(케플러의 제2법칙). 그럼으로써 이제는 더 이상 주전원과 같은 복잡한 기하학적 모델을 사용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행성의 궤도는 부등속 타원 운동이라는 단순한 기하학적 모델로 설명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케플러의 업적은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였다. 그것은 부등속 타원 운동에 대한 원인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었다. 케플러는 이 문제에 대해 태양에서 방출되는 자기적 힘을 그 원인으로 제시했지만, 이에 대한 완전한 해답을 얻기 위해서는 뉴턴의 등장을 기다려야 했다. |
24. 하비의 혈액순환이론 |
고대이래 서양에서는 로마 황제의 시의이자 의학자였던 갈레노스의 인체구조 및 작용에 관한 이론이 정설로 통용되어왔다. 갈레노스는 인체의 세 가지 중요기능--소화, 호흡, 신경--을 체계적으로 설명하려 했는데, 여기에는 사람이 섭취한 음식물은 위와 장을 거쳐 간에 이르러 `자연의 영(natural spirit)`, 즉 피로 바뀌어서 정맥을 통해 온몸으로 전달되고 영양분으로 소모된다는 설명이 소화에 대한 이론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그러나 르네상스 시대부터 활발하게 행해진 인체 해부를 통해 갈레노스가 주장한 해부학적 지식이 잘못되었음이 드러나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영국의 의학자 하비(William Harvey, 1578-1657)는 갈레노스 이론을 부정하고 피가 온몸을 순환한다는 새로운 이론을 발표하였다. 하비는 맥박이 뛸 때마다 방출되는 피의 양과 맥박의 횟수로부터 적어도 하루에 300Kg 이상의 피가 방출된다고 계산해 내고, 사람의 체중의 몇 배가 되는 이 많은 양의 피가 매일 생성되고 소모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여러 실험적인 증거를 통해 그는 피가 심장에서 나와 동맥을 지나 온몸을 돌고 정맥을 타고 다시 심장으로 돌아온다는 주장을 펼쳤다. 비록 하비는 갈레노스처럼 인체에 대한 전반적인 이론체계를 세우지 못했지만, 혈액 순환이론이 등장하면서 인체에 대한 생리학 연구는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되었다. |
25. 데카르트와 베이컨의 과학철학 |
철학자이자 자연과학자였던 프란시스 베이컨(1561-1626)은 교육제도의 개혁에 관심이 많았던 정치가이기도 했다. 그가 지은 저술 가운데 <학문의 진보>와 <과학의 신기관(Novum organum)>에는 17세기 초의 유럽 학문을 혁신해야 한다는 사명감과 자신감에 충만한 그의 기독교적 학문 혁신론이 잘 드러나 있다. 그는 소크라테스 이전의 철학자들은 올바른 방향으로 자연을 탐구하고 있었지만,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자연 외적인, 즉 인간의 목적이나 관심이 과학에 들어오자 인간위주가 된 과학은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했다고 역설했다. 중세로 접어들어 여기에 종교까지 섞여 들어서 과학적 지식과 경쟁을 하게, 과학은 베이컨 자신의 시기에 이르기까지 계속 타락해 왔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었다. 근대과학이 창조되는 과정에서 베이컨의 학문 혁신론이 어떤 역할을 수행했는가는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러한 그의 학문 혁신론이 탄생하기 위해서 기독교가 어떤 역할을 수행했는가에 대해서는 그는 거의 깨닫지를 못했었다. 베이컨 이후 17세기 전체에 걸쳐 과학 사상은 데카르트(René Descartes 1596-1650)의 업적에 지배되고 있다고 까지는 할 수 없더라도 크게 영향을 받았다. 데카르트는 그의 체계적 의심의 방법(method of systemaitc doubt)을 통해 인간의 지식을 한 가지 한 가지씩 부정해 나갔다. 그는 우선 감각에 의한 인간의 경험은 정확하다고 말할 수 없으므로 의심할 수 있다고 말하고, 따라서 부정하였다. 더 나아가 그는 자신이 아는 어떤 외부의 존재도 의심하고 부정했으며, 심지어는 자신이 사는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도 부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신의 존재와 그 완전성을 증명했고, 그에 바탕해서 다시 외부세계의 존재 및 여러 현상들에 관한 지식을 증명해 나가고 결국은 인간을 포함한 우주 전체에 대한 체계를 세웠던 것이다. 우주에 대한 이러한 지식체계에 바탕을 둔 것이 바로 `기계적 철학(mechanical philosophy)`이다. 이같은 데카르트의 지식체계는 아주 널리 받아졌고 특히 프랑스에서는 17세기가 끝날 때까지 영향을 미쳤다. |
26. 갈릴레이, <두 개의 우주체계에 대한 대화>출판 |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1633년에 코페르니쿠스 우주체계, 즉 지동설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종교재판을 받은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교회가 코페르니쿠스 이론에 대해 금지령을 내린 상황에서 갈릴레이가 <두개의 우주체계에 관한 대화>를 출판하고 지동설을 옹호함으로써 금지령을 어긴 것이 죄목이었다. 이 책은 3명의 가상 인물이 코페르니쿠스 우주체계와 아리스토텔레스-프톨레마이오스 우주체계, 즉 천동설에 관해 나누는 대화 형식이었다. 갈릴레이는 드러내놓고 지동설이 옳다고 쓰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는 천동설을 반박하고 지동설을 지지하는 새로운 역학 개념과 망원경을 통해 관측한 결과들, 예를 들어 태양의 흑점, 목성의 위성, 금성의 위상 변화 등을 제시함으로써 독자가 지동설로 기울어지도록 유도했다. 특히 이 책은 전 유럽에 빠른 속도로 퍼져 천문학자가 아닌 수많은 지식인들의 우주관에 영향을 주었다. 만일 지동설이 옳다면 지구는 더 이상 우주의 중심이 아니므로 인간의 지위, 천상계와 지상계로 나누어 운동을 설명하는 아리스토텔레스주의 역학, 움직이고 있는 지구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각종 운동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갈릴레이는 코페르니쿠스나 케플러와 달리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나름대로의 해결책을 모색한 최초의 과학자라고 할 수 있다. |
27. 수은온도계 등장 |
온도라고 하는 것은 보통 우리가 덥거나 춥다고 느끼는 감각을 결정한다. 온도가 다른 두 물체가 접촉했을 때 고온의 물체는 시원하다고 느끼고, 저온의 물체는 따뜻하다고 느낀다. 그리고 두 물체가 같은 온도에 도달했을 때는 열평형 상태에 도달했다고 한다. 최초의 온도 측정 장치는 써모스코프였다. 이것은 긴 튜브가 색깔 있는 물에 담겨 있고 그 끝은 유리구 형태로 되어 있다. 갈릴레오는 이 색깔 있는 물이 포도주였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1641년에는 공기 대신에 액체를 사용한 온도계로 발전되었다. 이 때에는 알콜이 사용되었다. 1664년에는 알콜 대신에 빨간색 염료가 사용되었다. 1702년에는 두 개의 고정점이 눈금의 기초가 되었는데 눈과 물의 끓는점이었다. 이 온도계로 1708-1709년에 코펜하겐의 날마다의 온도를 기록했다. 온도계의 액체로 수은이 사용된 것은 1724년이었다. 수은의 열역학적 팽창은 크고 균일하다. 수은은 영하 38.9℃에서 356.7℃ 까지 액체 상태를 유지한다. 액체인 수은은 뜨거워질수록 부피가 팽창하는데 이 팽창률이 일정해서 정확하게 눈금으로 나타낼 수 있다. 또한 수은은 유리에 붙지 않고 넓은 온도 범위에서 액체 상태를 유지한다는 특성이 있다. 또 색깔이 읽기에도 좋다. |
28. 토리첼리의 대기압 실험 |
17세기에 들어와 서양에서는 공기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최초의 본격적인 연구는 이탈리아의 물리학자 토리첼리로부터 비롯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는 진공의 존재한다는 사실과 대기압의 위력을 다음과 같이 실험적으로 증명하였다. 한쪽이 막힌 길고 두꺼운 유리관에 수은을 가득 채운 다음, 한 쪽을 손가락으로 막아 수은이 담겨진 그릇에 세우고 손가락을 떼었을 때 유리관 속의 수은이 서서히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어느 지점에 이르러서는 더 이상 내려가지 않고 멈추었다. 이때 유리관 안에 남아있는 수은의 높이는 76센티미터였다. 이 실험에서 두가지 사실이 밝혀졌다. 첫째 진공이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토리첼리의 진공"은 인류가 만든 최초의 진공이다. "자연은 진공을 싫어한다"라는 명제에서도 드러나듯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에 의하면 자연에는 진공이 존재할 수 없었다. 그러나 실험결과 수은주의 상단에 진공이 형성됨으로써 오랫동안 고수되던 권위가 사라졌다. 이것은 곧 실험과학의 승리를 의미한다. 둘째, 수은주가 일정한 점에서 더 이상 내려오지 않고 머물러 있는 것은 대기압의 작용 때문인데, 그 대기압은 수은주 76센티미터를 올릴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
29. 파스칼의 원리 정립 |
유체정력학의 확립에 초석이 되었다고 평가되는 파스칼의 원리는 1652년 무렵에 프랑스의 수학자·물리학자이자 종교가인 파스칼(Blaise Pascal, 1623-1662)에 의해 처음으로 분명하게 정립되었다. 그것을 쉽게 풀어 기술하면 다음과 같다. "밀폐된 용기 속에 있는 유체의 어느 한 부분에 가해진 압력은 그 유체의 모든 부분과 용기의 안쪽 벽에 똑같은 크기로 전달된다." 이 원리가 가지는 과학사상의 의의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당시에 이것과 긴밀히 연관되어 있던 진공의 문제를 함께 생각해야 한다. 17세기 유럽의 과학계에서는 기존의 아리스토텔레스주의 자연철학에 대해 기계적 철학이 강력하게 도전하고 있었으며, 그 가장 첨예한 대립 지점 중의 하나가 바로 진공에 관한 문제였다. 사이펀이나 펌프가 일정한 높이 이상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기계적 철학을 지지하는 과학자들의 주목을 끌고 있었고, 토리첼리의 수은기압계 실험 등이 `자연은 진공을 싫어한다`는 원리를 고수하려는 기존의 자연철학의 궁색한 설명들의 타당성을 크게 위협하고 있었다. 바로 이때 파스칼의 일련의 기발한 실험들, 즉 물과 포도주의 비교실험, 머리부분의 모양이 서로 다른 유리기둥들을 사용한 비교 실험, 퓌 드 돔 실험, 진공 속의 진공 실험 등이 제시되면서 유체의 압력(당시에는 아직 `무게`라고만 생각했지만) 전달 현상에 관한 기계론적인 설명이 부인할 수 없는 이론으로 자리잡게 되었던 것이다. |
30. 미적분법의 발견 |
미분학은 곡선의 접선을 긋는 것으로부터, 그리고 적분법은 곡선으로 둘러싸인 부분의 면적을 구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방법 자체는 그리스 시대부터 논해져 왔지만, 현대적인 의미에서의 미적분법은 뉴턴과 라이프니츠에 의해 건설되었다고 할 수 있다. 뉴턴은 1665년 대학으로부터 집으로 귀향하던 중에 그의 유명한 삼대 발견, 즉 빛의 분산, 만유인력의 존재, 미적분학을 이루어 냈다. 1687년에는 그의 역학 체계를 나타내는 대저 프린키피아를 출간하였다. 뉴턴 역학의 기초를 이루는 운동의 3대 법칙이 이 프린키피아에 기술되어 있는데, 1704년에는 3차곡선론, 곡선의 구적법을 발표하여 미적분법의 정식 설명을 공표하였다. 미적분학에 관한 계산법에 관해서는 라이프니츠와의 사이에 그 선취권에 관한 논쟁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발표는 라이프니츠 쪽에서 앞섰지만 실은 이미 그 10년 전에 뉴턴이 발견, 연구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후대에 와서 밝혀지기도 했다. 라이프니츠는 1675년에 새로운 계산법, 즉 미적분법을 발견하였고, 이 결과를 1677년에 발표했다. 1686년에 발표한 〈심오한 기하학 및 무한소 분석에 관하여〉 라는 논문에서 라이프니츠는 많은 초등 함수들의 적분에 관한 법칙을 실었고 적분 부호를 이용했을 뿐 아니라 미분과 적분을 서로에 대한 역연산이라는 사실까지 설명하고 있다. 또한 그는 부정적분을 정적분과 분리하여 적분상수도 생각하고 있었다. 1693년에 그는 초월함수를 급수로 전개하여 여러 가지 결과를 얻기도 했으며, 1695년에는 함수의 적을 n회 미분할 때 쓰이는 공식을 발표하였다. 여러 가지의 용어를 도입한 것도 그의 공적이다. 미분, 함수, 좌표, 미분방정식, 산법 등과 같은 용어는 그가 최초로 이름을 붙인 것이다. 라이프니츠의 새로운 계산법은 1696년에 로피탈(l`Hospital, 1661-1704)이 처음으로 저작의 모양으로 만들어 〈무한소분석〉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하였다. |
31. 세포의 발견 |
코르크는 원형질이 없이 속이 빈 세포가 규칙적으로 배열해있는 것으로, 부피생장하는 식물의 줄기, 가지, 뿌리의 가장 바깥쪽에 위치한 보호조직이다. 영국의 로버트 훅(Robert Hooke, 1635-1703)은 당시에 개발되어 사용되기 시작하던 현미경을 이용하여 코르크를 관찰한 후, 이를 `작은 방`이라는 뜻의 라틴어를 빌어 `세포(cell)`이라고 이름지었다. 1665년 그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대상들을 현미경으로 관찰하고 그 구조를 상세하게 기술한 <마이크로그라피아(Micrographia)>를 출간하였다. 그러나 엄밀하게 보아 그가 관찰한 것은 세포 자체가 아니라 세포벽이었다. 또 당시 현미경의 성능상 한계로 더 자세한 세포 구조를 관찰하기 어려웠고 훅은 세포가 지니는 진정한 의미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다. 1800년대에 슐라이덴(Mathias-Jacob Schleiden, 1804-1881)이 식물세포설을 주장하고, 이어서 슈반(Theodor Schwann, 1810-1882)이 동물계까지 세포설을 확장시킨 후에야 비로소 생물의 구조적/기능적 기본단위로서의 세포의 중요성이 알려지게 되었다. 이러한 세포설의 등장으로 생물학은 발생학, 유전학 및 진화론에서 근대적 개념을 형성하게 되었다. |
32. 뉴턴 고전역학의 성립 |
인류 역사상 최대의 과학자라 할 수 있는 뉴턴(Isaac Newton, 1642-1727)이 정립한 역학 체계는 아인슈타인이 나오기 전까지 수 백년 동안 인류의 시공 개념을 장악했다. 흔히 고전역학이라고 불리는 이 역학 체계는 뉴턴의 힘에 관한 세 가지 법칙과 만유인력의 법칙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뉴턴은 자신의 이론을 통해 케플러가 제시한 행성의 타원 궤도 운동을 수학적으로 완벽하게 설명할 수 있었다. 만유인력을 중심으로 한 그의 역학 체계는 1687년에 출간된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에서 체계적으로 소개되었는데, 이것은 다윈의 <종의 기원>과 함께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과학책이다. 16-17세기에 진행된 과학의 혁명적인 변화를 흔히 `과학혁명`이라 부른다. 뉴턴의 혁명이야말로 코페르니쿠스에 의해 촉발된 천문학의 문제들을 역학적으로 완전히 설명하고, 갈릴레오에서부터 비롯된 역학의 혁명을 완결짓는 것이었다. 이러한 뉴턴의 역학은 이후 호이겐스, 라플라스 등에 의해 더욱 정교화되었고, 이후 모든 물리 과학(physical science)의 기본이 되었다. 나아가 고전역학은 특정한 초기 조건과 물체의 운동을 기술할 수 있는 방정식이 있으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 주었다. 이러한 믿음은 20세기에 들어와 양자역학이 성립되면서 상당히 퇴색되었지만, 일상적인 인간의 삶에서는 여전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
33. 증기기관의 탄생 |
18세기 증기기관의 등장은 사람이나 가축, 흐르는 물의 힘을 동력으로 사용하던 시기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온 사건이었다. 증기의 힘을 동력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은 고대에도 알려져 있었고 기원 후 1세기 알렉산드리아의 헤론은 증기의 힘으로 움직이는 장난감을 실제로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증기의 힘을 실용적인 목적으로 사용하려는 시도는 17세기 말에 와서야 비로소 나타났다. 1698년에 영국의 토마스 세이버리는 증기를 응축시켜서 얻은 흡입력으로 광산의 물을 뽑아올리는 수동 밸브 펌프를 만들어 최초로 특허를 받았고, 1712년에 토마스 뉴커맨은 피스톤과 실린더를 이용해 작동하는 최초의 실용적인 증기기관을 만들었다. 산업혁명기에 증기기관이 널리 전파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은 제임스 와트이다. 1765년 그는 뉴커맨 기관을 개량하는 과정에서 분리 응축기를 도입하여 연료의 소비량을 뉴커맨 기관의 1/4 정도로 줄이는 중요한 기술적 진전을 이루어내었다. 또한 와트는 이전까지 왕복운동만 가능하던 증기기관이 회전운동도 할 수 있도록 개량함으로써 증기기관이 물 펌프 용도만이 아니라 공장에서 기계를 돌리는 동력으로도 사용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에 따라 공장들은 수력을 동력으로 이용하기 위해 강가에 자리할 필요가 없게 되었고, 운송 채널이 다양하고 노동력이 풍부한 도시 근처에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되었다. 이는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까지 영국의 산업혁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
34. 린네의 생물의 분류체계확립 |
1707년 스웨덴의 읍살라에서 태어난 린네(Linneaus, Carl, 1707-1778)는 18세기를 대표하는 탁월한 식물학자이다. 흔히 `분류학의 아버지`라고도 불리는 그는 이명법을 분류학에 적용한 학자로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오래 전부터 학자들은 생물계를 분류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려고 노력하였지만,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었다. 20대 초반부터 식물의 성에 관심을 두고 꽃의 구조를 연구하기 시작했던 린네는 이 연구를 바탕으로 식물을 분류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였다. 그는 수술의 수에 따라 식물계를 24개의 강으로 구분하고, 이명법을 사용하여 식물의 이름을 종과 속으로 나타내었다. 1737년 린네는 <자연의 체계>라는 책에서 분류 방법을 제시하였는데, 종래의 방법보다 식물을 나누는 데 매우 편리하였기 때문에 발표되자마자 많은 학자들의 호응을 얻으며 유럽 전역에서 유명 인사가 되었다. 그는 그의 3대 저서중 하나인 1737년 <식물의 속>과 1753년 2권으로 된 <식물의 종>을 연속적으로 발간하여 분류학의 계통을 확립하였다. 린네의 분류법은 정적인 분류법이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생물의 질적인 변화, 즉 진화를 인정하지 않는 기계적 자연관이 풍미하던 그의 시대를 대표하는 생물학으로 꼽힌다. 19세기에 접어들면서 동식물의 분류 방법은 더욱 다이나믹한 사고에 의해 진전되어 상호 발생과 관련성을 중시하는 자연 분류체계의 발달로 이어진다. |
35. 아크라이트 방적기의 등장 |
영국의 기술자 아크라이트는 1769년에 수력 방적기의 특허를 획득함으로써 영국의 섬유산업 발전에 결정적 계기를 마련하였다. 아크라이트가 1769년에 특허를 얻은 기계는 종래에 이미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던 롤러드래프트 장치와 플라이어가 붙은 방차의 꼬기, 감기, 기구를 멋드러지게 결합한 것이었다. 이 방적기는 보통 수차로 작동했기 때문에 수력 방적기라 불렸다. 그의 방적기는 날실 생산을 가능하게 했고, 공정을 연속화했을 뿐 아니라, 숙련공을 불필요하게 만들었고, 인력 이외의 동력을 사용하게 함으로써 방적 산업에서 대량 생산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 후 그는 방적 공정과 그에 관련되는 여러 가지 기계를 유기적으로 결합, 배치하여, 이런 기계들이 공통의 동력으로 구동되는 생산 체계를 고안해내었다. 그는 이런 체계에 기반하여 대규모 방적 공장을 각지에 설립하고, 이것을 직접 경영하였다. 이런 점에서 그는 산업혁명기의 대표적 기업가로 손꼽힌다. 한편 그의 독점에 반대하는 면업 경영자들이 그의 특허에 소송을 벌여, 그의 특허는 85년에 무효가 되었다. 그러나 그의 착상이 비록 남의 것이었다고 판정났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실용화할 수 있는 기계로 발전시켜 근대적 공장제도를 창시하고 성공적인 경영관리 등을 이룩한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86년에 그는 기사 칭호를 받았고, 87년에는 더비셔의 주지사로 임명되었다. |
36. 라부아지에와 화학혁명 |
18세기 무렵 화학은 다소 어정쩡한 상태에 있었다. 한편으로는 주로 영국의 화학자들을 중심으로 대기로부터 이산화탄소, 이산화질소, 산소 등의 성분기체들이 분리되고 그 성질들이 다양하게 연구되는 등 경험적 자료의 축적 면에서 상당한 성과들이 있었던 반면, 그런 자료들을 포함한 많은 화학 현상들을 설명하는 데에는 여전히 플로지스톤 이론이 동원되고 있었다. 플로지스톤 이론에서 말하는 플로지스톤은 어떤 때는 `비물질적 작인`으로 설명되다가 또 다른 경우에는 `물질`인 것처럼 제시되기도 하는 등 모호한 면이 있었고, 특히 금속을 태우는 실험에서는 결정적인 모순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런 상황은 18세기 말 프랑스의 화학자 라부아지에에 의해 상당 부분 바뀌었다. 그는 연소, 하소, 호흡 현상을 플로지스톤이 아닌 산소의 출입으로 설명하여 정량적인 실험 결과를 뒷받침했으며, 그 과정에서 정량적, 체계적인 실험과 일반화라는 태도를 화학에 뿌리내리려 했다. 나아가 원소와 화합물 사이의 구분, 더 기본적으로는 물질의 개념을 명확히 하려 했으며 그것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화학명명법 체계의 수립을 시도했다. 1789년에는 이런 성과를 담은 화학분야 최초의 교과서와 전문학술지도 나왔다. 흔히 `화학혁명`이라 부르는 18세기 후반의 이런 다소 급격한 변화과정을 거쳐 화학은 하나의 독자적인 전문과학분야로 자리잡아 갔다. |
37. 연소 원리 규명 |
1772년 라부아지에는 연소에 관한 최초의 실험을 하였다. 이는 화학 혁명을 향한 극적인 첫 발이자 라부아지에에 의한 플로지스톤(phlogiston)이론의 폐기라는 의미를 갖는다. 18세기 내내 화학 전반을 설명해 주는 이론 체계였던 플로지스톤 이론은 16세기 의화학을 창시한 파라켈수스가 제창한 것으로, 1700년경 독일의 화학자 슈탈(Georg Ernst Stahl)이 체계화하였다. 플로지스톤은 모든 가연성 물질에 포함되어 있고 불에 탈 때 연기와 불꽃으로 빠져 나간다고 여겨졌다. 그러나 금속은 불에 탈 때 산화하여 오히려 무게가 늘어나는데, 이는 플로지스톤 이론의 반박증거가 됨에도 불구하고 무시되고 있었다. 라부아지에는 1772년 유황, 인 등의 화합물로 실험한 다음, `연소 과정에서 플로지스톤은 발생하지 않으며 오히려 불에 타는 물체가 공기를 흡수하고 또 공기를 필요로 한다`는 가설을 발표하였다. 1774년 `플로지스톤이 제거된 공기`의 독특한 성질을 인식한 영국의 기체 화학자 프리스틀리의 연구 등에 힘입어, 라부아지에는 `공기의 가장 활력있고 가장 순수한 요소`를 산소로 정의하였으며 계속되는 연구에 의해 물의 전기분해를 밝히고 공기 중의 연소 이론을 완결지었다. 이는 화학 반응에서 산소가 갖는 역할을 최초로 발견해 낸 것으로, 화학이 연금술에서 탈피하여 근대 과학의 한 분야로 정착되면서 눈부신 발전이 이루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
38. 갈바니의 동물전기 발견 |
18세기는 라이든 병이 발명되고, 천둥이 전기방전 현상으로 설명되는 등 전기현상에 관한 초기의 연구들에서 많은 일들이 있었던 시기였다. 이 점은 생리학이나 해부학 같은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생체에 미치는 전기의 영향, 특히 전기충격이나 전기뱀장어의 충격과 같이 생체가 나타내는 전기현상에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었다. 1791년 볼로냐 대학의 해부학 교수였던 갈바니(Luigi A. Galvani, 1737-1798)는 실험실에서 개구리의 다리를 절개하다가, 개구리 다리의 근육신경조직을 두 가지 다른 금속 조각들에 접촉시켜 놓으면 개구리의 다리에 경련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발견은 당시에 전기 현상에 관심 있던 많은 사람들에게 전류 현상에 대한 착상을 하게 하여 전기에 관한 연구의 방향을 크게 돌리는데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해부학자였던 갈바니 자신은 이것을 동물전기 현상의 한 가지이며, 전기뱀장어처럼 개구리의 다리가 전기를 발생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은 별로 놀라운 일이 아니다. 당시의 실험기술은 동물의 신경자극 같은 복잡한 현상의 전기화학적인 성질을 밝히기에는 아직은 너무나 무력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
39. 쿨롱의 법칙 발견 |
뉴턴은 물체 사이에는 항상 인력이 작용하며, 그 크기는 물체의 질량의 곱에 비례하고, 물체 사이의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는 것을 밝혔다. 이후 과학자들은 화학결합이나 전기적 힘에도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는 힘이 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그것을 찾아 끊임없이 노력했다. 그러한 노력에서 가장 성공적인 결실이 바로 쿨롱의 법칙이다. 원래 프랑스의 토목공학자였던 쿨롱(Charles Augustin de Coulomb, 1736-1806)은 전기를 띤 물체들 사이에 중력과 마찬가지로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는 전기력이 존재함을 보이고, 그에 바탕해서 전기 현상을 수학적으로 다룰 수 있는 기초를 닦았다. 이것은 전기력에 대한 구체적인 수학적 법칙을 제시한 것에 머물지 않고 18세기에 널리 유행한 뉴턴주의(Newtonianism)를 더욱 강화하였다. 쿨롱의 법칙 자체는 이후 맥스웰 방정식의 한 가지로 수학적으로 더욱 정교화 되었고, 이는 전자기학의 가장 기본적인 법칙으로 자리잡았다. 나아가 이 법칙은 여러 전기 법칙을 이끌어 내는 토대로 작용하였다. 오늘날 전하의 양을 표시하는 단위로 쿨롱(C)을 사용하는데, 이는 전기력을 처음으로 정식화한 쿨롱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것이다. |
40. 지층의 원리 정립 |
17세기 아일랜드의 한 성직자는 구약성서에 나온 여러 사건의 경과 시간을 계산하여 아예 지구의 탄생 시점을 기원전 4004년 10월 26일 오전 9시라고 못박았다. 퀴비에(Cuvier)같은 생물학자도 대홍수로 전체 생물종이 바뀌었다고도 하였다. 교회의 논리가 과학에 적용되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스코틀랜드 출신 허튼(Hutton, 1726∼1797)은 1795년 <지구의 이론>이라는 책에서 지구의 지형을 조사한 결과 지구 표면의 구조가 서서히 단계적으로 변한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썼다. 허튼의 주장은, 성경에 바탕하여 대홍수와 같은 급격한 지구활동으로 짧은 시기에 지구가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는 기존의 수성론(nepunism), 또는 격변론(catastrophism)에 반대되는 화성론(vulcanism), 균일론(uniformitarianism)으로 불리었다. 같은 스코틀랜드 출신 라이엘(Lyell, 1797∼1875)은 유럽과 북미에서 행한 지질 조사를 근거로 허튼의 주장을 더욱 확고히 했다. 라이엘은 지상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자연 현상은 과거와 같은 속도, 같은 양식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오랜 시간 동안 작은 작용이 누적되어 큰 결과를 나타낸다고 하였다. 지층 층위론(stratigraphy)의 창시자로도 불리는 라이엘은 지층 분석을 통해 지표에 가까울수록 현재와 유사한 생물 화석이 발견되는 것을 발견하여 지층에 따른 시대 구분을 하였다. 그 결과 지구의 나이가 적어도 수십억 년이어야 함을 보였다. <종의 기원>을 쓴 다윈도 비글호 항해 중 라이엘의 책을 읽고 지구의 나이가 그토록 길다면 진화가 가능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즉 허튼과 라이엘의 연구는 지질학의 발전 뿐 아니라 진화론의 탄생에도 결정적이었다. |
41. 종두법 시행 |
천연두는 고대부터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간 무서운 질병이었다. 살아남은 사람들도 얼굴에 천연두 감염의 영구적인 흔적인 곰보자국을 지니고 살아가야 했다. 하지만 일찍부터 한 번 천연두에 걸린 사람은 다시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었다. 중국, 인도, 중동에서는 천연두 환자의 딱지를 코로 들이쉬거나 부스럼에서 나온 고름을 미감염된 사람의 팔에 낸 상처에 대는 방법으로 천연두를 예방했는데 이를 인두접종(人痘接種)이라 한다. 인두접종은 1717년 터키 주재 영국 대사의 아내가 영국에 처음 도입하여 서구의 천연두 사망률을 크게 낮추었으나, 인두접종에 의해 오히려 천연두에 걸리거나 전염될 위험부담이 있었다. 안전한 천연두 예방법을 처음으로 발견한 것은 영국의 의사 제너(Edward Jenner, 1749-1823)였다. 그는 자신의 환자 중에 우두에 감염된 소에게 전염된 후 천연두에 걸리지 않는 사례가 있음을 발견하고, 관찰 끝에 우두가 천연두를 예방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는 1796년 우두에 걸린 소의 부스럼에서 약간의 액을 채취하여 건강한 소년에게 옮겨 천연두를 예방하는데 성공했다. 이 소년은 인간의 천연두를 사용하지 않고 천연두에 대한 예방접종을 받은 첫 번째 사례가 되었고, 우두접종은 인두접종보다 높은 안전성과 예방효과를 나타냈다. 제너의 백신 덕분에 1977년 세계보건기구(WHO)는 천연두가 지구상에서 마침내 근절되었다고 발표했다. |
42. 볼타전지의 발명 |
18세기는 초기의 전기현상 연구에서 많은 발견과 발명이 이어진 시기였다. 1745년에 무셴브뢰크가 라이든 병을 발명함으로써 정전기현상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졌고, 18세기 중엽 프랭클린이 천둥을 전기방전현상으로 설명하였으며, 1780년대에는 쿨롱에 의해 쿨롱의 법칙이 증명되었다. 18세기 말 경 볼타(Alessandro Volta, 1745-1827)에 의해 처음으로 전지가 만들어짐으로써 전기현상에 대한 연구는 더욱 활성화되었다. 파비아 대학의 물리학 교수였던 볼타는 갈바니가 실험·보고한 개구리 다리의 전기 현상을 갈바니와는 달리 물리적 전기 현상으로 파악했다. 그는 개구리의 다리는 종류가 다른 두 가지 금속의 접합에 의해 발생하는 전기의 민감한 검출기에 불과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여러 종류의 금속을 조합하여 비교하는 실험을 통해 금속의 종류에 따라 전기현상의 효과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보임으로써 자신의 생각이 옳음을 확인했다. 이어 1799년에 금속 쌍을 산성 용액에 담그고, 잠기지 않은 두 끝을 연결하면 회로가 생겨 전기가 계속 흐르는 것을 발견하고, 그 원리를 이용해 최초의 화학전지를 발명했다. 볼타가 만든 `전지`는 단발적인 전기 방전을 만드는 데 그치던 당시의 라이든 병과는 달리 전기가 계속적으로 흐르게 하는 장치였다. 그것은 당시 조금씩 생기고 있던 `전류`라는 개념으로 성큼 다가선 것이었다. 전지의 발명에 힘입어 19세기에는 전기에 관한 획기적인 과학적, 기술적 성과들이 쏟아져 나올 수 있었다. |
43. 기체팽창법칙 발견 |
기체의 성질에 관한 연구는 근대 과학이 탄생한 이래 과학자들에 의해 꾸준히 탐구되어 왔다. 그 결과 기체의 압력, 온도, 부피 사이의 관계가 각각 보일, 샤를에 의해 발견되어 그들의 이름을 따라 보일의 법칙, 샤를의 법칙이라 불리게 되었다. 보일의 법칙이란 일정한 온도에서 기체의 부피는 압력에 반비례한다라는 것이고 샤를의 법칙이란 일정한 압력 하에서 기체의 부피는 온도에 비례한다는 것이다. 기체에 대한 연구는 그 후로도 계속 진행되어 왔지만 기체의 상태에 대한 더욱 체계적인 접근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19세기 기체 분자 운동론이 발달하면서부터이다. 이 이론은 기체를 분자나 입자의 형태로 단순화시켜 기술하는 이론으로서 볼츠만과 맥스웰이 그 기초를 쌓았다. 이에 따른 기체 운동 모형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기체는 무질서하게 운동하는 많은 동일한 분자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분자들은 분자의 크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다. 둘째, 분자 상호간의 충돌이나 용기 벽과의 충돌은 에너지 결손이 없는 완전탄성충돌일 뿐이고 분자들은 서로 상호작용을 하지 않는다. 셋째, 분자간의 운동 에너지의 변환된 형태가 열이다. 이런 단순화된 가설을 이용함으로서 앞의 두 가지 기체 법칙들을 수학적으로 유도할 수 있게 되었다. |
44. 기차의 등장 |
철도의 기원은 광산업에서 찾을 수 있는데 처음에 철도는 탄광 내부에서 사용되다가 점차 탄전 지방과 공업 지역을 잇는 운송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19세기에 접어들면서 영국의 많은 기술자들은 매끄러운 레일과 차륜을 직접 접촉시켜 그 마찰로 기차를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기 시작하였다. 1804년 트레비틱(Richard Trevithick)은 시속 4마일의 증기기관차를 세계 최초로 제작하였다. 증기 기관차의 아버지로 불리는 스티븐슨(George Stevenson)은 1814년에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속 12마일의 증기 기관차를 개발하였다. 세계 최초의 철도라 할 수 있는 리버풀-멘체스터 철도는 1830년에 개통되었는데 스티븐슨이 개량한 로켓(Rocket)호가 시속 14마일로 달림으로써 철도에 대한 붐을 일으켰다. 1850년대와 1860년대를 거치는 동안 세계 각국은 경쟁적으로 철도를 건설하였고 이에 따라 마차와 운하는 기차에게 지배적인 운송 수단의 자리를 넘겨주게 되었다. 철도의 발달을 계기로 국내 시장의 단일화가 이루어져 지방 경제는 국민 경제의 차원으로 승화되었다. 또한, 철도 건설은 금속, 연료, 기계 등을 대량으로 요구했기 때문에 다른 산업 부문에도 엄청난 파급 효과를 낳았다. 그리고, 철도 건설과 운영에는 엄청난 자본과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했기 때문에 철도를 매개로 근대적 대기업이 형성되었다. 철도의 원활한 운영을 위하여 표준화 작업도 전개되었는데, 미국의 경우에는 궤간의 크기가 4피트 8.5인치로 통일되었고 전국을 4개의 구역으로 나누어 표준 시각이 정해졌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19세기는 철도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45. 돌턴의 원자설 등장 |
모든 물질은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기본 입자로 구성되어 있다는 생각은 아득한 고대부터 존재했다. 돌턴은 오랫동안 기체의 여러 가지 성질을 연구하던 중, 여러 가지 기체의 물에 대한 용해도를 설명하기 위해서 각종 기체들이 무수한 입자들로 이루어져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즉 모든 기체는 각기 고유한 작은 입자들로 되어 있어서 이 입자의 크기에 따라 물에 대한 용해도가 달라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것이 단서가 되어 그의 최대의 공적인 원자설이 탄생하게 되었다. 돌턴은 1803년 원자설의 대체적인 구상을 끝내고 1808년에 원자설을 세상에 공포했다. 돌턴은 모든 원소의 원자는 공과 같이 둥근 모양이라고 상상하고 이것들의 모형을 만들어 화합물의 구조를 원자 개념으로 모형적으로 표시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돌턴의 원자설은 옛날 그리스의 철학자들의 원자설과 거의 비슷하지만, 원자의 질량을 특히 강조한 것은 돌턴의 학설의 특이한 장점이다. 돌턴은 수소 원자를 표준으로 하고, 그 원자량을 1로 정한 다음 다른 원자의 원자량을 결정하려고 했다. 지금의 관점에서 보면 틀린 부분도 많지만 그 당시의 정량 분석 방법이 아직도 유치했고 돌턴의 실험 기술도 그리 뛰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그렇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돌턴의 원자량의 결함은 가장 잘 알려져 있는 화합물의 식을 가장 간단한 식으로 표시하려는데 있는 것인데, 여기에는 어떤 필연성도 없고 합리적인 기초도 없었다. 그러나 화학 변화가 일어날 때 여기에 관여하는 물질의 무게 변화에 규칙적인 어떤 관계가 있다고 하는 것을 원자설에 의해 간단 명료하게 설명할 수 있게 된 것은 돌턴의 원자설의 하나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
46. 아보가드로 가설 |
돌턴의 원자설, 즉 원자는 더 이상 쪼갤 수 없다는 설과 게이 뤼삭의 기체 반응 법칙을 동시에 모두 성립시키는데는 아보가드로의 분자설이 필요하다. 1811년 아보가드로는 "같은 부피 속에 들어있는 기체의 분자 수는 기체의 종류에 관계없이 모두 같다"는 분자설을 발표했다. 게이 뤼삭이 기체 반응의 법칙을 증명하기 위해 이용한 산화 질소 반응을 돌턴의 원자설과 결합시켜 합리적으로 이 두 가설을 성립시키려면 필연적으로 아보가드로의 법칙에 도달하게 된다. 이 아보가드로의 법칙이 곧 학계에서 채택이 되었던들, 그 후에 원자량의 혼란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 법칙은 1858년에 그의 제자인 칸니자로에 의해 인정될 때까지 약 50여 년을 암흑 속에서 빛을 보지 못하고 파묻혀 있었고, 자신의 학설이 세상에서 인정되어 빛을 보기 몇 해 전에 아보가드로는 80세의 긴 일생의 막을 내렸다. 당시에 이 법칙은 아보가드로의 가설이라고 불렸다. 이 가설은 현대 화학의 이론 체계를 세우는 근본을 확고히 하였다고 할만큼 중요한 것이었고 돌턴의 원자설의 결함을 충분히 설명해 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에는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였던 것이다. 1860년 칼스루에에서 열린 만국 화학 회의에서 화학 기호의 통일 문제를 협의하였을 때, 아보가드로의 제자인 칸니자로가 그의 업적을 소개하여 비로소 아보가드로의 위대함이 인정받았다. 그의 가설은 오늘날 아보가드로의 `법칙`이라 바꾸어 일컬어지고 있다. |
47. 뵐러의 요소유기합성 성공 |
19세기가 시작될 무렵의 유럽에서는 무기화학은 광물분석을 중심으로 상당히 발전해 있었던 데 비해, 유기화학분야는 상대적으로 매우 낙후되어 있었다. 그 주된 걸림돌 중의 하나는 생기론의 영향이었다. 당시의 대부분의 화학자들은 유기물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살아있는 유기체에만 있는 이른바 `생명력`의 작용이 반드시 필요하며, 따라서 유기물은 살아있는 유기체의 몸에서만 만들어질 수 있을 뿐 무기물로부터 인공적으로 합성하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나아가 특별한 현상인 생명과 관계되는 유기물은 무기화학에서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기본적인 화학법칙에 반드시 따르지는 않는다고도 생각했다. 유기물질에 대한 화학적인 접근을 크게 위축시키고 있던 이런 생각들은 1820년대에 독일의 화학자 뵐러(Friedrich Wöhler, 1800-1882)가 무기물인 시안산과 암모니아로부터 대표적인 유기물인 요소를 합성해냄으로써 흔들리기 시작했다. 물론 뵐러 당시의 실정으로는 시안산의 염류는 동물의 뿔이나 혈액 등으로부터 만들 수 있는 것이었으므로 생명력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는 할 수 없었다. 생기론에 대한 결정적인 타격은 10여년 후 콜베와 베르텔로가 탄소, 수소 등의 원소로부터 직접 유기화합물을 합성해냄으로써 비로소 가능해졌다. 그러나 뵐러의 요소합성은 생기론에서 벗어나 곳곳에서 유기합성을 시도하도록 방향선회를 시켰다는 점에서 초창기 유기화학에 하나의 이정표가 되었다. |
48. 콘크리트 제조 |
건축 기술은 19세기에 시멘트와 강철이 사용됨으로써 현격히 발전하였다. 시멘트에 대한 특허는 1824년에 아스프딘(Joseph Aspdin)이 취득했으며, 대규모 시멘트 공업은 1850년대에 포틀런드(Potland) 시멘트가 개발되면서 시작되었다. 시멘트에 모래와 자갈을 섞고 물을 가하면 단단한 콘크리트가 된다. 한편, 1850년대부터 각종 제강법이 개발되면서 강철이 건축물에도 활용되기 시작하였다. 1899년 파리 만국 박람회의 인기를 독차지한 에펠탑은 강철이 수직 건물에도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상징적인 건축물이었다. 이러한 두 가지 기술적 전통은 철근 콘크리트(reinforced concrete)를 통해 결합되었다. 즉, 철근으로 망을 먼저 세운 다음 그 주위에 콘크리트를 부어 그 철근이 콘크리트를 강화시켜 주는 것이다. 철근 콘크리트는 1867년에 모니에르(Joseph Monier)가 개발한 후에 지속적인 개량을 거쳐왔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은 콘크리트를 주형하는 과정에서 철근을 잡아들이는 압축 콘크리트를 들 수 있는데, 이것은 외벽이 얇거나 하중이 큰 건축물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콘크리트의 사용으로 가능해진 빌딩은 오늘날 대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건축물이 되었다. 또한, 콘크리트는 거대한 굴착 장비의 발전과 결합되어 도로나 댐과 같은 대규모 건설공사를 가능하게 하였다. |
49.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탄생 |
1820년대에는 기하학에 있어서 대혁명이 발생하였다. 1826년 2월 로바체프스키는 유클리드의 평행성의 공리를 부정하고, 〈평행상의 직선 l 밖의 한 점을 지나서 이 평행선의 주어진 직선 l과 만나지 않는 무수히 많은 직선을 그을 수 있다〉라는 공리를 설정한 새로운 기하학이 성립한다는 것을 발표하였다. 이것이 소위 비유클리드 기하학이다. 헝가리의 볼야이도 로바체프스키와는 전혀 독립적으로 같은 기하학을 만들었다. 가우스도 같은 생각에 도달하여 있었지만 공표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편 폰슬렛(Poncelet)은 〈도형의 사영적 성질에 대하여〉라는 논문을 1822년에 발표했다. 그는 이 논문에서 사영기하학에 있어서의 쌍대의 원리를 밝혔고, 이 논문은 오늘날 사영기하학의 한 기초를 이루었다. 몽제(Monge), 카르노(Carnot) 등의 프랑스 수학자들에 의하여 고안된 사영기하학의 연구는 비유클리드 기하학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다. |
50. 패러데이의 전자기 유도법칙 |
1831년 영국의 과학자 패러데이(Michael Faraday, 1791-1867)는 전자기 유도 현상을 발견했다. 1820년 덴마크의 물리학자 외르스테드는 전류가 나침반, 즉 자기장을 움직이게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패러데이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석을 움직여 주면 전류가 흐른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다. 전자는 전동기의 원리이고 후자는 전기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원천인 발전기의 원리이다. 전자기 유도법칙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발전기의 발명을 가능하게 했다는 것에 머물지 않는다. 이것은 전기와 자기가 본질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전자기장(electromagnetic field)이라는 독특하고 중요한 물리 개념을 가져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 개념과 전자기 법칙에 대한 수학적 정식화는 패러데이의 후배 물리학자 맥스웰에 의해 이루어졌다. 한편 패러데이는 1834년 전기분해 실험을 통해 `패러데이 법칙`을 발견했는데, 이것은 전기화학의 가장 기본적인 법칙이다. 전해질 용액에 전류를 흘려줄 때 전극에서 생성되는 물질의 양은 화학 당량의 정수배가 되는데 1당량은 흘려준 전기량과 관련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를 기념하여 `패럿(farat)`이라는 단위로 전기분해할 때의 전기량을 표시하고 있다. |
51. 전동기 발명 |
1796년 볼타가 전지를 발명함으로써 전기를 실제로 사용할 수 있게 된 이래, 1820년에 외르스테드가 전류의 자기작용을 발견하고 1831년에 패러데이가 전자기 유도 현상을 발견하는 등, 19세기 전반에는 전기학상의 많은 발견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발견과 함께 전기의 힘으로 기계적인 작업을 하는 장치인 전동기의 개발도 다각도로 시도되었다. 이미 1821년에 패러데이는 전기를 흐르게 한 철사 주위에 자석을 회전시키는 장치를 고안한 바 있으며, 전자기유도현상이 발견된 직후에 앙페르의 기계공이었던 픽시(H. Pixxi)는 최초로 회전하는 전기발생기를 제작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들은 실험실 수준을 넘어서지 못했다. 1834년에 러시아의 기술자 야코비(M.H. von Jacobi)는 실제의 작업에 사용될 수 있는 최초의 전동기를 개발하였다. 그는 자신이 발명한 전동기 40대를 하나로 묶고 320개의 전지를 사용하여 선박을 가동시켰다. 1842년에는 영국의 기술자 데이비드슨(R. Davidson)도 전동기로 선반을 가동시키고 2인승 전차를 만들어 달리게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상의 시도는 대체로 전지를 사용한 것이어서 경제성이 떨어졌고 따라서 산업계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지 못했다. 전동기의 실용화를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발전기의 발달을 기다려야 했다. |
52. 다윈의 진화론 등장 |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과 함께 다윈의 진화론은 인류의 자존심을 추락시킨 2대 이론으로 불리곤 한다. 지동설이 지구와 인간을 우주의 중심으로부터 밀어낸 것처럼 다윈은 인간이 신의 형상을 본떠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원숭이를 닮은 조상으로부터 진화했다고 주장함으로써 격렬한 종교적, 윤리적 논쟁과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다윈의 이론은 생물이 진화한다는 사실 자체를 처음으로 제시한 것은 아니었지만 `자연선택`이라는 메커니즘을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인류 과학사에 큰 혁명을 가져왔던 것이다. 다윈은 1809년 영국 잉글랜드 서부 지방인 실즈베리의 부유한 의사 집안에서 태어났다. 아버지의 뜻에 따라 의학을 공부하기 위해 1825년 에딘버러 대학에 입학했으나 의학공부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던 그는 채집과 표본 조사로 시간을 보내곤 했으며, 이후 아버지의 권유에 의해 목사가 되기 위해 케임브리지 대학으로 진학한 후 지질학과 생물학에 깊이 매료되었다. 다윈은 1831년 영국 해군의 조사선 비글호에 승선하여 이후 5년간 세계 각지를 탐험했다. 그는 특히 갈라파고스 군도에서 나타나는 독특한 군집과 한 종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형태를 보고, 그처럼 형태가 조금씩 다른 것은 원래 그렇게 창조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지리적인 환경의 차이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했다. 비글호 항해를 마치고 돌아온 1837년 무렵부터 다윈은 생물이 진화한다는 생각을 굳히고 있었으며, 진화의 메커니즘이 `경쟁`일 것이라고 보았다. 다윈의 진화론은 19세기말에 정립된 생물학의 출현에 큰 영향을 주었으며, 인간의 사고를 지배하는 거대 이론의 하나로서 지금도 논쟁이 끊이지 않는 과학 이론이다. |
53. 사진술의 등장 |
1839년 프랑스의 한 화가가 세계 최초로 동판에 요오드화은을 칠한 감광판을 사용해서 사진을 찍은 이후, 1851년에는 면화약을 에테르에 녹인 코로디온을 칠한 습식 유리판이 발명되어 사진의 대중화가 시작되었다. 습판 사진술은 초상 사진과 보도 사진에 적합했으며, 미국의 남북전쟁을 계기로 널리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습판 사진술은 감광성 물질이 빨리 부패되기 때문에 암실에서만 사진을 찍어야 했고, 습판을 만들어서 현상하는 과정이 매우 복잡하여 고도의 숙련이 요구되었다. 이러한 한계를 돌파해 낸 사람은 아마츄어 사진가에서 기업체의 사장으로 변신한 이스트먼(George Eastman)이다. 유리판에 유제를 칠하지 않는 건판 사진술은 1871년에 발명되었는데, 이스트먼은 이것을 개량하여 1880년에 상업화하였다. 또한, 그는 유리판을 계속해서 젤라틴 감광유제로 코팅시켜 주는 기계도 발명하였다. 이러한 혁신을 통하여 전문 사진사나 고급 아마추어의 작업은 매우 간편화되었지만, 여전히 카메라는 크고 다루기 힘든 것이었으며 건식판은 과거의 습식판만큼 깨지기 쉽고 무거웠다. 이스트먼은 1885년에 롤 필름을 개발하고 두루마리 필름걸이 시스템을 발명함으로써 유리판을 사용하던 기존의 시스템을 대체하였다. 그는 1888년 롤 필름을 사용하는 코닥이라는 간단하고 값싼 카메라를 개발하여 대중 시장에 접근하였다. "당신은 버튼만 누르세요 ― 나머지는 저희가 하겠습니다" 코닥 카메라는 엄청난 부피의 사진기 세트에서 사람들을 해방시켜 손쉬운 사진 촬영의 길을 터놓았다. 1888년에 이스트먼은 올해의 사진왕으로 뽑혔고, 그 해는 진정한 사진술이 발명된 해로 기록되었다. |
54. 탄소14연대측정법 등장 |
아주 오래된 것으로 보이는 유적지가 하나 새로 발굴되었다. 언제적 유적인지 어떻게 하면 알아낼 수 있을까? 만약 그 유적지에서 타다만 곡식 한 알이나 무덤 속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발견된다면 연대 추정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른바 탄소14 연대 측정법을 쓰면 지금으로부터 수백년에서 4-5만년 전 사이에 살았던 유기체나 그런 유기체를 가공해 만든 물체의 원래의 유기체의 사망시기를 비교적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대 추정의 중요성이 지대한 고고학, 지질학, 지구물리학 등의 분야의 연구에 날개를 달아 준 이 탄소14 연대 측정법은 20세기 중엽인 1940년대에 방사화학의 성과에 힘입어 개발되었다. 그것은 미국의 방사화학자 리비(William F. Libby, 1908-1980)와 그의 학생들의, 탄소의 방사성 동위원소인 탄소14(14C)의 성질과 그것의 생성과정에 대한 일련의 연구에 의해 개발되었다. 탄소14 연대측정법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속의 탄소의 조성, 즉 탄소 중의 탄소14의 농도와 살아 있는 유기체의 세포 중의 탄소의 조성은 시기와 지역에 관계없이 일정한 반면, 죽은 유기체는 죽는 순간부터 몸 속의 탄소 중의 탄소14의 농도가 일정한 반감기에 따라 감소한다는 원리에 바탕을 둔 연대 측정법이다. |
55. 외과수술의 시행 |
외과수술은 1800년에 이르기까지 크게 발전하지 못했으나 19세기를 지나면서 중요한 문제들이 해결되어 눈부신 진보를 이루었다. 우선 마취술의 개발과 발전으로 수술할 때 통증을 제거하거나 줄일 수 있게 되었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마취술이 없었던 시절에는 큰 수술을 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으나, 1840년대부터 에테르와 클로로포름의 효과를 발견하여 마취제로 사용하면서 외과수술은 발전하기 시작했다. 마취제를 사용하면 그전까지는 불가능했던 수술을 할 수는 있었지만, 수술 부위에 심한 염증이 생겨 크게 고생하거나 심지어 죽는 일이 수없이 생겨났다. 그러던 19세기 후반 파스퇴르와 코흐와 같은 생리학자들이 병원균이 감염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밝혀낸 이래, 리스터의 무균처리법을 비롯하여 소독과 멸균기술이 발전하게 됨으로써 염증 문제도 해결의 길이 열렸다. 외과수술이 해결해야했던 또 하나의 문제는 출혈이었다. 외과수술시에 출혈은 거의 필연적인 일이었는데, 출혈이 심해지면 환자는 쇼크에 빠지는 등 부작용이 생기고 생명까지 위협을 받았다. 이 문제는 란트슈타이너가 ABO식 혈액형을 발견한 후 안전한 수혈이 가능해지면서 해결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외과수술은 비약적인 발전을 거두어 수많은 생명을 구해냈다. |
56. 절대온도 개념 성립 |
온도라는 개념은 역학에서 세 가지 기본적인 양인 질량, 길이, 시간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기본적인 개념이다. 1780년에 샤를은 모든 기체는 온도가 증가하면 부피가 같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기체의 부피 팽창 계수는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두 개의 고정점 대신에 하나의 고정점을 갖는 온도 스케일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이 아이디어로 인해 이제까지 액체를 넣어 제작해 왔던 온도계에 다시 기체가 사용되게 되었다. 기체 온도계에 대한 실험에서는 기체의 종류가 변하더라도 그에 따른 온도 스케일의 변화가 거의 미미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따라서 낮은 압력의 기체를 사용한다면, 온도계에 사용되는 물질의 종류에 의존하지 않는 온도 스케일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이 경우 모든 기체는 이상기체처럼 행동하고 온도(T)와 압력(P), 부피(V)간에 아주 간단한 관계식이 성립한다. PV=nRT (n : 상수) 이 때의 온도를 열역학적 온도라고 하고 지금은 온도의 근본적인 측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스케일에서 0도가 자연스럽게 정의된다는 것을 주목하자. 온도가 0도가 되려면 이상기체의 압력이 0이 되어야 한다. 1933년에 국제무게질량위원회에서 이 고정점을 물의 3중점으로 받아들였다. 물의 3중점이란 물, 얼음, 수증기가 평형으로 함께 존재하는 점이다. 그 값은 273.16으로 정해진다. 이 온도의 단위는 켈빈경의 이름을 따서 켈빈이라고 하고 K로 나타낸다. |
57. 엔트로피 법칙의 발견 |
19세기의 에너지 문제는 열과 일의 합이 보존되어야 한다는 주울의 결론을 받아들이면 열의 칼로릭 이론을 포기해야 한다는 문제에 부딪혀 있었다. 1850년 클라우지우스라는 과학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르노의 원리는 그대로 유지되어 열기관의 열효율이 두 온도에만 관계한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열은 다른 아무런 변화 없이 낮은 온도에서 높은 온도로 흐를 수도 있으며, 이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카르노의 원리가 증명된 것이다. 이듬해에 톰슨도 카르노의 원리를 증명했는데, 그는 그 증명을 다른 아무런 변화 없이 주위로부터 열을 흡수하는 일을 하는 것이 불가능함에 바탕했다. 이런 증명들에서 클라우지우스와 톰슨이 사용한 경험적 사실들, 또는 사실들의 경험적 불가능성이 바로 열역학 제 2 법칙의 내용이었다. 열은 높은 온도에서 낮은 온도로 흐를 수는 있지만 낮은 온도로부터 높은 온도로는 저절로 흐르지 않으며, 일은 열로 바뀔 수가 있지만 열은 일로 바뀔 수가 없다는 것이다. 클라우지우스는 1850년 이후 오랫동안 열역학 제 2 법칙의 더 일반적이고 완전한, 그리고 수학적으로 정리된 표현을 얻어내려고 노력했다. `엔트로피`라는 개념은 그 후 15년에 걸친 이 같은 클라우지우스의 노력의 결과로 얻어졌다. 클라우지우스는 한 가지 방향으로만 변화하는 물리적 양을 수학적으로 정의하는 일에 집중했고, 15년의 끈질긴 노력 끝에야 비로소 그는 그처럼 항상 증가하는 양을 정의할 수 있었다. 이 양에 엔트로피라는 이름이 붙게 된 것은, `에너지`라는 단어와 되도록 유사하게 만들려는 의도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
58. 베세머 제강법 등장 |
19세기 중반에 산업 혁명이 진행되면서 철을 대량으로 생산할 필요가 발생했다. 이 문제는 1856년에 영국의 발명가 베세머가 해결했다. 그는 전로에 녹은 무쇠를 주입하고 공기를 불어넣어 용융강을 만드는 방법을 제안했다. 이 방법을 따르게 되면 선철 속에 포함되어 있는 규소, 망간, 탄소가 산화되면서 선철이 강으로 바뀌게 된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산화열이 강을 용융 상태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하였다. 베세머법은 생산성이 높다는 점이 특징이었다. 10톤의 철을 정련하려면, 기존에 사용하던 정련로와 퍼들로로는 각각 3주와 3일이 걸리던 것을, 베세머법에서 사용하는 전로로는 10-20분 정도가 걸릴 뿐이었다. 그러나 베세머법은 종래의 연철 생산법보다 훨씬 우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방법이 실용화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베세머법이 광범위하게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870년대에 이르러서였다. 이후 공학 분야에서 구조 재료는 강철이 목재를 완전히 대신하였고, 또한 레일이나 선박, 그리고 대포 제작용의 재료도 강철로 대체되었다. 값싼 강철은 19세기 후기의 제국주의의 대양 무역과 철도, 그리고 항구의 개발과 함께 열대 식민지의 개발에 큰 도움을 주었다. |
59. 내연기관의 등장 |
내연기관이라는 개념은 17세기에도 존재했지만 그 실현을 위한 본격적인 모색이 시작된 것은 19세기 중반에 들어서이다. 프랑스의 르노와르(J.J. E`tienne Lenoir)는 1860년에 최초의 내연기관을 발명하였다. 그것은 가스와 공기의 혼합 기체가 전기 불꽃에 의해 점화되면 폭발하면서 동력을 내는 메카니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르노와르 엔진은 구조가 복잡하고 연료 소모가 많아서 상업적으로는 성공하지 못했다. 르노와르 엔진 이야기를 들은 독일의 오토(Nikolaus A. Otto)는 상업적 가치가 있는 엔진을 탐색하기 시작하였다. 그는 흡입, 압축, 폭발, 배기의 4가지 행정으로 이루어진 오토 사이클이라는 개념을 정립하였고, 이에 입각한 내연기관을 개발하여 1867년 파리 박람회에 출품하였다. 그 후 1890년까지 내연기관의 제조를 독점한 오토 기관은 약 35,000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그러나, 르노와르 엔진과 오토 엔진은 모두 석탄 가스를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서 수송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았다. 이러한 한계는 1883년에 다이믈러(Gottlieb W. Daimler)가 가솔린을 원료로 사용하는 내연기관을 개발함으로써 돌파되었다. 다이믈러의 엔진은 1885년에 각각 다이믈러의 오토바이와 벤츠(Karl Benz)의 자동차로 상업화되었다. 가솔린 엔진의 개발을 계기로 인류는 자동차와 석유에 의존하는 사회로 변모하기 시작하였다. |
60. 멘델의 유전법칙 등장 |
멘델의 유전법칙은 아마추어 과학자의 끈질긴 노력에 의해 이룩된 인류의 큰 자산 중의 하나이다. 그의 유전법칙은 처음에는 무시되어 사람들에게서 잊혀졌지만 십 여년이 지난 후 그 가치가 공인되기에 이르렀고, 오늘날 유전학의 기본적인 토대를 제공하였다. 현재 체코 공화국의 영토인 슐레지엔에서 부유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멘델은 수도사로서 은둔 생활을 하던 1865년 세 가지 유전법칙, 즉 분리의 법칙, 독립의 법칙, 우성의 법칙을 발견했다. 하지만 당시 그의 이론은 거부당했으며, 그가 죽은 후에야 비로소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1851년부터 3년 동안 빈 대학에서 수학과 자연과학을 공부한 멘델은 1854년부터 14년간 수도원에서 생활했다. 그의 유명한 완두콩 실험은 이 수도원에서 이루어졌다. 1856년부터 시작된 완두콩 교배를 통한 실험으로 그는 1865년 브륀 자연사 학회에 논문을 제출했으나 그의 연구는 거의 주목을 받지 못했고 낙담한 그는 더 이상의 연구를 단념했다. 멘델이 죽은 지 16년이 지난 1900년 세 사람의 식물학자 드 브리스(Hugo De Vries), 코렌스(Carl Correns), 자이제네크(Erich Tschermak von Seysenegg)가 그의 논문들을 재발견했다. 이들은 멘델의 논문에 기반해 자신들의 실험 결과를 이해하고 체계를 세울 수 있었다. 멘델에서 비롯된 이 분야의 학문은 이후 영국의 과학자 베이트슨(William Bateson)에 의해 `유전학`이란 용어로 정착되었다. 멘델에서 비롯된 유전학은 형질을 전달하는 `유전자`가 발견되고, 급기야 1953년 왓슨과 크릭이 DNA의 이중나선구조를 발견함으로써 새로운 도약을 하게 되었다. |
61. 대형발전기의 등장 |
1840년대와 1850년대에는 전지를 대체할 수 있는 전기 발생장치로서 발전기를 제작하려는 시도가 이어졌다. 이러한 발전기들은 절연된 철사를 코일로 감아 그것이 철제 영구자석의 자기장 안에서 기계력에 의해 회전되도록 만들어졌다. 그러나 아무리 성능이 좋은 영구자석이라도 극히 약한 자기장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유형의 발전기는 효율이 별로 뛰어나지 않았다. 독일의 기술자이자 기업가인 지멘스(Ernest W. Siemens)가 이 한계를 돌파하였다. 그는 1856년 기존의 발전자를 개량하여 T형 이중 발전자를 제작한 후 1866년에 이 발전자를 활용하여 자기 여기 방식의 발전기를 개발하였다. 그의 발전기는 강철의 영구자석 대신에 발전기 자체에서 나오는 전류를 사용한 강력한 전자석을 사용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 경우에는 전자석의 철심에 전류가 흐르지 않아도 적은 양의 자기가 남아 있기 때문에 코일을 돌려주면 다시 전류가 발생하고 그것을 동력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부수적인 이점도 있다. 지멘스는 발전기의 응용 분야로서 전차에 주목하였다. 그는 1879년 베를린 박람회에서 전차를 선보였는데, 그것은 "지멘스의 회전목마"라는 애칭을 얻었다. 1881년에는 세계 최초의 전기철도가 대중교통기관으로서 베를린의 거리를 달리기 시작하였고 1890년이 되자 유럽과 미국의 많은 대도시에 전차선이 구축되어 운영되고 있었다. 또한, 1882년에 에디슨에 의해 전력의 상업화가 가능해지면서 지멘스의 발전기는 공장에서도 널리 사용되었다. |
62. 다이나마이트의 발명 |
다이너마이트는 스웨덴 화학자 노벨(Alfred Bernhard Nobel, 1833∼1896)이 발명한 니트로글리세린을 함유한 폭약의 총칭이다. 1846년 이탈리아의 소브레로가 최초로 합성한 니트로글리세린의 폭발위력은 당시까지 사용되던 흑색화약에 비해서 매우 강했지만, 충격이나 마찰에 의해 쉽게 폭발했을 뿐 아니라 액체상태였기 때문에 취급하기가 어려웠다. 노벨은 니트로글리세린을 정확하게 폭발시키기 위해 연구를 거듭하여 뇌관을 발명했으며, 1866년 니트로글리세린을 고체상태로 만들기 위해 규조토에 흡수시켜 다이너마이트를 개발하였다. 니트로글리세린의 보급으로 폭발사고가 잇따라 일어나 노벨도 동생을 잃는 등 많은 희생자가 발생해 국제적인 문제가 되기도 했으나 그는 실험을 계속하여 보다 폭발력이 크고 효율적인 다이너마이트를 만들어냈다. 그는 약 355종류의 특허와 세계 여러 나라에서 경영한 15개의 화약공장을 기반으로 모은 재산을 스웨덴 과학아카데미에 유산으로 기증하였고, 그의 뜻에 따라 노벨상이 제정되었다. 노벨은 원래 평화주의자로서, 자신의 발명품이 전쟁을 종식시키는데 기여하길 바랬다. 그러나 다이너마이트는 산업자본을 이룩한 구미각국이 제국주의의 길로 접어드는 데 큰 역할을 하였다. |
63. 대서양횡단 해저전선 부설 |
1830년대 후기에 탄생한 전신 기술은 해저에 전선을 부설하여 대륙 간에 통신망을 개발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만들었다. 그리고 1848년에는 독일의 에른스트 베르너 폰 지멘스가 해저 전선에 사용할 수 있는 적절한 절연체를 개발했다. 2년 후 영국의 도버와 프랑스의 칼레를 잇는 첫 번째 해저 전신 부설이 시도되었으나 실패하였고, 1851년에 두 번째 전선이 시도되어 마침내 성공하였다. 이 해저전선이 설치됨으로써, 런던과 파리의 주식거래소는 주가에 대한 정보를 당일로 교환할 수 있게 되었고, 이후 20년간 계속하여 전신에 이용되었다. 대서양 횡단 해저 전선은 1858년에 아일랜드와 미국 뉴펀들랜드 간에 연결되었으나 케이블의 절연 실패로 사용되지 못하였다. 최초의 성공적인 상설 대서양 횡단 해저전선은 1866년에 놓여졌으며, 1865년에 일부가 세워졌던 또 다른 해저 전선 역시 1866년에 완성되었다. 그리고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과 미국의 앤드류 존슨 대통령이 이 전선을 통해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 이 사업을 주도한 사람은 미국의 자본가 C. W. 필드와 영국의 과학자 켈빈경이었다. 이 전선의 성공에 이어 세계 각지의 바다에 잇달아 전신해저전선이 부설되었다. 세계의 주요 전신 해저 전선은 제1차 세계 대전이 시작되기 전에 거의 부설되었으며, 1913년에 총 길이 52만km에 달했다. |
64. 주기율표 완성 |
19세기에 많은 새로운 원소들이 추출되고 성질이 밝혀졌지만 원소들을 분류하려는 시도는 산발적으로만 이어졌다. 더욱이 1860년대에 70여 가지에 이르는 새로운 원소가 발견되고 그 원소들의 속성을 잘 이해하게 되면서 원소들을 분류하려는 시도가 여러 번 있었는데, 그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것이 멘델레예프의 주기율표이다. 어려서부터 물리학과 수학에 탁월하며 비상한 지능을 자랑하던 러시아 학자 드미트리 멘델레예프(Demitri Mendeleev, 1834-1907)는 낱장의 카드를 통해 다양한 원소들의 기저에 버티고 있는 일련의 통일성을 찾아내었다. 그는 원소들의 원자량과 대표적 성질을 낱장의 카드에 적고 카드들을 죽 늘어놓았는데, 원자량에 따라 정렬해 보니 "원자량의 크기가 원소의 성질을 결정한다"는 것을 알아냄으로써 1869년 주기율표를 제출하였다. 주기율표를 통해 원소들의 체계를 잡은 멘델레에프는 그때까지 아직 발견되지 않은 원소들의 존재까지 예견하였는데, 실제 이 예상은 1875년 갈륨, 1879년 스칸듐, 1885년 게르마늄이 발견됨으로써 입증되었다. 멘델레예프 외에도 거의 같은 시기에 마이어(Lothar Meyer), 드 상쿠르투아(Alexandre-Emile Beguyer de Chancourtois) 등도 비슷한 주기율표를 발표했지만, 명쾌한 설명과 발견 원소의 성질을 과감히 예측한 점 등 때문에 멘델레예프의 주기율표가 표준이 되어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
65. 맥스웰 방정식 성립 |
오늘날 사용하는 모든 전자기 기술은 물론 전자기학의 모든 법칙의 기본이 맥스웰 방정식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뉴턴 물리학과는 달리 `장(field)`이라는 개념에 입각하여 영국의 물리학자 맥스웰(James Clerk Maxwell, 1831-1879)이 정식화한 4개의 방정식은 이후 전자기학의 토대를 제공하였다. 맥스웰 방정식은 전기와 자기를 측정 가능한 단일한 힘으로 합쳤다. 이 방정식에 의해 전자기파의 존재가 예언되었고, 빛도 전자기파의 일종임이 밝혀졌다. 모든 전자기 법칙은 맥스웰 방정식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전자기학뿐만 아니라 색깔론, 천체 역학, 기체 분자 운동론 등에서 많은 업적을 남긴 맥스웰은 패러데이의 고전적 장 개념을 발전시켜 장이론과 자신의 방정식을 정식화하였다. 그는 패러데이의 역선 개념에서 벗어나 전류가 흐르면 도선 주위의 공간의 성질이 바뀐다고 생각했고, 이를 위해 당시 공간을 채우고 있다고 믿어진 에테르를 이용해서 전자기 현상을 설명했다. 에테르의 개념은 이후 잘못된 것으로 판명됐지만 맥스웰 방정식은 자연계의 가장 중요한 방정식의 대열에서 굳건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도 맥스웰 방정식이 제시하는 물리량의 수학적 형태가 물체의 운동에 변함없이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
66. 타자기의 발명 |
근대 타자기의 원조에 해당하는 레밍턴 타자기는 1874년에 등장하였다. 1876년 필라델피아 박람회에 출품된 레밍턴 타자기는 많은 사람의 시선을 끌었지만 그것을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타자기의 확산 속도는 매우 느려 1880년까지 팔린 타자기의 수는 단 5천 대에 불과하였다. 당시로만 해도 활자로 된 글은 오직 선전 광고뿐이었고 타자로 편지를 써서 보내는 것은 인격적 수준이 낮은 사람으로 분류되었기 때문이었다. 1880년대에 들어서면서 직장의 구체적인 일까지 산업화의 영향이 미치기 시작하면서 타자기의 판매율은 급속도로 증가하여 1888년에는 5만대의 타자기가 팔렸다. 타자기에 얽힌 다른 이야기는 QWERTY로 알려져 있는 자판의 배열순서이다. 레밍턴 터자기를 제작했던 숄즈(Christopher L. Sholes)는 처음에 자판을 알파벳 순으로 배열했다. 그는 글쇠들이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알파벳의 순서를 바꾸어 실험을 계속하다가 현재의 자판 배열을 확정하였다. 그 후 QWERTY보다 더욱 간편하고 효율적인 자판 배열이 여러 번 제안되었지만 기존의 자판 배열에 익숙한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지 못했다. 기존 관행의 견고함이나 교체 비용의 막대함이 기술적 우수성을 눌렀던 것이다. 최근에는 첨단 기술 제품에서 자주 나타나는 지배 디자인의 위력을 뜻하는 용어로 "QWERTY 경제학"이 사용되기도 한다. |
67. 전화의 발명 |
사람들의 일상 생활을 바꾸어 놓은 통신 수단 중 가장 획기적인 것은 전화였다. 전화의 기본 원리는 소리를 여러 가지 주파수의 전기 신호로 바꾸었다가 다시 원래의 소리처럼 들리도록 재생하는 것이다. 1831년 영국인 마이클 패러데이가 금속의 진동을 전기 신호로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냄으로써 전화의 이론적 기초가 마련되었다. 하지만 1861년까지는 아무도 이 원리를 이용하여 소리를 전송하진 못했다. 독일의 요한 필리프 라이스는 1876년 소리를 전기 신호로 바꾸었다가 다시 소리로 전환하는 간단한 기계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기계는 조잡해서 모든 영역의 주파수를 다 전송하지 못했고, 따라서 더 발전하지 못했다. 최초의 실용적인 전화는 미국의 엘리샤 그레이와 스코틀랜드 태생인 알렉산더 그레함 벨이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믿을 수 없게도 두 사람은 같은 날 특허출원을 냈는데, 벨이 그레이보다 두 시간 빨라서 벨에게 특허가 주어졌다. 최초의 전화 교환국은 1877년 코네티컷의 하트포드에 설치되었다. 최초로 교환국이 도시간에 연결된 것은 1883년 뉴욕, 보스턴 간이었다. 미국 외에서 최초로 교환국이 설치된 곳은 1879년 런던이었는데, 교환국에는 큰 스위치판과 그 앞에서 일하는 교환수가 있었다. 교환수는 결려오는 전화를 받고 수동으로 전화 받을 곳에 연결하였다. 동전을 넣는 공중 전화기는 1889년 하트포드의 월리엄 그레이의 특허이다. 그리고 최초의 다이얼식 전화는 1923년 프랑스의 안토니 바르네가 개발하였다. 이동 전화는 벨 전화 회사에서 개발되어 1924년 뉴욕 시경이 사용하였다. 1946년에는 최초의 상업적인 이동전화가 미주리 주의 세인트루이스에서 시작되었지만, 그 후 40년이 지나도록 일반화되지는 못했다. 1978년 벨 연구소는 미국 전화 전신 회사(AT & T)를 설립하고 지역을 육각형의 셀로 나누는 방식의 이동 전화 시스템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통화자가 탄 자동차가 한 영역에서 다른 영역으로 이동하면 자동 전환 시스템이 다른 셀로 방해 없이 부드럽게 연결해 주는 것이다. 이후 셀룰러 방식의 전화 시스템은 1981년 미국 전역에서 시행되었다. |
68. 전등의 발명 |
오늘날 우리의 생활에 편리하게 쓰이는 전등은 1879년 토마스 에디슨과 영국의 조셉 윌슨 스완 경에 의해 동시에 발명되었다. 그러나 전등의 역사는 좀 더 거슬러 올라간다. 1811년 험프리 데이비 경이 두 전극 사이의 방전에 의한 빛을 발견하면서부터 전등의 역사는 시작되었다. 파리의 콩코드 광장의 가로등으로 실험적으로 설치된 것은 아크등이었고, 미국과 유럽에서도 다양한 실험이 진행되었다. 그러나 아크등은 너무 빨리 타 버렸기 때문에 비실용적이었다. 이 문제는 적당한 전도체, 또는 필라멘트를 용기나 유리구 안에 필라멘트가 타지 않도록 산소 없이 집어넣는 방법을 고안함으로써 해결되었다. 스완은 최초로 전등을 개발했으나, 그 역시 전등 안을 진공으로 유지하는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했다.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은 에디슨이었다. 1879년 10월 21일 그는 40시간 동안 빛난 탄소 필라멘트 전등의 연구 결과를 직접 실험해 보였다. 1880년 말에는 1500시간을 견디는 16와트 전등을 만들었고, 이것을 시장에 내놓기 시작했다. 토마스 에디슨은 전기 기구의 역사상 가장 많은 발명을 한 발명가임을 스스로 입증했다. 1910년 제너럴 일렉트릭 회사의 윌리엄 데이비드 쿨리지는 전등의 수명을 크게 연장시킨 텅스텐 필라멘트를 발명하였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전등은 아르곤이 아트 전압이 낮은 관계로 보통 아르곤 85%와 질소 15%의 혼합 가스를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열손실을 감소시켜 효율을 좋게 하기 위해 필라멘트를 코일 모양으로 치밀하게 감아 사용하고 있다. |
69. 전자발견 |
원자(atom)의 어원은 "쪼개지지 않는다"는 뜻의 그리스어다.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원자는 단단한 당구공 같은 것이며,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물질의 최소 단위라고 믿었다. 1897년 영국의 조셉 톰슨은 원자 내부에 질량이 수소 원자의 1/1000 정도밖에 되지 않고 음의 전기를 띤 아주 작은 입자, 즉 전자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전자와 뒤이은 원자핵의 발견은 "원자핵 주변에서 전자가 어떻게 분포하는가?" 하는 원자 구조의 문제를 낳았다. 특히 닐스 보어의 원자 구조는 최외각 전자들의 분포를 통해 화학 결합의 원리, 주기율표에서 여러 물질들이 비슷한 특성을 보이는 이유 등을 이론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바탕이 되었다. 또한 전자의 발견은 양성자, 중성자, 중성미자, 양전자 등 수많은 소립자 발견의 신호탄이기도 했다. 이 소립자들을 통해 우리는 물질과 자연에 존재하는 여러 힘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 주변에서도 전자를 이용한 기술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전자는 입자-파동의 이중성을 가지는데, 특히 전자의 파동성에 기반한 전자현미경을 쓰면 물질 분자를 관찰할 수 있다. 또 TV의 음극관은 금속을 가열할 때 광전자가 방출되는 효과를 이용한 것이다. |
70. 영화의 등장 |
영화는 활동사진을 연속적으로 기록하는 것에서 비롯되었다. 프랑스 박물학자 마레(E.J. Marey)는 1888년에 권총형 사진기를 개량하여 감광판을 회전시켜 새의 잇따른 자세를 1초에 12회 촬영하였다. "연속기록사진장치"로 불린 마레의 카메라는 아직 완전하지는 않았지만 영화촬영기의 모든 원리를 내포하고 있었다. 미국의 발명가 에디슨은 1888년에 자신의 발명품인 축음기와 활동사진을 결합하여 1초에 48장의 사진을 찍는 활동사진 카메라를 만들었다. 키네토스코프(kinetoscope)라 불린 그의 영사기는 카메라로 찍은 음화를 양화로 만들어 구멍을 통해 직접 육안으로 들여다 볼 수 있게 설계되어 있었다. 영화가 처음 발명되었을 때 에디슨의 스튜디오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의 스튜디오에서 영화를 본 사람들은 입을 다물 줄 몰랐다. 영화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급증하자 미국 곳곳에서는 5센트만 내면 영화를 볼 수 있는 극장들이 번창하였다. 5센트 극장은 대중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스타를 키우는 일이나 화면을 크게 하는 일에 과감히 투자하였다. 이에 반해 에디슨은 흥미보다는 교육과 관련된 영화를 제작하였고, 스타나 화면과 같은 외형적인 것보다는 영사기의 성능을 개선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이러한 에디슨의 사업전략은 점점 소비자의 기호와 멀어지게 되어 에디슨은 "영화를 발명했지만 영화사업에서는 실패한 사람"이 되었다. |
71. 헤르츠에 의한 전자기파 확인 |
1860년대 초 맥스웰은 이전까지와는 약간 다른 방식을 이용해서 오늘날에도 전자기학의 뼈대가 되는 네 개의 맥스웰 방정식을 만들어 내었다. 맥스웰이 만들어낸 방정식들을 연립해서 풀면 파동 방정식이 나오는데 맥스웰은 그 파동의 속도를 계산해내었다. 계산 결과는 전자기파의 속도가 빛의 속도와 같다는 것이었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그는 전자기파가 존재한다고 예언하고, 빛은 전자기파의 일종이며 따라서 빛과 전자기파는 본질적으로 같은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맥스웰이 전자기파를 예언한 후, 1888년 독일의 물리학자 헤르츠는 이러한 전자기파가 존재하는 것을 실험적으로 증명하였다. 그는 전자기파를 발생시키는 장치(진동자)와 전자기파를 받는 장치(공진자)를 만들었다. 포물선 반사경을 사용하여 평행하게 진행하는 전자기파를 만들어 반사, 굴절, 회절, 간섭 등의 실험을 하여 전자기파와 빛이 같은 성질의 것임을 증명하였다. 이로써 맥스웰의 전자기파 방정식의 옮음이 증명되었다. 맥스웰의 전자기 이론과 그에 따른 헤르츠의 실험은 원격적인 중심력을 기초로 한 뉴튼적 자연관을 대신하여 전자기적 자연관이 과학사상에 새로이 등장하게 함으로써 자연 인식의 역사에 하나의 전환점을 형성하였다. |
72. 자동차 발견 |
자동차가 바퀴 이래 교통 수단의 역사상 가장 혁명적인 발명품이라는 견해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자동차의 기본 전제는 간단하다. 소나 말이 끄는 탈것을 하나 골라서 모터를 달아 스스로 달리는 수레로 만드는 것이다. 현대적인 자동차의 시조는 1771년 프랑스의 전쟁성 장관 니콜라스 조셉 컥넛이 만든 파르디에라고 하는 증기 동력의 삼륜차였다. 이 기계는 말이 끄는 것보다 느리고 운전하기도 힘들었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생산되지는 않았다. 역시 프랑스인인 앙드 볼르는 1873년 12인승 증기 자동차를 만들었다. 그러나 증기기관은 마차와 속도를 경쟁하기 위해 만들어진 자동차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실용적인 자동차의 발명이 있기까지는 실용적인 내연기관의 발명을 기다려야 했다. 1889년 독일의 고트리브 다임러와 빌헬름 메이바흐는 기념비적인 교통 수단을 탄생시켰다. 이 자동차는 1.5마력의 4단 변속과 2기통 휘발유 엔진으로 시속 16킬로미터를 달릴 수 있었다. 또 다른 독일인 카를 벤츠도 같은 해에 휘발유로 가는 차를 만들었다. 그러나 19세기의 휘발유 자동차는 유럽과 미국에서 생산된 진귀한 물건으로 단지 호기심의 대상일 뿐이었다. 최초로 대량 생산된 자동차는 1901년 미국의 랜섬 E. 올스가 개발한 커브드 대시 올스모실이었다. 현대적인 자동차를 대량으로 생산해 낼 수 있는 일괄 조립 라인은 미국 디트로이트의 헨리 포드의 작품이다. 그는 1896년부터 휘발유 자동차를 만들었다. 1908년 모델 T 자동차가 생산되기 시작한 이래 1927년 생산 중단할 때까지 1800만대가 넘는 자동차가 포드의 조립 라인을 빠져 나갔다. |
73. 에너지 보존의 법칙 성립 |
에너지 보존 법칙은 열, 전기, 자기, 빛, 역학적 에너지 등이 서로 형태만 바뀔 뿐, 그 총량은 일정하게 보존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전열기를 사용하면 전기 에너지가 소모되지만 이는 완전히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의 형태만 열로 바뀔 뿐이다. 또 이 열로 물을 끓여 수증기를 발생시키고 이 수증기로 터빈을 돌리면 열 에너지는 다시 역학적 에너지로 바뀐다. 에너지 보존 법칙은 따로따로 이해되던 열, 전기, 자기, 운동, 빛 등의 현상을 에너지라는 개념을 통해 통일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다. 사람들은 오랫동안 물체에 열을 가해 무엇인가를 하고 나면 그 열이 사라진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제임스 줄은 열이 역학적인 일로 바뀌고, 또 역학적 일은 열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실험으로 보여주었다. 이러한 실험을 통해 열, 전기, 역학적 일 등이 형태는 다르지만 본질적으로 같은 어떤 것, 즉 에너지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던 것이다. 한편 에너지 보존 법칙은 영구기관을 만들려는 오랜 꿈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밝혀 여러 사람들을 실망에 빠지게 만들기도 했다. 영구기관이란 한 번만 작동을 시켜주면 더 이상 외부에서 일을 해주지 않아도 그 작동이 영구히 지속되는, 따라서 연료 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 그런 장치를 말한다. |
74. X선의 발견 |
1879년에 영국의 크룩스(William Crooks)는 저압의 기체를 넣은 관에 고압의 전류를 흘리면서 알 수 없는 선이 음극으로부터 방사되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보통 직선으로 진행하며 자기장의 영향을 받으면 구부러졌다. 그는 이 선을 음극에서 방사되어 나오는 극히 작은 대전된 입자의 흐름이라고 생각하여 음극선(cathode ray)이라 불렀다. 1895년에 독일의 뢴트겐(Wilhelm von Röntgen)은 크룩스관을 이용하여 음극선을 금속에 부딪치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선이 방출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그는 그 선이 대단한 투과력을 가지고 있으며 불투명한 물체도 통과한다는 점을 알았다. 뢴트겐은 이 사실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자신의 처를 실험실로 불러 그녀의 손을 그 선으로 찍어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이 선이 발생하는 원인은 도무지 알 수 없어서 그는 X선이란 용어를 붙였다. 그간의 실험을 정리해 발표한 뢴트겐의 논문은 과학계, 의학계 및 일반인 사이에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다. X선은 인간이나 기계의 조직을 진단하기 위하여 의학계 및 산업계에서 널리 사용되었다. 뢴트겐은 1901년에 노벨 물리학상의 최초 수상자가 되는 영예를 안았다. 한편, X선이 발생하는 원인은 당시 과학계의 중심 과제로 떠올랐고 이에 관련된 많은 연구활동은 방사능과 방사성 원소의 발견으로 이어졌다. |
75. 무선통신의 등장 |
전신과 전화는 모두 통신 기술 시대의 도약을 가져온 큰 발명품들이다. 하지만 전파의 발견은 전신이나 전화보다도 더 큰 통신의 새 시대를 열었다. 전파를 발견한 것은 1887년 독일의 과학자 헤르쯔였다. 그러나 최초로 전파를 통신에 이용하여 한 사람은 귀리엘리모 마르코니였다. 1895년 마르코니는 이탈리아 볼로냐의 자기 집 근방에서 2.4킬로미터 떨어진 곳으로 무선 전파 신호를 보내는 데 성공했다. 1898년 유진 뒤크리테와 에르네스트 로제는 파리 시를 가로질러 무선 송신을 하였으며, 1899년 3월 28일에는 마르코니가 영국의 도버에서 프랑스의 위메레까지 50킬로미터를 지나는 무선 통신에 성공하였다. 마르코니는 이어 2년 뒤인 1901년 12월 12일, 영국의 폴두에서 뉴펀들랜드까지 무려 338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최초로 대륙간 무선 통신에 성공하였다. 1903년 마르코니가 메사추세츠의 사우드웰포리트에 호출부호 WOC인 송신국을 세웠을 때, 봉헌식에는 테오도어 루스벨트 대통령과 에드워드 7세 국왕의 축하 메시지 교환도 있었다. 1904년 마르코니는 최초의 선박, 해변간 통신 시스템인 커나드 증기선에 무선 통신을 설치했다. 이 시스템은 1912년 타이타닉호의 참사 등 여러 해난 사고에서 인명 구조에 절대적인 기여를 했다. 무선 통신은 그 후로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여 현재는 레이저에 의한 통신이 실용화 단계에 와 있다. 이러한 추세라면 앞으로의 무선 통신은 정보화 사회와 깊이 있게 맞물려 함께 시대를 선도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
76. 방사능 발견 |
방사능이란 물질 원자가 자발적으로 에너지를 방출하는 특성을 가리킨다. 1897년 앙리 베크렐은 우라늄 화합물에서 전에 본 적이 없는 강한 에너지가 저절로 방출되는 것을 발견했다. 곧이어 퀴리 부부는 우라늄 이외의 방사능 물질이 있음을 확인하고 이를 각각 폴로늄과 라듐으로 이름지었다. 방사능의 발견은 과학적인 면에서, 또 실용적인 면에서 중요한 결과를 낳았다. 먼저 물리학자들은 방사능 연구를 통해 방사선의 본질, 원자핵 변환에 관해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연구들은 본격적인 핵물리학 연구로 이어졌고, 마침내 원자탄의 원리가 되는 인공 연쇄 핵분열까지 가능하게 되었다. 오늘날 원자핵 에너지는 무기 제작에만 활용되는 것이 아니다. 핵 에너지는 화석 연료와 더불어 주요 에너지 공급원의 역할을 한다. 그에 따라 방사능 핵폐기물 등의 문제가 새로이 대두되기도 했다. 한편 방사능 물질들은 의학, 농업, 고고학 연구 등에도 이용되고 있다. 병원에서는 피부병과 항암 치료에 방사선을 이용한다. 방사능 동위 원소를 이용하면 유물의 연대기 측정이나 동·식물의 체내에서 일어나는 물질 대사를 추적할 수 있다. 또한 방사선을 품종개량이나 식품 보존에도 활용하고 있다. |
77. 인간의 혈액형 발견 |
19세기와 20세기에 걸쳐 의학은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외과는 수술기법과 관련된 어려운 문제들이 해결되면서 두드러지게 진보했다. 마취술과 수술부위의 감염을 막는 무균처리법이 발달하면서 수술의 성공률이 크게 높아진 것이다. 그러나 수술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출혈 문제는 해결해야 할 또다른 장벽이었다. 출혈이 심해지면 쇼크 등의 부작용이 생기고 심하면 목숨까지 잃게 된다. 출혈이 불가피하다면 그만큼의 혈액을 환자에게 공급해 주면 된다는 생각은 일찍부터 있었지만, 19세기까지의 수혈은 성공보다는 실패가 훨씬 많았다. 그 이유는 혈액형에 대한 이해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 문제를 해결한 사람은 1900년 ABO식 혈액형을 발견한 란트슈타이너(Karl Landsteiner, 1868-1943)였다. 사람의 혈액은 적혈구에 어떤 응집원이 있느냐에 따라 A, B, O, AB형으로 구분되는데, 각 혈액의 혈청에는 자기 것이 아닌 응집원에 대항하는 항체가 있어 다른 혈액형의 혈액과 만나면 응집반응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전 시기의 수혈에서 많은 실패를 경험한 것은 바로 다른 혈액형의 혈액을 제공하여 환자의 체내에서 응집반응이 일어났기 때문이었다. 란트슈타이너의 혈액형 발견 이후 수혈 때는 반드시 동일한 혈액형의 혈액을 이용하게 되었고, 그 결과 수혈의 안전성이 크게 높아졌다. 그 덕분에 심한 출혈을 하는 부상환자나 많은 출혈이 예상되는 대수술도 무사히 실시할 수 있게 되어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게 되었다. |
78. 플랑크의 양자가설 |
20세기의 전환기에 막스 플랑크는 양자 이론을 탄생시킴으로서 물리학의 근본 구조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플랑크가 양자를 발견한 배경에는 19세기 말 물리학자들을 괴롭힌 `흑체 복사(blackbody radiation)` 문제가 놓여 있었다. 그가 흑체 복사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그 문제가 근본적으로 중요하다는 단 한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용광로처럼 가열된 구멍에서 복사되는 빛은 밝은 황색에서부터 적색, 청백색 등의 여러 가지 스펙트럼을 발산한다. 1884년 스테판의 추론을 같은 해에 볼츠만이 이론적으로 설명한 온도와 복사에너지의 관계는 총에너지=σT4 라는 수식으로 나타낼 수 있다. 이때 총에너지는 단위 면적당 단위 시간에 흑체에서 복사되는 에너지이고 T는 절대온도이다. 복사열의 성질은 순전히 온도와 파장에 달려 있고 물체 자체의 성질과는 관계가 없다. 즉 고전 법칙에 의하면 모든 복사 에너지를 흡수한 물체의 복사라면 열과 빛은 자외선 파장에서 방출해야 한다. 플랑크는 여러 번의 실패 끝에 흑체 복사를 예측하는 공식을 만들었다. 여기에서 그는 에너지는 불연속적인 단위 또는 다발로 복사된다는 가정을 사용하였다. 즉 에너지는 길이나 무게와 같이 연속적으로 어떤 값이든지 다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플랑크 상수와 진동수를 곱한 만큼의 값만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이 이론은 E=hν 라는 식으로 나타낼 수 있다. 여기서 h는 플랑크 상수이고 ν는 진동수이다. 플랑크는 1900년 12월 양자에 관한 최초의 논문을 발표하여 양자물리학을 탄생시켰다. 1905년 아인슈타인은 양자설을 이용해 광전효과를 설명했고, 1913년 보어는 플랑크의 접근법이 담고 있는 폭넓은 의미를 원자모형에 이용해 원자 내부에서 전자가 양자화된 특정 궤도 상에서만 존재한다고 가정했다. |
79. 프로이트의 무의식의 심리학 |
"가장 기이하게 여겨지는 꿈이 가장 심오한 뜻을 내포하고 있다." 오스트리아의 지그문트 프로이드(Sigmund Freud, 1856∼1939)는 꿈이 `무의식으로 통하는 왕도`이며, 억압된 욕망이 꿈을 통해 상징적으로 나타난다고 주장하여 성욕과 같은 감추어진 인간의 욕망과 콤플렉스를 세상에 드러내었다. 그리고 이러한 욕망의 근원을 성기에 대한 부러움과 거세 공포라는 어린 시절의 경험으로 설명함으로써 인간의 심리 발달을 전생애적으로 보게 하였다. 프로이드는 이 주장을 아버지에 대한 적대감과 어머니에 대한 강한 애착을 나타내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Oedipus complex)`라는 용어로 집약하였다. 오스트리아 유태인 가정 출신인 프로이드는 의대를 졸업한 후 신경학자에서 정신 병리학자로 전환하면서 정신분석학을 창시하였다. 정신분석이라는 용어는 1896년 무렵 <히스테리 병인론>에서 처음으로 사용하였는데, 이 책에서 히스테리의 주된 원인이 성욕이라고 주장하여 의사회에서 사퇴하기까지 하였다. 고독한 연구 끝에 발간된 <꿈의 해석>(1900)에서 무의식 세계를 보임으로써 프로이드는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일부에서는 프로이드의 정신분석이론이 남성우월주의에 기반하고 있으며 무의식과 충동을 지나치게 강조하였다는 비판을 하고 있지만, 오늘날까지도 심리학, 정신의학, 문학, 예술, 법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하나의 사상으로까지 발전하였다고 할 수 있다. |
80. 진공관 발명 |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걸쳐 진행된 교통과 통신의 혁명은 산업과 생활 양식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특히 통신 분야는 마르코니가 1890년대에 발전시킨 무선통신의 상업화와 그 뒤를 이은 여러 발명, 특히 진공관에 의해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빠른 성장을 할 수 있었다. 진공관 발명의 역사는 `발명왕` 에디슨(Thomas Edison, 1847-1931)으로부터 시작한다. 1883년 그는 새로운 백열전등을 개량하는 일을 하면서, 전류가 전등의 탄소 필라멘트와 양전하된 금속판 사이의 진공 속을 흐른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그는 이 현상의 대단한 실용성을 예견하지 못하고 `에디슨 효과`라는 이름만을 붙인 채 전등을 개량하는 일에만 매달렸다. `에디슨 효과`에 주목하여 이극 진공관을 발명한 사람은 영국의 플레밍(John A. Fleming, 1849-1945)이었다. `플레밍 밸브`라 명명된 이 진공관은 흔히 다이오드라 불리기도 하는데 교류를 직류로 바꾸는 `정류 작용`을 한다. 진정한 전자시대를 연 삼극 진공관은 미국의 발명가 드 포리스트(Lee de Forest, 1873-1961)가 발명했다. 예일 대학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이극 진공관의 필라멘트와 금속판(양극) 사이에 제어 그리드를 삽입하여 삼극 진공관을 최초로 만들었는데, 이 장치는 신호의 `증폭`도 가능한 것이었다. 신호의 증폭이 가능해지자 통신 거리의 한계가 극복되었고, 텔레비전, 라디오 등에 응용되면서 방송 시대를 이끌어 내었다. 트랜지스터와 집적회로가 발명되기 이전까지 모든 전자제품에는 진공관이 사용되었다. |
81. 라이트 형제의 최초의 비행 |
하늘을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는 것은 고대의 신화나 설화에서부터 찾아볼 수 있는 인류의 오랜 꿈이자 숙원이었다. 이러한 꿈을 최초로 실현시킨 것은 1783년 프랑스의 몽골피에 형제에 의해 발명된 뜨거운 공기를 이용하는 기구(balloon)였다. 그러나 기구는 마음먹은 대로 방향을 바꾸기 힘들고 속도가 느리다는 등의 한계를 안고 있었다. 이 때문에 19세기의 발명가와 과학자들은 공기보다 무거운 탈것을 이용해 하늘을 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그러나 단순한 상상의 수준을 넘어 `조종이 가능한 동력 비행기`를 실제로 만드는 것에는 숱한 어려움이 도사리고 있었다. 이 문제를 결국 해결한 이들이 미국의 윌버 라이트(1867-1912)와 오빌 라이트(1871-1948) 형제였다. 독일의 발명가인 오토 릴리엔탈의 실험 기사를 읽고 비행에 관심을 갖게 된 그들은 1896년부터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하였고, 1903년 12월 17일에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키티 호크에서 최초의 동력 비행을 성공시켰다. 라이트 형제의 발명은 곧 유럽으로 건너가 주목을 끌었다. 특히 1909년에 프랑스의 루이 블레리오가 자신이 만든 비행기로 영국 해협 횡단을 성공시킨 것이 계기가 되어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되자, 이내 승객과 화물을 실어나르는 상용 비행이 생겨났다. 본격적인 항공 시대가 시작된 것이었다. |
82. 상대성 이론 등장 |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이전에는 시간과 공간은 서로 독립적이고, 이 둘은 원래부터 우주에 존재했고 앞으로도 똑같이 존재할 것이라고 믿었다. 또 질량을 가진 물체는 시간이나 공간에 독립적으로 존재하고 물체들 사이에는 중력법칙에 따르는 인력이 존재한다고 믿었다. 고전 물리학은 이러한 믿음을 바탕으로 했고, 천체나 대포알 같은 거시 세계의 운동을 성공적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상대성 이론은 시간과 공간에 대한 인간의 인식을 완전히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시간과 공간의 근원은 관측자 자신에게 있고, `3차원 공간과 시간`이 아니라 시간과 공간이 서로 연관을 맺고 있는 4차원 시공간을 형성한다. 이러한 상대성 이론의 여러 개념들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왜냐하면 인간의 일상이 이루어지는 거시세계에서는 4차원 시공간의 효과가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상대성 이론의 큰 매력은 여러 물리 법칙을 간단명료하게 정리해 준다는 데 있다. 시간과 공간의 물리적 근원에 대해 설명할 뿐 아니라, 우주 팽창같은 거시 현상에서 극미의 원자 세계를 아우르는 통일된 이해 방식을 제공한다. 이런 이론은 매우 추상적으로 보이지만, 원자탄이 터질 때 나오는 에너지의 양과 같은 실질적인 문제에도 응용된다. |
83. 라디오 방송의 시작 |
인간의 말소리를 전파에 실어보낸다는 생각은 마르코니에 의해 무선 전신이 상용화된 후 여러 과학자와 공학자들의 꿈이었다. 단순히 모스 부호를 통해 통신을 하는 것보다는 인간의 음성을 그대로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로 매력적인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꿈을 달성한 것이 바로 벨에 의한 전화의 실용화와 라디오 방송의 실용화였다. 라디오 방송은 1906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미국 매사추세츠주 브랜트로크의 해변에 위치한 연구소에서 물리학자 겸 발명가였던 레지날드 페센덴에 의해 시작되었다. 라디오 방송은 전파를 스파크에 의존하지 않고 연속적으로 발생시킬 수 있는 연속파(continuous wave) 기술과 전파를 증폭할 수 있는 삼극 진공관이 발명되면서 가능해졌다. 이 두 기술은 20세기 초반에 이루어진 기술적 성과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 중의 하나였다. 1906년의 역사적인 첫 방송이 있은 후 여러 해 동안 라디오 방송은 고작 무선 통신의 한 분야에 머물고 있었다. 하지만 1920년 11월 2일 KDKA 방송국에서 최초의 상업 방송이 시작되면서 비로소 세상은 급격하게 바뀌기 시작했다. 라디오는 사람들의 귀와 상상력을 사로잡았고 지방 문화를 변화시켰으며 가정을 비롯한 주요한 삶의 터전에서 새로운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켰다. 이후 라디오 방송은 화상을 함께 전하는 텔레비전의 강력한 도전에 직면했으나, 여전히 인류의 주요한 문화이자 대중 매체로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
84. 모건의 초파리 돌연변이 실험 |
1910년 미국 컬럼비아 대학의 한 실험실에서 흰눈을 가진 수컷 초파리 한 마리가 태어났다. 당시에는 돋보기로 보아야 겨우 구분이 가능한 이 초파리의 탄생이 무슨 의미를 갖고 있는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유전학은 발생학 연구의 한 갈래 정도로만 인식되어 모건조차 발생과정의 돌연변이를 연구하기 위해 초파리를 도입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초파리를 키울 빈 우유병과 먹이인 바나나가 뒹구는 모건(Thomas Hunt Morgan, 1866∼1945)의 실험실에서는 날마다 새로운 돌연변이 초파리가 탄생하였고, 모건은 암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여러 돌연변이를 성을 결정하는 염색체와 흰눈 유전자와의 연관으로 설명하였다. 모건은 그해 유전자가 염색체에 존재한다는 `염색체이론(Chromosome theory)`을 <사이언스> 지에 3페이지 짜리 논문으로 발표하였다. 염색체 속에 유전자가 있다는 것이 밝혀지자 이후 유전학 연구는 염색체의 구조와 복제에 집중되었으며, 결국 DNA 구조 발견으로 이어지는 현대 생물학의 혁명이 시작되었다. 성 연관 돌연변이 초파리가 발견되자 모건은 제자인 스터트반트(Sturtevant)와 함께 염색체 상의 유전자들의 상대적 위치를 나타내는 유전자 지도를 만들었다. 오늘날 유전자 연구에서 사용하는 유전자 지도가 바로 그것이며 이 업적을 기려 유전자의 상대적 거리를 나타내는 단위를 모건이라 부른다. `파리 방`이라 불린 당시 모건의 연구실에서 연구하던 스터트반트와 뮬러(Muller), 브리지(Bridges)는 현대 유전학을 이끌어갔다. 모건은 염색체 이론 정립의 공으로 1945년 유전학자로는 최초로 노벨 생리 의학상을 받았다. |
85. 초전도 현상의 발견 |
초전도 현상은 어떤 조건 하에서 도체의 전기 저항이 0이 되는 현상으로, 1911년 카메를링 오네스에 의해 발견되었다. 저항이 없는 초전도체는 전류가 흘러도 열을 전혀 발생시키지 않는다. 초전도체를 이용하면 적은 에너지로도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백금, 구리같이 전도성이 큰 도체도 저항이 0은 아니기 때문에, 이를 이용한 현재의 송전에서는 에너지 손실을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초전도체를 송전에 이용한다면 아무리 먼 곳이라도 에너지 손실 전혀 없이 전기를 보낼 수 있다. 또 초전도체로 전자석을 만들면 작은 양의 전기로도 강한 자기장을 얻을 수 있다. 철로에 전자석, 기차 바닥에는 초전도 코일을 장착하면 한 번의 전류 공급으로도 충분히 강한 자기장을 만들어 기차가 뜨게 할 수 있다. 기차가 뜨면 선로와의 마찰이 없으므로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는데, 이것이 자기부상 열차의 원리다. 문제는 초전도 현상이 주로 -256∼-245℃ 정도의 극저온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런데 1986년, -260℃에서 초전도 현상이 관찰되었고 그후 -175℃까지 임계온도가 올라갔다. 이러한 고온 초전도체에 관한 연구 덕분에 초전도 현상을 현실에 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
86. 대륙 이동설 등장 |
대륙이동설은 독일의 기상학자인 알프레드 베게너(Alfred Wegener, 1880∼1930)가 1912년 경에 제안한 가설이다. 그것은 당시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기발한 세계상을 그려내고 있다. 그에 의하면, 아메리카 대륙과 아프리카, 유럽 대륙은 원래 하나의 거대한 대륙이었다. 이 초대륙을 판게아라고 하고 북쪽을 러시아 대륙, 남쪽을 곤드와나라고 부른다. 뿐만 아니라 대륙이동설은 인도, 오스트레일리아, 남극 등의 대륙까지도 연결되어 있었다고 주장한다. 즉, 전세계는 하나의 거대 대륙과 그것을 둘러싼 바다로 이루어져 있었지만 오랜 세월이 흐르는 동안 분열하여 현재의 세계가 만들어졌다는 것이 바로 대륙이동설이다. 현재 세계지도를 잘 보면 남아메리카 대륙 북부의 동쪽의 돌출부와 아프리카 대륙 적도 부근의 움푹 들어간 부분은 이상할 정도로 유사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베게너는 이것에 착안하여 대담한 새로운 설을 제창한 것이다. 마치 그림 맞추기 퍼즐과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당시에 그는 대륙이동설에 대한 확실한 증거를 찾아내지 못하였다. 남미, 아프리카 양 대륙에서 동일한 종류의 고대 생물의 화석이 발견되었다는 것 등으로 이것이 대륙이 연결되었던 증거라고 그는 주장하였다. 그러나 그것도 결국은 결정적인 것이 되지 못하고 끝나 버렸다. 대륙이동설은 1920년대 말까지 활발하게 논의되었지만 그 후 1930년대에는 거의 잊혀졌다가 고지자기학(古地磁氣學)의 덕분으로 1950년 말에 새롭게 되살아나 오늘에 이르고 있다. |
87. 냉장술의 발달 |
19세기 중엽부터 기계적 냉장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면서 각 기업들은 경쟁적으로 냉장고 사업에 뛰어들었고 1920년대에는 가정용 냉장고가 시판되기에 이르렀다. 당시의 가정용 냉장고는 가스 흡수식과 전기 압축식이라는 두 가지 형태를 띠고 있었다. 전기 압축식에서는 압축기라는 별도의 전기 펌프가 냉매의 기화와 응고를 조절하였던 반면, 가스 흡수식은 냉매가 가스 불꽃에 의해 가열되고 물에 흡수되면서 농축되는 매우 간단한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압축기로 인하여 윙윙하는 소리가 심하게 났던 전기 냉장고에 비해 가스 냉장고는 매우 조용하였고, 가스 흡수식에는 작동 부품이 거의 없어서 작동 비용도 저렴하였으며 유지 및 정비도 용이하였다. 이처럼 가스 흡수식이 매우 간단하고 편리한 기술인데도 불구하고 전기 압축식이 냉장고 시장을 석권한 것은 무슨 까닭일까? 제너럴 일렉트릭이나 웨스팅하우스와 같은 대기업으로 대표되는 충분한 자본을 바탕으로 전기 냉장고 제조업체들은 냉장고의 개발에 막대한 물적·인적 자원을 투자하였으며 적극적이고 기발한 광고 및 판촉 활동을 벌였다. 반면 가스 냉장고 제조업체들은 대부분 중소기업이어서 막대한 개발비를 적시에 공급하지 못했고, 도중에 사업을 포기하는 업체가 많아서 건전한 경쟁이 유발되지 않았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등장한 전기 압축식은 지금도 지배적인 냉장고 패러다임으로 군림하고 있다. |
88. 텔레비전의 개발 |
움직이는 영상을 전자기파를 이용해 먼 곳으로 전송하는 아이디어는 19세기부터 이론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고, 정지 화상을 전송하는 장치는 실제로 제작되었다. 움직이는 영상을 전기 신호로 바꾸는 데는 셀레늄의 성질이 이용되었다. 셀레늄은 1817년에 발견된 화학 원소로, 사진에서 은 화합물이 빛에 민감하듯이 이 물질의 전기 저항은 빛에 민감하게 변한다. 1884년에는 독일의 파울 니프코브가 영상을 여러 가지 강도의 평행한 선으로 바꾸는 방법을 발전시켰다. 초기의 텔레비전은 영상을 셀레늄 셀을 통하여 기록하고 전송하는 과정이었다. 러시아 태생의 미국인 블라디미르 코스마 조르킨이 1924년에 발명한 이코노스코프도 텔레비전의 발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스코프는 영상을 캐소드 튜브의 광전지 셀에 투사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면 셀에서는 빛의 세기에 비례하는 전류가 발생하는데, 이것을 주사하면 비디오 신호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의 이코노스코프는 요즘 볼 수 있는 텔레비전 수상관의 직접적인 조상이다. 니프코브의 발견을 기초로 한 여러 가지 실험이 있었지만, 최초의 실용적인 텔레비전을 만든 것은 스코틀랜드의 기술자 존 로지 베이드였다. 그는 1923년 주사선이 8개인 텔레비전의 특허를 얻었고, 1926년에는 송수신기를 선보였다. 이것은 최초의 영국 공영 방송에 사용되었다. 1927년 벨 전화 회사는 전화선을 이용하여 워싱턴에서 뉴욕으로 미국 최초의 텔레비전 방송을 하였다. 1928년 베이드는 단파를 이용하여 런던에서 뉴욕으로 최초의 대서양 횡단 방송을 하였다. 영국 방송사는 1930년 베이드의 텔레비전이 개선되어 시장에 나오자 정기적인 텔레비전 방송을 시작했다. 베이드의 발명은 즉각 상업적으로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1939년까지는 영국에서 2만 명이 텔레비전을 시청하게 되었다. 프랑스에서는 1935년 에펠탑 위에 텔레비젼 송신기가 설치되었고, 미국에서는 1936년 RCA가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옥상에 송신소를 설치하였다. 그러나 2차대전으로 인해 텔레비전의 보급이 늦어져, 온 가정에 텔레비전이 보급되기 시작한 것은 1940년대 후반과 1950년대 초반에 이르러서였다. |
89. 양자역학의 성립 |
미시 세계의 소립자들은 입자-파동의 이중성을 띠고 있으며, 에너지는 양자화되어 불연속적인 값만 가질 수 있다. 슈뢰딩거(Erwin Schrödinger, 1887~1961)가 체계화시킨 양자역학은 이러한 대상의 운동을 기술하는 이론이다. 이는 우리에게 미시 세계를 이해할 이론적 틀을 제공하는 동시에 우리가 오랫동안 믿어온 생각을 수정하게 만들었다. 고전역학의 체계에서는 운동방정식을 알면 그 물체의 과거와 미래를 정확하고 결정적으로 기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가 어떤 속도로 어떤 조건에서 출발했는지 알면, 어느 시각에 어디를 지나게 될 지 정확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양자역학에 따르면 우리는 파동방정식을 풀더라도 특정한 시각에 특정한 위치에서 소립자를 관찰할 확률만을 알 수 있을 뿐이다. 우리가 관찰을 시도한다 해도, 불확정성 원리에 의해 입자의 운동량과 위치를 동시에 정확하게 측정할 수는 없다. 또한 양자역학에서 물질의 본성은 관찰 방법에 의존한다. 즉 빛과 입자는 입자-파동 이중성을 가지지만, 현실에서는 관찰 방법에 따라 입자나 파동 중 한가지로만 나타난다. 이와 같은 양자역학의 결론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양자역학을 통해 우리는 미시 세계를 이해하고 이용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원자핵 에너지나 반도체의 전기적 성질에 관한 연구이다. |
90. 플레밍의 페니실린 발견 |
약은 인류가 숙명적으로 받아들여왔던 질병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 탄생한 귀중한 산물이다.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20세기에 앞다투어 쏟아져 나온 수많은 약들 중에서도 페니실린은 단연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고 희망을 안겨 준 `기적의 약`이라고 불린다. 페니실린은 영국의 세균학자 플레밍(Alexander Fleming, 1881-1955)이 우연히 발견하였다. 1928년, 그는 포도상구균 계통의 화농균을 배양하다가 우연히 한 개의 배양접시에서 세균무리가 죽어있는 것을 발견하고, 이는 배양접시에 곰팡이가 자라면서 세균이 자라지 못한 결과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플레밍은 실험 끝에 페니실리움속에 속하는 곰팡이가 생산하는 물질이 여러 종류의 세균에 대해 항균작용을 나타냄을 확인하고 이 물질에 페니실린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몇 년뒤 플로리(Howard Walter Florey, 1898-1968)와 체인(Ernst Boris Chain, 1906-1979)은 페니실린을 정제하여 결정 형태로 생산하였으며, 몇 차례의 동물실험을 통해 페니실린의 강력한 항균작용을 입증하였다. 이후 대량생산되기 시작한 페니실린은 2차대전 때 상처의 염증으로 전장의 이슬로 사라질 운명에 처했던 수많은 부상병들의 생명을 구해냈다. 페니실린의 개발로 인류는 항생제의 시대를 열었고 세균과의 싸움에서 강력한 무기를 얻게 되었다. |
91. 우주의 팽창 발견 |
오랫동안 사람들은 우주를 질서정연하고 안정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득한 고대부터 지금까지 별들은 늘 그 자리에 그 모습대로 있었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던 것이다. 이 믿음은 너무나 강해서 알버트 아인슈타인같은 물리학자도 `우주상수`를 도입하는 실수를 할 정도였다. 그는 일반 상대성 이론을 바탕으로 한 우주론에서 우주가 팽창한다는 결론이 나자, 그럴 리 없다며 우주가 팽창하지 않도록 우주상수를 도입했던 것이다. 그러나 다른 많은 학자들이 팽창 우주론을 주장했다. 마침내 1929년 에드윈 허블이 관측을 통해 증거를 찾아내자 아인슈타인도 자기의 실수를 인정하고 말았다.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면 먼 과거에는 지금보다 별들이 더 가까이 있었고 더 거슬러 올라가면 거의 한 점에 모여 있었을 것이다. 우주의 시작, 즉 시간의 시작이 있음을 뜻하는 이 이론이 바로 빅뱅이론이다. 그렇다면 우주의 미래는 어떨까? 우주는 무한히 계속 팽창할까? 아니면 대파국이론이 주장하는 대로 언젠가는 팽창을 멈추고 수축하여 다시 한 점으로 모일까?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대파국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한다. 팽창우주론 연구는 근본물질에 대한 이해, 자연에 존재하는 여러 힘들에 대한 이해를 한차원 높여 주었다. |
92. 입자가속기 건설 |
입자가속기는 입자를 높은 속도 또는 에너지를 갖도록 가속하는 장치이다. 가속기 건설은 자연 상태보다 고에너지 입자를 보다 더 많이 얻을 수 있다는 것에서 비롯되었다. 또 자연방사능 원소에서 얻는 입자는 전자, 감마선, 알파 입자에 한정되어 있고, 양성자와 중성자가 1932년 이후로 점점 더 중요해져 가고 있다는 것에도 이유가 있다. 러더퍼드의 실험 이후에 입자의 가속이 핵변환에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 확실해졌다. 최초의 가속기는 미국에서 1925년경 만들어졌다. 가속기는 가속시키는 입자가 전자인지 양성자인지, 또는 다른 입자인지에 따라 구별하기도 한다. 양성자 가속기의 대표적인 예는 미국 페르미연구소의 테바트론을 들 수 있다. 테바트론은 1983년에 가속빔의 에너지를 1TeV로 증가시켰으며, 86년에는 양성자-반양성자 충돌형 가속기로 개조하여 충돌에너지를 2TeV로 증가시켜 운영하고 있다. 페르미 가속기 연구소는 이를 이용하여 여섯 종류의 쿼크 중 아직 실체를 확인하지 못한 톱쿼크를 찾는 노력을 게속하고 있다. 우주를 이해하고 또 입자들의 본성을 이해하기 위하여 물리학자들은 입자들을 더 강하게 충돌시켜 높은 에너지 상태에서 입자들을 연구하려고 한다. 이 중의 하나는 힉스보존을 찾아내는 일이다. 미국의 초전도 수퍼 충돌기[Superconducting Super Collider] 프로젝트는 취소되었고, 현재로서는 유럽의 대형 하드론 충돌기[Large Hardron Collider]가 최선의 방법이다. LHC 프로젝트에는 45개국의 4,000명의 과학자와 공학자가 참가한다. 클린턴 대통령의 과학자문은 이것은 공전의 국제적인 협동작업이라고 언급했다. |
93. 컴퓨터 발명 |
인류는 오랜 옛날부터 계산을 편리하게 해주는 다양한 도구들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17세기의 과학자 파스칼이 최초의 계산기를 발명하게 되는데, 이것이 현대적인 의미에서의 컴퓨터의 시조이다. 파스칼의 계산기는 주판과 그 원리가 비슷했지만, 톱니바퀴 열에 의해 수학적 조작을 했다는 점이 근본적인 차이이다. 그러다가 19세기 말에 타자기가 개발되자 계산기도 그 영향을 받아 자판을 붙여 제작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제작된 것이 펠트가 1887년 시장에 내놓은 자판형의 `컴프토미터`였다. 컴퓨터의 개발에 획기적인 계기가 마련된 것은 정보 처리 능력을 갖춘 기계를 제작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였다. 이것은 원래 19세기 초의 배버지라는 사람이 처음 고안한 아이디어인데, 1930년에 아이킨이라는 미국인에 의해 재발견된다. 아이킨은 배버지의 기계식 대신 전기 기계식의 방식을 도입하여 실용화에 성공을 거두었을 뿐 아니라, 이를 펀치 카드 원리 체계와 결합함으로써 현대식 컴퓨터의 원형을 개발하기에 이른다. 이후 컴퓨터는 하버드 마크Ⅰ, 에니악과 유니박, 집적 회로 등의 발명으로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것은 여러 개의 트랜지스터를 단일 결정에 연결 회로와 함께 집어넣은 것으로서 이후 반도체 기술은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였다. |
94. 원자로 건설 |
우라늄 핵과 같이 핵분열이 가능한 물질에 중성자가 충돌했을 때 물질은 붕괴하여 2개의 서로 다른 원자를 생성하고 많은 열을 생성한다. 이를 핵분열 과정이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중성자들이 새로 발생하게 되고, 이들 중성자는 다른 원자들이 연쇄적으로 분열하도록 할 수 있다. 원자로의 기본 원리는 원자폭탄과 같다. 다른 점은 원자폭탄의 경우 이러한 연쇄 반응이 제어되지 않는 반면, 원자로의 경우에는 그것이 매우 조심스럽게 제어된다는 것이다. 핵분열 과정에서는 엄청난 양의 열이 발생한다. 1파운드(0.45kg)의 우라늄이 핵분열을 할 때 생성되는 열은 석탄 1,500t을 태우는 것과 맞먹는다. 이러한 현상은 주로 전력 생산을 위한 원자로에서 많은 양의 열을 생산하는 데 이용된다. 최초의 원자로는 이탈리아의 물리학자 페르미에 의해 건설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국에서는 원자폭탄 제조계획인 소위 `맨해튼 계획`이 수립되었다. 그리고 맨해튼 계획의 일환으로 1942년에 엔리코 페르미가 이끄는 물리학자 팀이 시카고 대학교의 스태그 경기장 콘크리트 관중석의 지하에 세계 최초의 원자로인 `시카고 파일`을 제작한 것이다. 그 후 1954년에는 소련에서 최초로 실용 원자력 발전소가 건설되었고, 그에 뒤이어 영국과 미국에 공업적 규모의 원자력 발전소가 건설되었다. |
95. 최초의 원자탄 폭발 |
1905년 아인슈타인이 질량-에너지 등가법칙(E=mc2)에 의해 예언한 원자폭탄은 독일의 한과 슈트라스만이 연쇄반응을 발견하고, 페르미가 미국 시카고대학 축구장 지하의 비밀 실험장에서 세계 최초의 원자로를 만듦으로써 가시화되었다. 급기야 `맨해턴 계획`을 통해 미국이 1945년 7월 16일 네바다의 한 사막에서 핵폭발 실험에 성공하자 새로운 `프로메테우스의 불`이 인류의 손에 쥐어지게 되었다. 1950년대에 들어서 `평화를 위한 원자력(atom for peace)`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세계 각국은 원자력 발전이라는 전혀 새로운 형태의 발전소를 대거 건설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발전량의 거의 50%를 원자력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원자력 발전은 이산화탄소의 발생량을 줄이는 효과는 있지만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치명적인 핵폐기물 때문에 인류에게는 여전히 위협적인 존재로 남아있다. 더욱이 1945년 8월 6일 원자폭탄이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짐으로써 인류는 전혀 새로운 위험에 직면하게 되었다. 전쟁에서 군인은 물론 민간인도 무차별적으로 살상하게 되었으며, 방사능으로 인해 유전적 변이가 생겨 부모 세대의 전쟁의 상처가 그 자손들에게까지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이후 지속된 핵무기 경쟁으로 인간은 지구를 70번이나 초토화시킬 수 있는 파괴력을 가지게 되었다. 전면적인 핵전쟁이 발발하면 인간도 한 때 지구를 지배하다 멸종한 공룡의 전철을 밟게 될지도 모른다. |
96. DNA구조 규명 |
한 생물체가 지니는 모든 형질을 다음 세대에 물려주는 유전현상에 대해 처음으로 체계적인 연구를 진행한 사람은 멘델이었으나 그의 연구결과는 다른 학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30여 년이 지난 1900년 몇 명의 학자들에 의해 멘델의 연구가 재발견됨으로써 유전은 생물학계의 중심적인 탐구주제가 되었다. 이후 50여 년의 연구를 통해 유전자가 DNA라는 사실이 입증되었고, 이에 따라 일군의 학자들이 DNA의 구조와 기능을 밝히는데 주력하였다. 그 결과 1953년 케임브리지대학 캐번디시연구소의 왓슨과 크릭에 의해 DNA가 염기들의 상보적 결합으로 이루어진 이중나선 구조라는 사실이 밝혀지게 되었다. 왓슨과 크릭의 발견은 단순히 DNA의 구조를 보여주는데 그치지 않고 다음 세대에 유전자를 전달하기 위해서 필요한 DNA의 복제 기제까지 이해할 수 있게 만들었다. 생물이 한 개체 또는 한 종으로서 나타내는 형질들을 결정하는 유전자의 실체가 규명되고, 크릭이 분자생물학의 중심원리라 부른 `DNA의 유전정보는 RNA를 거쳐 단백질로 발현된다`는 사실이 확립되면서 생물학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분자생물학이라는 분야가 새로이 탄생하였으며, 이후 DNA를 조작할 수 있게 되면서 생명공학의 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다. |
97. 최초의 인공위성 발사 |
1957년 10월 4일에 소련이 쏘아 올린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는 미국에 커다란 충격을 안겨 주었다. 과학 기술의 우위를 믿고 있었던 미국으로서는 미사일 격차라는 참담한 현실을 수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같은 해 11월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대통령 직속으로 과학기술 특별 보좌관을 임명하고 기존의 과학 자문 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격상시켰다. 또한, 1958년에는 연방 과학 기술 회의가 설립되어 산업계, 행정부, 대학의 핵심 인물들이 과학 기술 정책의 주요 이슈를 토론하게 되었다. 이러한 기구들은 소련과의 미사일 격차를 줄이고 더 나아가 소련을 추월하기 위한 항공 우주 기술의 개발을 크게 고무시켰다. 스푸트니크의 충격은 미국이 과학 교육 체제를 정비하는 계기로도 활용되었다. 미국의 많은 언론들은 소련에 뒤진 주된 이유를 미국의 체계적이지 못한 과학 교육에서 찾았고 급기야 미국 의회는 1958년에 국가 방위 교육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률을 통하여 미국 정부는 과학교육의 진흥을 위하여 10억 달러라는 거금을 지출하였다. 그 결과 고등 교육 기관에 입학한 학생의 수는 1957년에 300만 명 정도에 불과했던 것이 1968년에는 700만 명 정도로 급격히 증가하였다. 또한, 초등 교육 기관에서 고등 교육 기관에 이르는 전 교육 과정에서 과학 교과목의 중요성이 강조되었고 교과 과정을 개편하기 위한 노력이 잇따랐다. |
98. 인류의 달 착륙 |
1958년 소련이 지구 둘레의 궤도를 선회하는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 성공시키며 우주 경쟁 시대를 선포하자, 이에 자극 받은 미국의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60년대가 지나기 전에 인간을 달에 착륙시킨 후 무사히 귀환시키겠다는 약속을 내걸었다. 1969년 7월 20일 미국 동부 시간으로 오후 4시 17분, 인류 역사상 최초로 유인 달착륙선 이글호가 달에 착륙했다. 미국 우주선 아폴로 11호의 사령선에서 떨어져 나온 이글 호는 선장 닐 암스트롱과 조종사 에드윈 앨드린에 의해 달 표면의 `고요의 바다`에 무사히 착륙했다. 오후 10시 56분 암스트롱은 4개의 연동 바퀴가 달린 착륙선의 문을 열고, 황량하고 가루처럼 흙이 뒤덮힌 달 표면 위에 조심스레 첫발을 내디뎠다. 인류가 달나라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이었다. 암스트롱은 텔레비전을 통해 이 장면을 시청하고 있던 약 6억 명의 지구인들에게 "오늘 나는 나의 자그마한 발걸음을 내디뎠을 뿐이지만 전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라고 말했다. 마이클 콜린스가 사령선을 타고 달 주위를 궤도 비행하고 있는 동안 19분 후에 조종사 앨드린이 암스트롱과 합류했다. 그는 물 한 줄기, 공기 한 줌도 없는 `고요의 바다`의 달 표면에 내디디며 `장엄하고 황량한` 기분을 표현했다.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성공은 1971년 화성 궤도로 발사된 마리너 9호, 1976년 무인 우주선 바이킹 1호에 의한 화성 탐사를 촉진시킴으로써 우주의 보다 먼 곳에 대한 탐사를 활발하게 했으며, 영구히 궤도를 도는 우주 정거장을 경유하여 지구와 달 사이에서 인간과 장비를 운반하는 스페이스 셔틀 체제의 개발을 구상하게 했다. 실제 셔틀 체제가 구축되면 달이나 기타 행성을 거주지로 삼거나 태양계 밖으로의 우주 탐사 여행이 더 이상 공상과학소설 속의 이야기가 아닌 현실로 가능해 질 것이다. |
99. 시험관 아기 탄생 |
1978년 7월 25일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어머니의 몸밖에서 수정된 아기가 태어났다. 어머니의 난자와 아버지의 정자가 시험관에서 수정되었다고 해서 `시험관 아기`라 불린 루이스 브라운은 현대 의학의 기적이라는 칭송을 받으며 세계적인 주목을 끌었다. 결혼한 부부 10쌍 가운데 보통 1쌍은 아기를 갖지 못하고 있다. 불임의 원인으로는 우선 정자의 수와 운동성이 정상, 즉 1ml 안에 2천만 개 이상이어야 하고 이 가운데 60% 이상이 운동능력이 있는 것에 미치지 못할 때를 들 수 있다. 정자가 정상이더라도 남성이나 여성 어느 쪽의 문제로 난자가 생성되는 나팔관까지 가지 못하면 수정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정자를 가느다란 관으로 여성의 자궁에 주입하는 인공수정이나, 정자와 난자를 나팔관 끝 부분에 넣어 수정을 유도하는 나팔관수정이 발달되었다. 그러나 이것도 나팔관으로 가는 길이 막혀 있거나 나팔관이 아예 없는 경우에는 무용지물이다. 시험관 아기는 이런 경우에 정자와 난자를 2∼3일 동안 아예 시험관에서 키워 수정시킨 후 어머니의 자궁에 직접 주입하는 방법이다. 생명의 수정이 시험관 속에서 이루어졌다는 의미에서 엄청난 충격을 준 것이다. 이후 최초의 시험관 아기 루이스 브라운은 어머니의 몸 속에서 자라 제왕절개로 세상에 나왔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1998년 그녀는 어엿한 숙녀로 언론에 나와 유치원 보모나 간호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이야기했다. 우리 나라도 1985년 서울대병원에서 처음 시험관 아기가 탄생하였으며 세계적으로 20여 년 동안 약 30만여 명이 시험관 아기로 탄생하였다. |
100. 복제양 돌리 탄생 |
영국 로슬린 연구소의 이안 읠머트 박사와 케이스 켐벨 박사는 성장한 양을 복제시키는데 성공해 그 결과를 1997년 2월 27일자 <네이처> 지에 게재했다. 1930년대 독일의 발생학자 스페만이 핵 속에 생명체 형성을 위한 모든 정보가 들어 있다고 주장한 이래 복제에 대한 연구는 꾸준히 진행되어 개구리나 소, 양 등을 복제해 왔다. 그러나 윌머트 박사팀의 복제는 발생초기의 수정란을 나누는 기존의 복제와는 달리 다 자란 양의 체세포를 이용한 것이어서 더욱 충격적이었다. 만화에서나 있을 법한 이야기였던 나와 똑같은 사람을 만드는 일이 가능해진 것이다. 성급한 언론들은 누구를 먼저 복제할 것인지에 대한 인기투표까지 하는 웃지 못할 일까지 생겼다. 윌머트 박사는 6살된 양의 유방으로부터 얻은 유선 세포를 배양하고 이로부터 핵을 추출한 뒤 미리 핵이 제거된 미수정란에 이식했다. 이때 다 자란 세포에서는 수정란 세포를 발생시키는 유전 정보가 발현되지 않으므로 체세포 핵의 세포분열주기와 핵을 받을 난자의 주기를 맞추는 과정이 중요하다. 수정란은 대리모 자궁에 이식되어 돌리(Dolly)라는 복제양으로 태어났다. 윌머트 박사의 성공 이후 전세계적으로 복제 연구가 붐을 이루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복제소가 탄생하였다. 또한 인간의 체세포를 복제하여 여벌의 장기를 만들어내어 필요할 때 이식한다는 연구도 시작되었다. 그러나 인간을 대상으로 한 복제연구는 사회의 거센 반발을 낳았으며 생명공학 전반에 대한 윤리적인 검토가 시작되었다. |
[신동아]
‘공상(空想)’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이렇게 설명돼 있다. ‘현실적이지 못하거나 실현될 가망이 없는 것을 막연히 그리어봄.’
SF(Science Fiction)를 ‘공상과학소설’이라고 번역한 옛 사람들은 공상이라는 단어를 널리 알린 한편으로, SF를 천덕꾸러기로 만드는 데 한몫했다. 허무맹랑한 공상으로 가득하다고 천시받은 그 장르 문학의 대가인 아서 C. 클라크가 지난 3월19일 9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1945년 통신위성 개념을 구체화했고, 힘들게 우주선을 쏘아 올릴 필요 없이 지구 궤도까지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도 구상했다. 또한 외계에서 거주 가능한 거대한 우주선을 구체적으로 묘사했고, 소행성 같은 외계 물질의 지구 침입을 막을 지구 방위 계획도 세웠다. 그래서 그는 미래학자라고도 불렸다. 그런 실현 가능성 있는 미래 예측이 담겨 있으니 그의 SF에서 ‘공상’이라는 단어는 빼도 무방할 듯하다.
그는 2001년 ‘리더스 다이제스트’에 2100년까지의 미래 예측을 내놓은 바 있다. 정말로 진지하게 한 예측인지는 모르겠지만, 안 맞은 것도 있다. 2004년 최초의 복제인간이 출현한다고 한 것이나, 2006년 마지막 석탄 광산이 폐쇄된다고 한 것은 빗나간 예측이었다. 물론 조지 오웰이 ‘1984년’에 묘사한 세계가 1984년에 실제로 등장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 작품이 쓰레기가 되는 게 아니듯이, 시기가 딱 맞아떨어지지 않는다고 미래 예측이 틀렸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실현되는 시기는 달라질 수도 있는 법이다.
2100년까지 꿈이 실현된다?
그는 전기를 무한정 생산할 수 있는 ‘휴대용 양자 발전기’가 만들어져 중앙 집중식 발전소가 문을 닫을 것이라고 했다. 인간과 맞먹는 능력을 지닌 ‘인공지능’이 출현할 것이라고도 했다. 컴퓨터로 구성한 DNA로부터 공룡이 복제될 것이라고 했고, 고도로 발달한 외계 문명의 신호도 받을 것이라고 했다.
눈, 귀, 피부 등 모든 감각기관을 뛰어넘어 뇌에 직접 접촉하는 장치도 개발될 것이고 나노 기술로 무엇이든 만들어내는 만능 복제기도 등장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빛의 속도에 가깝게 움직이는 우주 추진 시스템도 개발될 것이라고 했다. 2100년까지 이런 예측들이 모두 실현될 수 있을까?
사실 2001년에 그가 한 예측들은 통속적으로 말해 과학을 ‘좀’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법한 것들이다. 앞으로 복제 인간이나 인공 지능이 출현할 것 같은가라고 물으면 대부분은 그렇다고 답할 것이다. 물론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실현될지 물으면 사람마다 다른 답이 나오겠지만, 과학 지식이 대중화한 시대인지라 미래 예측의 희소성도 그만큼 떨어진 것은 분명하다.
그래도 호들갑은 변하지 않는 듯하다. 새로운 과학적 돌파구가 생길 때마다 으레 ‘SF에 나오는 이야기가 현실이 됐다’면서 환호하니 말이다. 사실 그런 표현은 과학 소설이 공상 따위가 아님을 시사한다. 지금까지 그런 표현을 통해 찬사나 경악의 대상이 된 발견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앞으로는? 복제 인간, 인공 지능, 상온 핵융합, 만능 복제기, 순간 이동도 그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과학에 불가능은 없다”
SF 작가 아이작 아시모프에게 로봇 3원칙이 있듯이, 클라크에게도 3법칙이 있다. 제1법칙은 연륜 있는 저명한 과학자가 가능하다고 말하면 옳은 것이 거의 확실하지만, 불가능하다고 말하면 십중팔구 틀렸다는 것이다. 이따금 그 경험 법칙을 입증하는 사례가 나타나곤 한다. “포유류의 복제는 불가능하다”고 말한 과학자가 그렇고, “영장류의 복제는 불가능하다”고 말한 과학자가 그렇다.
과학 지식이 늘어날수록 실현 불가능한 영역은 줄어든다. 그렇다고 자신이 오랜 세월에 걸쳐 얻은 지식에 따르면 불가능한 것이 분명한데도 애매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올바른 과학자의 자세가 아니다. 그래서 소신 있게 불가능하다고 선언하는 과학자가 나오게 마련이다. 대규모의 돈과 인력, 시간을 투자하는 거대 과학이 연신 쏟아내는 연구 성과들에 힘입어서, 낙관적인 분위기가 팽배한 지금도 불가능하다고 선언하는 과학자들이 있다. H. G. 웰스의 ‘타임머신’은 가능할까? 빛보다 빠른 우주선은 가능할까? 나를 순간적으로 화성에 전송하는 것은 가능할까? 죽기 직전 내 자신을 인격까지 고스란히 컴퓨터 안으로 옮기는 것은 가능할까? 이런 질문에 많은 과학자는 불가능하다고 말할 것이다.
2008년 3월19일 91세로 타계한 SF의 거장 아서 C. 클라크.
나노 입자가 혈액 내 적혈구 표면을 뚫고 들어가는 모습. 나노 입자는 세포에 스트레스를 줘 세포 자살을 유도할 수도 있다.
이 대목에서 클라크의 제2법칙이 제시된다. 제2법칙은 가능성의 한계를 알아보는 방법은 그 너머인 불가능의 세계로 좀 더 나아가보는 것뿐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아는 물리 법칙들이 불가능하다고? 어디 정말로 불가능한지 보자. 타임머신의 경우 내가 과거로 가게 되어 어쩌다가 내 할아버지가 죽게 된다면 나는 아예 존재할 수 없게 되는 셈이니, 나로 인해 할아버지가 죽게 된다는 말 자체가 모순이다. 이 역설 때문에 타임머신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들쑤시다 보면 불가능 속에서도 가능성을 찾아낼 수 있다. 평행우주가 있다고 가정하면 어떤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그 일이 일어난 우주와 일어나지 않은 우주로 갈리게 된다. 할아버지가 죽은 우주도 있고 그렇지 않은 우주도 있고, 내가 태어난 우주도 있고 그렇지 않은 우주도 있다면 역설은 해결된다. 그렇다면 타임머신을 만들 수 있을까? 블랙홀과 화이트홀을 잇는 웜홀을 통해서? 우주를 구부려서?
우주 엘리베이터, 현실로?
답이 어떻든 간에 이렇게 불가능 속에서 가능성을 찾으려는 과학자는 얼마든지 있다. 특히 SF 작가들이 상상력을 발휘해 내놓은 제안들은 모험심 강한 과학자들의 도전 의욕을 자극하곤 했다. 클라크가 1979년 소설 ‘낙원의 샘’을 통해 대중화한 우주 엘리베이터는 적도 지표면에서 약 3만6000km 상공의 정지 궤도까지 케이블로 연결해 물자를 올려 보낸다는 구상이다. 이 아이디어는 19세기 말 처음으로 제기됐다. 파리의 에펠탑을 보고 착안했다는데 허황된 계획으로 치부됐을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1990년대에 탄소 나노튜브가 발견되면서 이 구상의 실현 가능성이 진지하게 논의되기 시작했다. 엄청나게 튼튼하면서도 대단히 가벼운 탄소 나노튜브라면 우주 엘리베이터가 가능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것이 실현 가능하다면 지구에만 적용될 이유가 없다. 달에도, 화성에도, 다른 행성에도 얼마든지 설치할 수 있다.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우주 개발이 가능하다. 지구 궤도에 토성의 고리처럼 띠를 두를 수 있고, 소행성의 궤도도 바꿀 수 있다.
나노 기술의 제안자라고 할 수 있는 리처드 파인만과 에릭 드렉슬러는 현재 널리 통용되는 나노 기술이라는 말과 구분하기 위해 ‘분자 제조’라거나 ‘분자 나노 기술’이라는 말을 쓴다. 그들이 보기에 거시 세계에 속한 인류의 현 생산 방식은 너무 엉성하고 조잡하다. 간단한 물건을 하나 만드는 데도 여러 원료가 대량으로 쓰이며 필연적으로 쓰레기와 오염물질이 발생한다. 그것은 우리가 원자 하나하나를 조작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자르고 붙이고 섞고 녹이고 부수는 조각, 알갱이, 액체, 기체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원자로 이뤄져 있다. 그중에는 우리가 원하는 식으로 배열하거나 반응하지 않는 것이 많다. 그런 것들은 틈새, 불순물, 결함, 오염을 일으킨다.
원자를 하나씩 조작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식물은 공기 중에서 이산화탄소를 골라 산소 원자를 떼어내버리고 탄소만 양분으로 이용한다. 그런 식으로 원자를 하나씩 골라 반응시키고 결합시켜 원하는 것들을 만들어내는 장치가 ‘만능 복제기’다.
나노 소재를 사용한 인조모발.
만능 복제기는 주위의 공기와 흙 등에 있는 원자들을 이용해 우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만들어내는 장치다. 원료를 대량으로 운반할 필요도 없다. 컵이 필요하면 컵을 만들어내고 커피가 필요하면 커피도 만들어낸다. 내일 입을 옷이 없다면 옷도 만들어낸다. 필요한 양만의 원자들을 모아 만들어내므로 낭비도 오염도 없다. 무엇이든 원하면 다 갖다 주는 동화 ‘알라딘의 마술램프’ 속 거인과 같다.
SF 작가 닐 스티븐슨은 ‘다이아몬드 시대’에서 나노 기술이 일상이 된 시대상을 그렸다. 탁구공만한 소형 감시 비행체, 먼지처럼 떠다니면서 온갖 활동을 하는 나노 기계들,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만들어내는 물질 변환기, 나노기술을 이용한 전쟁과 테러 등이 그것이다. 그가 말하는 물질 변환기가 바로 클라크의 만능 복제기다.
나노 단위에 속한 작은 원자의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첨단 장치들이 잇달아 개발되면서 나노 기술이라는 말은 하나의 유행이 되었다. 은나노 가전제품, 나노 화장품 등 나노라는 말이 들어간 제품도 많이 나와 있다. 아직 정체가 모호하긴 하지만, 나노 세균이라는 용어까지 등장한 상태다. 하지만 지금 유행하는 이 나노 기술이라는 말은 우리가 나노 단위의 세계를 다룰 능력을 이제 겨우 초보적으로 지니게 됐다는 의미에 불과하다.
물질 변환기는 인류가 보다 더 능률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시대를 상징한다. 우리는 더 이상 곡류, 채소, 육류를 자연에서 얻을 필요가 없어진다. 연료도 자연에서 구할 필요가 없다. 물질 변환기가 다 만들어내니까. 원자와 분자를 공급하는 컨베이어 벨트만 있으면 된다. 식량을 얻기 위해 자연을 파괴할 필요도 없어진다. 이야말로 꿈의 세계가 아닌가.
반면 물질 변환기가 뜻하지 않게 전염성 바이러스나 세균, 혹은 치명적인 독소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이때는 악몽이 현실이 된다. 나노 기계를 인간의 몸속에 넣어 통제하는 세상이 오지 말란 법도 없다.
생명의 특성에 관심이 있고 생명을 흉내 낸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싶은 사람들이 다 그렇듯이, 나노기술의 제안자들도 자기 복제 능력을 지닌 장치를 떠올렸다. 어떤 기능을 지닌 나노 기계가 스스로 자신을 복제하도록 한다면 금상첨화라고 본 것이다. 예를 들어 몸속을 돌아다니다 암 덩어리를 만나면 자체적으로 증식해 그것을 없애는 나노로봇 말이다.
그러나 인류는 자기 복제의 피해를 수없이 겪었기에 또 다른 자기 복제자가 등장하는 것을 달갑지 않게 여기는 듯하다. 독감 바이러스 등 자연에 존재하는 바이러스들이 그렇고, 컴퓨터 바이러스도 그렇다. 통제를 벗어난 자기 복제는 극심한 피해를 안겨준다.
드렉슬러가 말하는 본래 의미의 나노기술은 엄청난 사회적 파급 효과를 빚어낼 수 있다. 인간 복제가 미칠 파장은 아마 그것에 비하면 초라할 것이다. 음식을 만들어낼 수 있는 물질 변환기라면 당연히 생물도 만들어낼 수 있다. 인간까지도 말이다.
클라크는 2040년이면 만능 복제기가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나노기술에 회의적인 사람도 많다. 나노 기술은 실현 불가능하다는 견해가 만만치 않은 가운데 윤리적 논쟁이 벌어지고 개발 한계를 정하는 규칙까지 논의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불가능하다는 쪽은 원자 수백개를 모아 정교한 분자 모터나 펌프를 만들었다고 치더라도, 양자 불확정성 때문에 그런 장치가 제 기능을 하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말한다. “그런 장치가 가동될 때 생기는 열은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열 때문에 모터나 펌프가 금방 망가지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제기한다.
자연은 이미 나노 세계
이에 대해 옹호자들은 “자연이 아무 문제없이 나노 기술을 사용하고 있지 않으냐”고 반문한다. 생물의 세포 안팎에서 벌어지는 온갖 활동은 기본적으로 나노 수준에서 벌어지는 반응들이다. 광합성이든 에너지 생산이든 복제든 간에 생물 활동은 나노 수준에서 정교하게 조절되면서 이루어진다. 물론 때로 잘못되기도 한다. 오류가 일어나서 기형이 생기고 암이 생기고, 노화가 진행된다. 그러나 생물은 그런 문제들을 억제하고 약화시키는 등 나름대로 대처 방안들을 마련해왔다. 나노 수준에서 말이다. 옹호자들은 이런 점을 근거로 물질 변환기가 불가능하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라고 본다.
여기서 클라크의 제3법칙이 나온다. 충분히 발달한 기술은 마법과 구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분자 나노 기술은 아니지만 낭비를 줄이고 효과를 높이는 수준의 연구는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약물이 든 나노 입자로 암세포만 죽이거나, 척수 손상을 치료하거나, 각종 제품의 생산 효율을 높이는 연구 결과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그런 연구들이 드렉슬러가 내다보는 미래로 나아가는 길을 닦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만능 복제기라는 마법 같은 장치가 정말로 2040년에 등장할까? 누구도 ‘그렇다’고 단정하지 못한다.
순간 원거리 이동의 원리
과학 소설에 등장하는 것 중 아직까지는 실현 불가능하다는 견해가 우세한 것은 빛보다 빨리 이동하는 장치다. 아인슈타인 이론에 따르면 이동 속도가 빛의 속도에 가까워지면 질량이 무한대가 되어 빛의 속도에 도달할 수 없다고 한다. 게다가 그 정도 속도라도 내려면 우주 수준의 에너지를 동원해야 한다. 그러나 빛보다 빨리 움직이지 않으면서도 빛보다 빠른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들이 제시되어 있으니 좀 위안이 될 법도 하다. 우주 공간을 휘게 하면 된다.
순간 이동이라는 원거리 물질 전송은 어떨까. 지구에 있는 나를 순간적으로 화성으로 옮기려면 먼저 내 몸의 정보를 전부 다 읽어야 한다. 가장 단순한 방법은 내 몸을 이루는 원자들의 위치를 하나하나 읽는 것이다. 탄소 원자들은 3차원 좌표의 어느 지점들에 있고, 수소 원자들은 어디에 있다는 식이다. 내 몸에 있는 세포는 100조개나 되고 그 세포 하나에는 셀 수도 없이 많은 원자가 들어 있다. 컴퓨터가 그 정보를 다 읽어서 저장할 능력이 된다고 하자. 다음은 그 정보를 화성으로 전송해야 한다. 통신 기술이 발달하여 그것도 순식간에 보낼 수 있다고 하자. 그러면 물질 변환기에 그 정보를 입력하여 나를 재구성하면 된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그것은 순간 이동이 아니라 화성에 내 사본(寫本)을 만드는 것과 같다. 나는 여기 지구에 그대로 있고 말이다. 물리학자들은 양자론이 이 모순을 해결한다고 말한다. 광자를 이용해 내 몸의 모든 정보를 읽는 순간 내 몸을 이루는 모든 소립자의 양자 상태는 파괴되고, 그 정보는 광자에 실려 전송된다는 것이다. 여기 있는 나는 사라지는 셈이다. 물론 웜홀을 이용해 곧장 화성까지 갈 수도 있다.
나를 디지털화한다?
죽기 직전에 내 자신을 컴퓨터나 인터넷으로 옮기는 것은 가능할까? 몸과 마음을 더한 나라는 존재를 정보화할 수 있다면 가능하다. 정신이 뇌라는 물질 활동의 산물이고 뇌의 활동은 화학 반응이다. 그리고 그 활동은 뇌 세포들 사이의 전기 전달 형태로 이루어진다. 전기 전달은 디지털 부호화가 가능할 테니, 나를 고스란히 컴퓨터 데이터베이스로 옮기는 것도 가능할 수 있다. 막대한 정보량을 처리할 수 있다고 치고, 양자 불확정성으로 일어날 약간의 오류는 감수할 수 있다고 치면 말이다. 그러나 이 두 가지 전제가 해결될 수 있는 날이 언제일지는 알지 못한다. 어쩌면 미래엔 그만큼의 정보를 필요로 하지 않고도 나를 전송하거나 저장할 방법이 나올 수도 있다. 그에 필요한 수학이 이미 존재하고 있는데도 현재의 우리가 모르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SF 걸작들이 그렇듯이, 아서 C. 클라크의 소설들도 인류의 미래를 탐구한다. ‘유년기의 끝’ ‘라마와의 랑데부’ ‘낙원의 샘’, 영화화한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등 그의 대표작들은 나름대로 인류의 앞날을 제시하고 있다. 사실 인류 두뇌의 산물 중 가장 미래 지향적인 것은 SF다.
그리고 설령 전부는 아니라 해도 많은 과학기술자는 SF의 아이들이다. SF에 심취했던 아이들이 자라서 인공위성, 우주 탐사선, 인터넷을 개발해왔다. 거대과학은 비판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불가능의 세계로 나아가는 수단 구실은 톡톡히 해내고 있다. 입자 가속기와 유전체 계획이 대표적인 사례다. 분자 나노기술이 또 하나의 사례가 될지도 한번 지켜보기로 하자. 아서 C. 클라크를 추모하면서 말이다.
이한음 과학평론가 lmgx@naver.com
러 과학자 “노화 스톱…불로장생 신물질 발견”
진시황의 평생의 꿈이자 소설 속에서나 볼 수 있었던 ‘불로장생’이 현실에서 가능해질 수도 있겠다.
13일(현지시간) 러시아 매체 러시아투데이(RT.com)는 “러시아 과학자인 블라디미르 스쿠라체브(Vladimir Skulatchev)가 신체의 노화를 지연시키는 항산화물질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교수는 “지난 40여 년동안 이 과정을 막는 항산화 물질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수많은 시도 끝에 우리 연구팀은 노화를 멈추는 물질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 기적의 물질은 이미 실험용생쥐 등에게 테스트를 거쳤고, 그들은 더 좋은 신체 조건으로 훨씬 오래 살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신 물질의 실체와 작용원리 등에 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아울러 그는 이 연구를 마치는데 2년 이상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동료 과학자들도 블라디미르 교수의 이론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노벨상을 수상한 록펠러 대학의 건터 블로벨(Gunter Blobel) 박사는 스쿠라체브의 이론이 일리가 있다고 지지했다.
한편 인간의 몸은 산소와 반응하여 신진대사를 일으키고 에너지를 얻는다. 우리 몸 체수분 중에 포함된 산소의 99%는 인체에 무해하다. 하지만 신진대사를 통해 발생하는 산화물인 노폐물의 일부는 심각한 독성를 가지고 있다.
사진=러시아투데이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노벨물리학상, 꿈의 신소재 그래핀 연구자에
노벨물리학상, 꿈의 신소재 그래핀 연구자에
기사입력 2010-10-06 10:00 | 최종수정 2010-10-06 13:42
스웨덴 왕립 한림원 노벨 물리학상 위원회는 5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대학의 안드레 가임(52·네덜란드 국적)박사와 콘스탄틴 노보셀로프(36·영국·러시아국적)박사를 올해의 노벨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노보셀로프는 가임박사 아래에서 박사후 과정(포스트닥)을 거치면서 그래핀에 대해 공동 연구를 수행했다.
그래핀을 이용하면 종이처럼 얇은 모니터, 손목에 차는 휴대전화, 지갑에 넣을 수 있는 컴퓨터를 만들 수 있다.
탄소 원자 한 층으로 이뤄진 그래핀은 두께가 0.35㎚(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에 불과하다. 하지만 강도는 강철의 200배, 다이아몬드의 2배 이상 되며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를 잘 통하고 휘거나 비틀어도 부서지지 않는다.
■러시아 출신의 두 과학자 공동수상의 영예
두 과학자의 노벨상 수상은 지난 2004년 스카치 테이프로 연필심과 같은 흑연 덩어리에서 흑연 원자층 한 층을 벗겨내는 데 성공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들의 발견이전까지는 원자 한 층으로 이뤄진 2차원의 극히 얇은 면은 안정된 상태로 존재할 수 없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래핀은 터치 스크린에 쓰이는 투명전극에서부터 반도체·태양전지 등의 성능을 크게 높일 수 있는 물질로 기대를 모으는 등 세계적으로 매우 활발한 응용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넓은 면적의 터치스크린을 개발할 수 있는 그래핀을 대량으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노보셀로프 박사는 다음 달 10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주최로 제주도에서 열리는 다산콘퍼런스 참석차 내한할 예정이다.
노벨 물리학상 시상식은 12월10일 스웨덴 스톨홀름에서 열린다. 가임 교수와 노보셀로프 박사는 1000만크로네(약 16억7000만원)의 상금을 반씩 나눠 받는다.
■그래핀은 어떤 물질인가
그래핀은 탄소 원자가 평면에 6각형으로 연결된 세상에서 가장 얇고 튼튼한 물질이다. 원자두께로 이뤄져 있으며 닭장철사를 연상시키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반도체 제품 생산에 주로 쓰이는 단결정 실리콘보다 100배 이상 빠르게 전기가 통하며 구리보다 100배 많은 전기를 흘려도 문제가 없다.
그래핀이란 이름은 탄소를 뜻하는 '그래파이트(graphite)'와 '불포화탄화수소'란 뜻의 '-ene'가 붙여져서 만들어진 조어다.
“‘프리모(Primo) 시스템’은 현대 의학이 설명하지 못하는 새로운 기전을 밝혀 낼 수 있다.”
지난 17∼18일 이틀간 충북 제천 청풍 레이크호텔에서 열린 ‘봉한학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한 한국계 미국인 과학자 래리 곽 박사(51)는 ‘경락(經絡:피부나 근육의 반응점(경혈)을 연결한 경로로 한방에서 침구 등에 활용)’을 현대 과학으로 밝혀낸 ‘프리모 시스템’의 미래를 이렇게 설명했다.
미국 MD앤더슨 암센터 암면역학 연구센터 부소장인 곽 박사는 올해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되는 등 암·면역학계의 세계적 권위자다. 더글러스 슈왈젠트루버 박사(53)와 암 백신을 개발해 암 치료의 새 지평을 연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서양의학의 선두주자가 프리모 시스템에 관심을 보인다는 점 자체가 놀랍다. 그 이유나 근거를 대자면.
▲프리모 시스템은 매우 잠재성이 높은 학설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여러 대체의학 학설과 달리 전 세계에서 각 분야 과학자·의학자들이 이에 대한 의견과 연구자료를 발표했다. 1년 전 이 학설을 처음 접했을 때는 상당한 의구심을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 후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소광섭 박사가 논리적으로 규명한 프리모 시스템 관련 논문을 본 후 시스템에 대한 과학적 인식이 달라졌다. 암과 면역학을 전문적으로 탐구하는 학자로서 프리모 시스템이 현재 의학이 설명해주지 못하는 새로운 기전을 밝혀줄 수 있다고 본다. 매우 흥미로우면서도 가능성이 높은 학설이다.
―그렇다면 프리모 시스템은 유효하다고 생각하는가.
▲규명되기만 한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현대의학의 개념 자체를 근본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대변혁이 될 것이라 본다. 또한 치료분야에서도 다양한 혁신이 일어날 수 있다. 실제 림프종의 경우 기존에 우리가 아는 모든 경로에서 암세포를 제거하고 치료해도 수년 뒤 전혀 상관없는 부위에서 버젓이 재발한다. 이는 암세포가 잠복 혹은 이동하는 것을 기존 의학으로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리모 시스템이 역학이나 구성세포 성분 등을 알게 된다면 암 환자의 체내에서 일어나는 여러 불균형의 원인을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하고 싶은 프리모 시스템 연구는.
▲먼저 프리모 시스템의 확실한 입증을 위해 특정 ‘세포표지자(cell surface marker)’가 파악되면 좋겠다. 그러면 면역화학적인 영상화도 함께 발전할 수 있다. 이것만 해결된다면 곧바로 림프구의 이동 및 교류에 대한 면역학적 실험도 가능해진다. 또한 암의 보이지 않는 전이나 항암제의 약물전달기전 및 면역학적 파급효과에 대한 연구에도 도전하고 싶다.
이러한 연구가 결실을 맺는다면 의학을 뛰어넘는 기술발전이 일어날 수 있다. 물리학, 나노기술(NT), 정보기술(IT) 등의 개념도 프리모 시스템을 본떠 개발될 지도 모르겠다. 생각할수록 흥분되는 상상이다.
―요즘 전통의학과 현대의학의 융합을 연구하는 추세가 강하다. 한국이 다양한 융합연구의 선구자가 되려면 어떠한 것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아무리 훌륭한 이론이 나오더라도 국제적인 교류와 제3자의 반복실험 및 검증이 없다면 무의미하다. 때문에 국제적으로 저명한 학술지에 자신의 논문이 발표되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학술지에 새로운 논문이 발표되면 전 세계 과학자들이 새로운 이론을 진화시키고, 개정하게 된다. 그후의 결과는 엄청나다.
안타까운 점도 있다. 지금 세계 곳곳의 수많은 석학들이 한의학을 연구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오히려 한의학을 의심하거나 무시하는 경향이 많다. 그 이유룰 모르겠다. 한의학 패러다임에 맞춘 최신기기나 임상실험을 통해 검증하고 판단하기 전에 무조건 미개한 미신이라고 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건전한 의구심은 언제나 환영이지만 편견에 고정된 불신은 피해야 한다.
유전자 조작, 회춘(回春) 성공
과학자들이 나이를 거꾸로 먹게 하는 회춘(回春) 실험에 성공했다. 하버드대 의대 로널드 드피뇨 박사 연구팀은 "늙은 쥐를 대상으로, 유전자 손상을 막는 '뚜껑' 격인 텔로메라제(telomerase)를 강화한 결과, 희게 변했던 털이 다시 짙어지고, 사라졌던 생식 기능이 회복되었다"며 "인간으로 치면 80세 노인의 육체가 젊은이로 변한 격"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영국에서 발행하는 과학 저널 네이처 2010.11.28일자에 게재됐다. 염색체의 끝 부분에는 성장과 세포 분열을 통제하는 텔로미어(telomere)라는 유전자와 텔로미어(telomere)를 보호하는 효소 텔로메라제(telomerase)가 붙어 있다.
나이가 들면 텔로메라제(telomerase)가 먼저 소멸하며 이어 텔로미어(telomere)도 닳아 없어지면서 유전자가 손상되기 시작한다. 연구팀은 늙어서 텔로메라제(telomerase)와 텔로미어(telomere)가 손상된 쥐의 유전자를 조작, 텔로메라제(telomerase)를 인위적으로 강화했다. 드피뇨 교수는 "노화의 속도를 늦출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실험이었는데, 쥐가 천천히 늙는 것을 넘어 오히려 젊어져 깜짝 놀랐다"고 ABC 방송에 말했다.
텔로메라제(telomerase)를 복원한 지 약 한달 후, 이 쥐들은 젊은 쥐처럼 변했다. 손상된 장 세포와 후각이 되살아나고 뇌 크기도 다시 커졌다. 건강한 정자가 생성되면서 튼튼한 새끼를 낳기 시작했다. 희게 변해 빠지기 시작했던 털이 젊을 때의 짙은 고동빛으로 다시 자라나 외모까지 변했다.
드피뇨 교수는 "실험에 사용한 쥐들은 유전자 조작을 통해 인위적으로 빨리 노화시킨 것이어서,텔로메라제(telomerase)와 수명의 관계는 이번 실험에서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김신영 기자, 입력: 2010.12.01)
우주 비밀 열쇠 '힉스'…이것이 중요한 이유
[세계일보]세계 물리학계의 시선은 며칠 동안 온통 ‘힉스’에 쏠려 있었다. ‘신의 입자’, ‘현대물리학의 마지막 퍼즐 조각’ 등등. 이런 별명이 붙은 힉스 발견의 연구 결과가 3, 4일 잇따라 발표됐기 때문이다. 힉스 입자가 중요한 이유는 뭘까.
◆힉스 발견의 의미
이 물음에 답하려면 먼저 현대물리학의 ‘표준 모형(standard model)’을 이해해야 한다. 과학자들은 이 세상이 더 이상 쪼개지지 않는 기본입자 12개(쿼크 6개, 렙톤 6개)와 매개입자(우주를 지배하는 4가지 힘을 전달하는 입자. 광자·글루온 등) 4개, 그리고 힉스 입자로 이루어진다고 본다. 기본입자와 매개입자, 힉스라는 개념은 모두 표준 모형에서 나왔다. 이 17개의 입자 중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은 것은 힉스 입자뿐이다.
광자를 빼면 기본입자와 매개입자는 모두 질량을 가진다. 질량이 없다면, 입자는 빛의 속도로 날아가버리고 만다. 따라서 학자들은 입자에게 질량을 부여할 무언가를 ‘상상’하게 됐다. 그것이 바로 힉스 입자다.
광속으로 날아가던 입자가 힉스 입자로 가득찬 힉스장을 통과하면 느려지면서 질량을 얻는다. 예를 들어 보자. 장동건(기본입자)이 빛의 속도로 가로수길을 걷고 있었다. 소문을 듣고 취재진(힉스장)이 몰려들었다. 장동건은 취재진과 부딪쳐(에너지 발생) 속도를 늦출 수밖에 없었고, 이때 발생한 에너지는 질량이 됐다(아인슈타인이 말했듯, 에너지와 질량은 같은 개념이다). 즉, 힉스 덕분에 입자는 질량을 갖게 됐고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등장한 것이다.
힉스는 질량의 기원을 밝힐 뿐 아니라 입자를 수학적으로 완벽하게 기술하도록 도와준다. 자연계를 지배하는 4가지 힘(전자기력, 중력, 약력, 강력)에 이은 제5의 힘을 발견할 가능성도 열린다.
◆남은 과제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가 4일 ‘힉스로 추정된다’고 발표한 새로운 물질이 힉스로 최종 판명나더라도 우주의 신비를 풀려면 갈길이 멀다. 물리학자들은 빅뱅의 순간 우주에는 통일된 하나의 힘이 존재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4가지로 나눠졌다고 본다. 현대물리학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 4가지 힘을 다시 하나의 이론으로 묶는 것이다. 이른바 ‘대통일장이론’이다. CERN 연구자들은 대형강입자충돌기(LHC)에서 초대칭 입자를 발견하는 실험도 진행하고 있다. 초대칭 입자는 대통일장이론의 유력한 후보인 초끈이론의 증거로 꼽힌다.
이와 함께 우주의 96%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암흑 물질(dark matter)과 암흑 에너지(dark energy), 물질과 반물질의 비대칭성, 우주의 가속팽창도 물리학이 풀어야 할 과제다. 만일 새로운 물질이 힉스가 아닌 것으로 드러나면, 표준 모형은 처음부터 새로 써야 할 운명을 맞는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美 과학자들, 3D 프린팅으로 만든 설탕 그물망으로 인공 간장 배양에 접근
美 과학자들, 3D 프린팅으로 만든 설탕 그물망으로 인공 간장 배양에 접근
뉴시스 기사전송 2012-07-03 16:48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미국 과학자들이 설탕으로 3차원(3D) 구조를 만든 뒤 여기에 혈관과 세포를 여러 겹으로 쌓아 인공 간장으로 배양할 수 있는 혈관 템플릿을 개발해 인공간장 배양 기술을 진일보시켰다고 BBC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과학자들은 오래 전부터 상처 주변에 다른 부위 살점을 떼서 이식하는 대신 얇은 층의 인공세포를 여러 겹으로 쌓아 두꺼운 조직으로 만드는 3차원 프린팅 기술을 시도해 왔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러한 시도들은 조직이 형성되기 전에 인공세포가 죽었다. 그러나 3차원 프린팅에 조직을 만드는 재료로 설탕을 사용한 결과 조직을 형성하는데 성공했으며 이를 통해 얻은 간장을 이식에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 재료과학전문지 ‘네이처 머티리얼’에 발표됐다. 이 연구를 이끈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조던 밀러 박사와 크리스토퍼 첸 박사는 BBC 뉴스에서 "대형 인공조직을 키우는 방법을 이해하는 데 인공조직에 모든 세포가 살아 있게 하는 것이 가장 큰 난제"였다며 “많은 세포를 함께 두면 이웃한 세포에서 영양분과 산소를 가져와서 결국 세포가 숨을 쉬지 못해 죽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심장혈관계통인 혈관은 자연 세포와 조직을 사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그래서 펜실베이니아 대학과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의 과학자들이 인조혈관이 생기는 공간을 만들어 인조혈관 계통을 구축하기로 했다. 밀러 박사의 동료인 MIT의 산기타 바티아 교수는 이 기술은 밀랍으로 꽃병 형태를 만드는 기술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밀랍 대신 설탕을 사용했다. 바티아 교수는 "지금까지 인공장기를 적절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 만큼 성장시키기 어려웠다"며 “또한 두꺼운 조직을 이식할 때 그 조직 안에 인조혈관이 없으면 인공장기가 충분히 그 기능을 수행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공간이 있는 그물망을 만들어 그 안에서 혈관이 자라게 한 다음 조직에 배관될 것”이라며 “설탕을 이용한 3D 프린팅 기술로 그 그물망을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설탕은 생물학적 조직에 해를 끼치지 않고 살아난 인공조직 앞에서 없앨 수 있는 좋은 소재”라고 말했다. 그는 "조직을 이식할 때 혈관으로 자랄 세포들을 그물망에 뿌리고 혈관이 될 구조와 조직으로 자라면 물로 설탕을 없애 버린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를 이용한 이식을 하지 않았지만 혈관 그물망으로 두꺼운 조직을 만들어낼 수 있고 더 나아가 완전한 장기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바티아 교수는 “3D 프린팅 기술을 사용해 조직 모양이나 혈관그물망을 만들기 위해 그물망을 인쇄하고 그물망에 인공세포를 뿌리면 인공장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인공간장을 만들려고 그물망에 간세포를 뿌렸지만, 조직으로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쥐들끼리 '텔레파시'로 교감"<美 연구팀>
"수천㎞ 떨어진 곳에서도 서로의 생각 파악"
(서울=연합뉴스) 수 천㎞ 떨어져 있는 쥐들이 서로 보지 않고도 '텔레파시'로 생각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세계적 신경과학자인 미겔 니코렐리스 미국 듀크대 교수 연구팀은 쥐 두 마리의 뇌에 미세전극을 삽입해 연결한 결과 서로 신호와 정보를 주고받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와 폭스뉴스 등이 전했다.
특히 한 마리가 하는 행동을 다른 한 마리가 보지 않고도 그대로 모방할 수 있으며 아무리 멀리 격리됐더라도 서로 교감이 가능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우선 쥐 한 마리에게는 빨간 불이 켜질 경우 지렛대를 누르도록 훈련시킨 뒤 제대로 했을 때 그 보상으로 물을 줬다. 다른 한 마리는 전기자극을 줘서 지렛대를 누르도록 훈련했다.
이어 첫 번째 쥐에게는 빛을 감지하는 미세전극을 이식하고 두 번째 쥐에게는 첫 번째 쥐의 뇌 활동을 감지하는 전극을 이식한 뒤 서로 보지 못하도록 격리시켰다.
그 결과 첫 번째 쥐가 빛에 반응을 보여 지렛대를 누르자 다른 한 마리도 같은 행동을 보였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두 마리의 쥐가 뇌와 뇌 사이의 상호작용을 통해 문제해결 방법을 교감한 셈이다.
연구팀은 또 미국 듀크대 연구실의 한 마리 쥐와 수천㎞ 떨어진 브라질 나탈대학의 쥐 사이에 신호를 주고받도록 한 결과 서로의 생각을 상당히 정확히 전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10번 중 7번이 성공적이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컴퓨터를 활용해 뇌의 신호를 전달하고 해석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는 있었지만 두 마리의 뇌를 직접 연결한 연구에서 이 같은 사실이 밝혀진 것은 처음이다.
니코렐리스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뇌손상이나 전신마비를 겪는 환자들의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른바 바이오컴퓨터처럼 여러 개의 뇌를 연결하고 이를 통해 서로 상호작용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원숭이 뇌에 기계장치를 연결해 상상만으로 로봇의 팔다리를 움직이게 하는 것처럼 전신마비 환자들이 생각만으로 로봇을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 연구진의 목표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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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미래전쟁] 상상 그 이상의 괴물 미래전쟁이 온다
전쟁은 진화한다. 그 진화의 양상은 동원하는 무기 종류와 이를 사용하는 방식이 결정한다. 물론 전쟁사(史)는 전쟁의 배경, 원인, 경과, 결과 등 광범위한 영역에 관심을 기울이지만, 전쟁터에서 어떤 일이 어떻게 벌어지는지에 초점을 맞추면 전쟁사는 곧 무기의 역사다. 무기를 사용하는 방식은 무기 자체 특성에 따라 결정되지만, 거꾸로 전략과 전술이 변화하면서 무기 발달이 이뤄지기도 한다. 특히 근대 이후 신무기 출현과 기존 무기를 개량하는 작업에 핵심적인 기여를 한 것은 다름 아닌 과학기술의 발달이었다.
산업혁명과 두 차례 세계대전
뿌리부터 살펴보자. 인류가 가장 오랫동안 사용해온 무기의 파괴력과 운반 동력은 모두 인간을 포함한 동물의 근육에서 나왔다. 물론 이때도 약간의 기술은 필요했다. 좀 더 강한 재료를 사용하고, 중력과 풍력을 이용하며, 밧줄의 장력을 근력과 결합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전쟁 승패는 주로 지략과 전술, 용맹성과 병력 수가 결정했다. 함성과 신음 속에서 살이 섞이고 피가 튀는, 잔혹하면서도 일면 낭만적인 시대였다.
이 모든 것을 혁명적으로 바꾼 게 바로 화약무기의 출현이다. 그러나 사실 화약무기가 전쟁에서 주요 무기로 자리매김하기까지는 12세기부터 15세기까지 대략 200~300년 세월이 걸렸다. 명실상부하게 전장의 주도권을 장악하기까지는 다시 그만한 세월이 더 필요했다. 초기에는 포 형태로 탄환을 발사하는 기능만 가졌던 화약무기는 이후 탄환 자체를 폭파시킬 수 있는 포탄과 폭탄 형태로 진화했고, 개인 화기인 총까지 등장하게 됐다. 함포는 해전을 과거와 같은 ‘갑판 위 전투’에서 진정한 바다 위 전쟁으로 만들었다. 이러한 화약무기의 발달은 총포를 만드는 재료와 설계 기술, 망원경과 탄도학 같은 과학기술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무기의 파괴력과 사거리가 증대하자 전술도 진화했다. 스웨덴 왕 구스타프 아돌프는 유럽의 30년 전쟁(1618~1648)에서 보병과 포병을 결합한 소위 협동작전을 통해 다수의 전투에서 승리를 거뒀고, 이를 통해 스웨덴은 북유럽 강대국으로 부상했다. 17세기 프러시아 왕 프레데릭은 화약무기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군대 조직과 훈련체계를 혁신했다. 마침내 나폴레옹이라는 군사전략 천재가 나타나 징병제를 통해 국민군대를 조직하고 오늘날과 유사한 사단과 군단 개념의 편제를 구성해 보병, 포병, 기병의 협동전술을 완성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해전에서도 현(舷) 측 대포를 운영하는 포술과 대형, 전개와 기동 방식 등의 다양한 변화가 일어났다.
18세기 말 시작된 산업혁명은 엔진과 기계를 통해 전쟁 양상을 다시 한 번 변화시켰다. 증기기관과 내연기관, 철도와 도로는 양적으로나 시간적으로 병력과 물자의 수송 효율을 획기적으로 증대했다. 당연히 파괴 규모와 속도도 그만큼 커졌다. 기계 발달은 무기의 규격화와 대량생산을 가능케 했으며, 개별 무기의 성능은 여러 면에서 급속도로 향상됐다.
나폴레옹 이후 19세기 유럽에서는 이전 시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전쟁이 적었다. 그러나 유럽 인구는 크게 증가했고 도시화와 산업화, 과잉 생산을 해소하려고 해외 시장을 경쟁적으로 개척했다. 바야흐로 비(非)유럽 지역에 대한 제국주의 침략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한편, 19세기 과학 분야에서는 뉴턴 역학과 함께 물리학의 양대 이론적 지주를 형성하는 전자기학이 정립됐으며 수학, 화학, 생물학 등 기초과학은 물론 이를 응용하는 온갖 공학이 빠르게 발달했다. 그러한 모든 지식은 곧바로 군사적으로 응용돼 제국주의적 팽창이 전쟁으로 비화할 때 대량살육전을 수행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갖출 수 있게 만들어줬다.
그 결과가 곧 제1차 세계대전이다. 이 전쟁에서 사용한 신무기만 해도 항공기, 잠수함, 전차, 독가스 등 다양하기 짝이 없었고, 항공모함과 구축함 같은 수상함 유형도 나타났다. 일단 전쟁의 공간적 차원이 확장됐으며, 무선통신을 사용함으로써 소위 ‘주파수 공간’이 전장에 추가됐다. 전쟁이 시작될 무렵만 해도 모든 나라는 각각 200기 이하의 항공기만 보유했지만, 끝날 무렵에는 1개 전역(戰域)에 2000기 이상을 투입할 정도로 급팽창했다. 어뢰로 무장한 독일 잠수함은 미국의 참전이 없었다면 영국을 항복시킬 수 있을 정도로 강력했으며, 이들의 무제한 통상파괴전으로 인한 연합국 측 피해가 1000만t 이상에 달했다.
이렇듯 항공기와 잠수함의 활용은 비록 질적 측면에서는 제한된 성능을 가졌지만, 항공전과 해전을 매우 역동적으로 만들었으며, 유틀란트 해전에서는 이들이 모두 참여해 2개 이상의 병종이 함께 수행하는 합동작전이 사상 최초로 출현하기에 이르렀다. 모두 실시간 통신을 가능케 해 지휘 범위를 사실상 무한대로 확장한 무선통신 기술의 발달 덕분이었다.
한편 제1차 세계대전의 육상전(陸上戰)은 그야말로 ‘시체 위에서의 전투’(肉上戰)였다. 기관총과 철조망, 고폭장약과 시한신관을 사용한 세열파편탄은 살상 효과를 극대화했고, 여기에 돌격주의 사상에 뿌리박은 전투방식이 기름을 끼얹었다. 지루한 참호전이 한없이 이어지자 이를 극복하려고 독가스를 사용했으며, 전쟁 말기에 이르러 영국은 전차 수천 대를 만들어냈다.
정보혁명과 현대전
이 전쟁은 국가가 사활을 걸고 모든 자원과 역량을 투입하는 총력전의 효시였다. 그러나 ‘모든 전쟁을 끝내기 위한 전쟁’이라 믿었던 이 전쟁은 기실 더 큰 전쟁의 서막에 불과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는 현재 인간이 보유하거나 사용하는 무기 종류를 대부분 총동원했다. 역시 가장 두드러진 것은 항공기였다. 지상작전에서는 전차와 결합한 전격전 전술을 통해 근접항공지원을 제공하고, 해양작전에서는 항공모함과 함께 해전을 지원하며 공중전과 전략폭격을 수행하는 전쟁의 주역으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부터 무기는 무기체계라 부르는 게 훨씬 타당할 정도로 기술적으로 고도화됐다. 다른 무기와의 연동성 역시 함께 커졌다. 예컨대 신무기로 등장한 레이더는 영국이 최초로 개발해 1930년대부터 운용하기 시작했는데, 그 자체로는 파괴력이 없지만 항공기나 방공무기와 함께 사용하면 엄청난 효과를 발휘한다. 성능 좋은 레이더는 적 항공기의 요격을 지원해 그 수를 줄이고, 아군 항공기 운용을 효율화해 그 수를 늘리는 효과를 창출한다. 또 다른 신무기인 독일의 V-1과 V-2 미사일은 연합국의 제공권과 영국 레이더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개발됐다
레이더와 함께 출현한 전혀 새로운 전쟁양상으로 전자전을 들 수 있다. 전파방해, 전자적 기만, 전파방해에 대한 회피 등 다양한 기술과 장비를 개발하면서 주파수 공간이 명실상부한 전쟁 영역으로 떠올랐다. 물속 레이더라 할 수 있는 소나(Sonar) 역시 새로운 무기로서 수상함, 잠수함, 어뢰, 기뢰 등을 사용하는 해전 양상을 크게 변화시켰다.
일본에 투하한 원자폭탄은 과학적 원리에서까지 완전히 새로운 무기였다. 이를 개발한 ‘맨해튼 프로젝트’는 최고 과학자들을 제대로 동원할 경우 전쟁에서 어떤 구실을 수행할 수 있는지 그 극한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비록 히로시마 이후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냉전과 억제라는 전혀 새로운 개념의 전쟁과 전략을 낳았다.
냉전의 주역은 단연 핵무기였다. 수소폭탄과 중성자탄이 개발됐고, 전략폭격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MB),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라는 3개의 ‘기둥’ 위에서 핵무기는 절대무기라는 지위를 얻었다. 한때 미국은 모든 폭탄을 핵폭탄으로 대체하려는 계획까지 세웠을 정도였다. 미국과 소련 사이의 핵 군비는 지구상 모든 사람에게 각각 다이너마이트 수백kg을 할당할 수 있는 수준에까지 다다랐다.
그러나 전쟁 발발과 무기의 발달은 그치지 않았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사용할 수 있게 된 전혀 새로운 파괴무기로는 사실상 레이저 무기 정도밖에 없었지만, 거의 모든 무기에서 최첨단 하이테크를 적용해 고성능화했다. 전장 공간은 우주로 확장되고, 1970년대 이후 정보혁명을 통해 사이버공간이라는 전혀 새로운 전쟁터가 나타났다. 영국 전략가인 리델 하트는 1935년 이미 “전쟁에서 전략과 무기의 선택이 너무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가 돼 군인들의 능력을 초월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여기에는 과학기술과 함께 민주주의 확산과 세계화 같은 정치·경제·사회적 변화도 한몫했다.
그리하여 전쟁의 미래
걸프 전쟁부터 이라크 전쟁에 이르는 동안 현대전의 다양한 특징이 총체적으로 드러났다. 먼저 순항미사일이나 스마트탄 같은 정밀유도무기의 성능과 구실이 증대했다. 둘째, 지휘통제체계가 통신, 컴퓨터, 정보 체계와 고도로 결합한 C4I체계가 대통령으로부터 말단 전투원까지, 지상과 해양에서 우주와 사이버공간까지, 정밀유도 벙커버스터에서 탄도탄요격미사일까지 하나의 유기체 같은 전쟁망(warnet)으로 엮이게 됐다. 소위 네트워크중심전(Network Centric Warfare·NCW)이 가능해진 것이다. 셋째, 무인비행기가 상당한 수준의 자율성을 갖고 정찰과 타격 기능을 수행하게 됐다. 최근에는 지상과 해양에서도 어렵고 위험한 군사적 임무는 무인 무기체계가 담당한다. 넷째, 테러리스트나 지하드 전사들이 하이테크 무기와 전통적 군사작전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비전통적 분란전을 수행함으로써 정치심리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이렇듯 인류가 겪어온 전쟁사는 미래 전쟁의 모습을 가늠케 해준다. 먼저 현재 진행 중인 무기와 전쟁수행 체계의 지속적인 고도화를 통해 전쟁 양상은 계속 진화해나갈 것이다. 그 가운데 특히 관심 혹은 우려 대상이 되는 것은 다음의 몇 가지 특징이다.
첫째, 우주가 본격적인 전장이 될 위험성이다. 지구 궤도상의 모든 인공위성은 사실상 공격으로부터 무방비 상태에 있다. 우주 군비통제는 매우 불안정하고 일단 한쪽이 공격행위를 시작하면 서로 교차해 파괴하는 파국을 면할 수 없다. 둘째, 정보기술(IT)과 생물학기술(BT), 나노기술(NT)이 결합해 전혀 새로운 차원의 생물학전이 출현할 위험성이다. 다음 세대에야 증상이 나타나는 특정 인구집단에 대한 DNA 공격은 현재의 기술로도 일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셋째, 테러와 분란전에 대응하기 위한 인지과학적 수단을 개발할 위험성이다. 이는 반드시 물리적이고 단일한 형태일 필요가 없다. 일종의 지식체계가 무기 구실을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전쟁사가 그러하듯 전쟁의 미래 역시 무기와 과학기술만으로 결정되지는 않을 것이다. 인간의 보편적 이성과 공동체적 정치의식을 어떻게 발전시키느냐에 따라 얼마든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누구도 장담할 수는 없지만, 아마도 미래는 여전히 인간 자신의 두 손에 달린 셈이다. 한 손엔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에 대비하라”는 경구를, 다른 한 손엔 “평화를 원하므로 평화를 실천하자”는 다짐을 부여잡은 인간 말이다.
[특집 | 미래전쟁] 레일건…투명전차…가공할 파괴력
[주간동아]
3월 6일 북한 ‘노동신문’은 “핵 타격으로 서울과 워싱턴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며 “아직 세상이 알지 못하는 우리 식의 정밀 핵 타격 수단으로 맞설 것”이라 주장했다. 노동신문이 언급한 ‘미지의 핵 타격 수단’을 두고 우리 군 소식통은 “EMP(전자기펄스)탄일 개연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 살상력 낮지만 가공할 위력의 EMP탄
미래전장을 배경으로 한 개인용 컴퓨터(PC) 게임 ‘스타크래프트’를 즐겨하는 사람이라면 EMP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을 것이다. 게임에서 EMP탄은 직접적인 살상능력은 없지만 외계인의 보호막을 무력화하는 등 전자기기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다. 오늘날의 EMP탄 또한 살상 목적보다 상대방의 전자장비를 망가뜨릴 의도로 사용한다. 폭발할 때 발생하는 강력한 전자기파가 전자장비 속 반도체와 전자회로를 망가뜨려 인근 통신망과 컴퓨터 등의 인프라를 일제히 마비시키는 것이다.
EMP 현상은 1962년 미국 존스턴샌드 제도에서 실시한 핵실험 과정에서 최초로 발견됐다. 실험 지점으로부터 1400km 떨어진 하와이에서 가로등이 꺼지고 통신 및 일반 전기시설이 작동을 멈추는 등 피해를 입은 것. 당시에는 원인을 알지 못했지만 이후 연구를 통해 강력한 EMP가 범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오늘날 EMP탄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만들 수 있다. 첫 번째는 핵폭발을 이용하는 경우로, 먼저 핵폭탄을 터뜨려야 하기 때문에 EMP 위력만을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핵폭탄을 사용하지 않고도 상대 전자장비를 무력화할 수 있는 비핵전자기펄스(NNEMP)탄이 미래무기로서 더욱 주목받는다. NNEMP탄은 우라늄이나 플루토늄 같은 핵물질을 쓰지 않으면서도 고전압 펄스발생장치와 자장압축변환기(MCG)로 반경 1km가 넘는 넓이에 피해를 입힐 수 있다.
만약 EMP탄이 폭발한다면 땅속 벙커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환기통로나 통신용 안테나를 통해 강력한 에너지가 흘러들어 별도의 방호수단이 없는 모든 전자회로를 파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중에 뜬 비행기나 헬리콥터도 추락 가능해 큰 인명피해가 발생할 위험도 있다.
# 영화 속 거대로봇 쓰러뜨린 레일건
SF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미래무기이지만 곧 실전투입을 앞둔 무기도 있다. 영화 ‘트랜스포머2’에서 피라미드를 부수던 거대로봇을 단발에 대파한 무기가 있다. 바로 레일건이다. 레일건은 2011년 미 해군이 발사실험에 성공하면서 최첨단 미래무기 개발 경쟁의 신호탄 구실을 했다.
레일건은 포탄을 쏘는 데 필요한 추진체가 없고 화약도 쓰지 않는다. 그럼에도 미 해군이 실험에 사용한 레일건은 항공기용으로 만든 실험용 판재를 수m 관통하고 충격만으로 표적을 사라지게 했다. 레일건이 이처럼 가공할 위력을 보이는 기본 원리는 중고교 물리 교과서에 나오는 ‘플레밍의 왼손법칙’이다. 이 법칙에 따르면, 코일 2개에 순간적으로 전류를 흘렸을 때 전류에 의해 생긴 유도자기장이 물리적 힘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 힘이 레일건의 추진력인 셈이다. 이론상 자기장에 대한 반발력으로 최고 시속 8000km, 음속의 7배까지 가속돼 표적을 향해 날아갈 수 있다.
2011년 당시 미 해군은 약 33MJ(메가줄·100만J) 위력의 레일건 실험에 성공했다. 1MJ의 에너지는 무게 1t의 물체를 시속 160km로 날려 보낼 수 있다. 미 해군은 실험 결과에 대해 “200km가량 떨어진 목표를 향해 탄환을 날릴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현대 전차가 주력으로 쓰는 120mm 재래식 포의 위력은 이 레일건의 절반 수준인 18MJ 정도다. 실험단계의 레일건만으로도 현대식 전차가 사용하는 포의 2배 가까운 위력을 낼 수 있는 것이다.
미 해군은 2016년까지 64MJ 위력의 레일건을 제작해 시험해보겠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레일건 사거리는 370km 내외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현재 미 해군 수상함의 주력인 MK-45 127mm 함포의 사거리 24km보다 15배 먼 거리다. 이렇듯 가공할 위력을 가진 레일건을 실제 전장에 투입한다면 세밀한 전투방식은 물론 전쟁을 수행하는 전략 자체가 바뀔 공산이 크다. 예컨대 전차와 전투기, 헬기의 물고 물리는 먹이사슬이 뒤집힐 수도 있는 것이다.
# 유도미사일? 아니, 유도총알! 능동제어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반 장병이 적 한 명을 제압하려고 쓴 총알은 2만5000발. 그러나 베트남 전쟁에서 저격수가 적 한 명을 제압하려고 쓴 총알은 평균 1.7발에 불과했다. 이게 끝일까. 미래전장에서는 저격수가 단 한 발만으로도 적을 제압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바로 능동제어탄(Actively Controlled Bullet) 때문이다.
능동제어탄은 미 국방부와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추진 중인 ‘슈퍼 저격소총(EXACTO)’ 사업에서 사용하는 특수탄이다. 저격수가 바람이나 습도 등을 번거롭게 계산하지 않아도 목표물을 향해 스스로 탄도를 수정하며 날아가는 탄환이다.
능동제어탄을 자세히 뜯어보면 추진하는 엔진만 없을 뿐 정밀유도미사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 탄두부의 레이저빔과 추적 시스템은 목표물을 추적하며, 몸체의 ‘피에조세라믹’은 형태가 스스로 변해 탄도를 바꿔주는 조향타 구실을 한다. 피에조세라믹이란 흐르는 전류나 압력에 따라 형태가 변하는 스마트 소재다. 스스로 탄도를 바꿀 수 있으니 움직이는 표적을 맞추기도 한결 쉬워진다.
# 보이지 않는 적이 가장 무서운 법, 투명전차
1991년 걸프 전쟁에 처음 참전한 스텔스 전투기 F-117A는 전쟁 양상을 크게 바꿔놓았다. 사흘 동안 이라크 주요 군사시설을 폭격한 F-117A 약 40여 대는 단 한 대도 격추되지 않았다. 이처럼 레이더에 걸리지 않는 수준의 은닉 기술만으로도 충분히 위력적이지만, 아예 눈에도 보이지 않는 투명전차와 투명전투기가 미래전장을 누빌 날이 멀지 않았다.
투명전차와 투명전투기를 만드는 과학적 원리는 명쾌하다. 바로 ‘메타물질’이다. 우리가 물체를 볼 수 있는 이유는 물체에 가시광선이 반사돼 눈 망막까지 도달하기 때문이다. 흐르는 물이 바위를 만나면 돌아 흐르는 것처럼 빛이 대상 물체에 반사되지 않고 우회한다면 그 물체는 보이지 않는다. 이를 빛의 ‘음의 굴절’이라 하는데 이러한 굴절을 일으키는 게 바로 메타물질이다.
메타물질은 가시광선 파장 길이인 400nm (나노미터·1/10억m)보다 작은 크기의 나노 구조물이다. 음의 굴절은 천연물질에서는 찾아볼 수 없고 메타물질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성질이다.
2009년 미국 듀크대 연구팀과 2010년 독일 크를스로에연구소 연구팀은 가시광선의 모든 파장과 적외선을 피해가는 메타물질을 개발했다고 ‘사이언스’지에 발표했다. 이 메타물질을 이용한다면 이론적으로 맨눈은 물론 적외선 망원경으로도 보이지 않는 투명전차, 투명전투기를 만들 수 있다. 2009년 영국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지는 메타물질을 이용한 투명전차 기술이 2039년경 실용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30년 가까이 기다려야 투명전차를 볼 수 있다는 얘기지만 실망하기에는 이르다. 메타물질을 사용하지 않고도 보이지 않는 투명전차를 곧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국방부에서 실전 배치 초읽기에 들어간 투명전차는 전차에 달린 파노라마 카메라가 주변 풍경을 촬영하고, 촬영 영상을 전차 장갑을 둘러싼 디스플레이에 재생한다. 마치 카멜레온이 주변 환경에 맞춰 몸 색깔을 바꾸는 것과 유사하다.
또한 이스라엘 엘틱스사는 이와 비슷한 원리로 일반 영상(가시광선) 대신 열적외선 영상을 촬영해 조작된 열 영상을 띄우는 기술인 ‘블랙폭스’를 개발했다. 밤에는 보통 열 영상 장비를 통해 주변을 살피기 때문에 이 장비를 속일 수 있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 비살상 전자파무기
비록 무기지만 인명피해를 줄 의도 없이 개발되는 미래무기도 있다. 예컨대 비살상 전자파무기(ADS)는 아무런 부상도 입지 않았는데 화상을 입은 것 같은 통증만 느끼게 만든다. 이름처럼 전자파를 사용하는 이 비살상 무기는 군용 차량 상부에 달린 고출력 전자파 발생장치와 지향성 안테나를 이용해 약 100kW 출력의 95GHz 초단파를 발사한다. 발사된 초단파 에너지는 피부 표피층에 흡수돼 열에너지로 전환되고 이 에너지는 통각 신경세포를 자극한다. 따라서 공격받으면 실제의 물리적 부상 없이도 54℃ 화상 수준의 통증을 느끼기 때문에 정상적인 사고는 물론, 활동도 할 수 없는 무력 상태에 빠진다. 사정거리는 600m, 상대를 무력화하거나 도망치게 만드는 데 2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미국은 이 무기를 개발하려고 12년 동안 지원자 100명 이상을 대상으로 1만 발 이상의 인체실험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DS는 현재 개발이 끝났으며 시험평가 중이다.
전쟁사를 보면 신무기 등장은 종종 역사를 바꿔놓았다. 1450년 총의 등장이 그랬고, 1914년 전차의 등장 역시 그러했다. 지금까지 소개한 무기들 또한 저마다의 방식으로 미래전장을 바꿔놓을 것이다. 그 미래가 밝을지 어두울지를 알 수 없을 뿐이다.
500세 시대 올까?…기생충 수명, 5배 연장 성공<美 연구팀>
[서울신문 나우뉴스]미국 버크노화연구소의 판카즈 카파히 박사팀이 기생충 일종인 예쁜 꼬마선충의 두 유전적 경로를 변경해 그 수명을 5배 연장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을 인간에게 적용할 수 있으면 완벽한 노화방지를 실현하게 될지도 모른다.
“두 변이를 계기로 특정 조직의 ‘양성 되먹임 고리’(포지티브 피드백 루프)가 태어났고 그 효과로 수명을 5배나 연장할 수 있었다”고 카파히 박사는 말했다.
이 같은 실험에 쓰인 기생충을 인간으로 치면 400~500세까지 살 수 있다고 한다.
인간에 응용할 수만 있다면 우리의 수명을 비약적으로 늘릴 수 있지만, 카파히 박사는 유전적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노화방지 치료에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기존에 암 연구자들은 단일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주목해 왔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여러 유전자에 기인한 별도의 변이가 질병의 진행에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카파히 박사는 “이 같은 일은 노화 과정에서도 일어난다”면서 “이번 연구에는 처음으로 전 지놈(게놈) 배열이 해독된 예쁜 꼬마선충을 사용해 그 의미가 더 크다”고 말했다.
예쁜 꼬마선충의 인슐린 신호전달계(IIS)와 같은 주요 분자를 차단하면 인슐린 작용과 라파마이신의 표적(TOR)이라는 영양의 신호 경로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TOR 경로의 단일 변이는 예쁜 꼬마선충의 수명을 30% 상승시켰지만, 인슐린 신호의 변이는 생존 기간을 두 배로 늘렸다. 이 2개의 상승 작용으로 수명은 130% 연장되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그 복합적 영향은 더욱 큰 시너지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는 추후 포유류에서도 같은 효과가 있는지 쥐 실험을 통해 검증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분야 학술지인 셀(Cell)의 자매지인 셀 리포츠(Cell Reports) 12월호에 실렸다.
지구와 가장 비슷한 행성 발견
중앙일보2014-04-18
지구로부터 약 500광년 떨어진 은하계에서 생명체에 필요한 액체 상태의 물을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 행성이 발견됐다. 질량과 밀도·중력·구조 등이 지구와 매우 유사한 것으로 관측돼 ‘제2의 지구’ 후보로 유력하다. BBC 등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케플러 우주망원경을 이용해 지구와 아주 비슷한 조건의 행성을 찾아냈다”고 보도했다.
'케플러-186f'로 이름 붙여진 이 행성은 백조자리의 별 케플러-186 주변을 도는 다섯 번째 행성이다. 난쟁이별로도 불리는 케플러-186은 천구상의 위치가 거의 변하지 않는 항성 중 태양처럼 다량의 에너지를 방출하는 적색왜성이다.
샌프란시스코 주립대학 천체물리학자 스티븐 케인 교수는 “케플러-186f는 적색왜성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며 돌기 때문에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너무 가까이 돌면 물은 말라버리고 너무 멀면 언다”고 설명했다. 케플러-186f가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생존 가능지대에 위치하고 있다는 의미다.
NASA에 따르면 케플러-186f의 반지름은 지구의 1.1배 정도다. 지구처럼 암석 덩어리로 형성됐으며 기온은 지구보다 조금 낮을 것으로 분석됐다. 토마스 바클레이 NASA 연구원은 “케플러-186f는 지구의 쌍둥이, 적어도 사촌 뻘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NASA는 2009년 지구로부터 6500만km 떨어진 태양 궤도에 발사한 케플러 우주망원경을 통해 지금까지 2000여 개의 행성을 새롭게 확인했다. 지난해엔 지구보다 40%가량 큰 행성 2개를 발견했다. 지난 2월 유럽우주기구(ESA)도 태양계 밖에서 제2의 지구를 찾기 위해 플라토(Plato)로 명명된 우주망원경 개발을 승인했다. 2024년 안에 발사될 예정인 ESA 인공위성에는 34개의 망원경과 카메라가 장착된다.
이정헌 기자 jhleehope@joongang.co.kr
지구 깊숙이 숨겨진 ‘제2의 바다’ 존재 확인 <사이언스紙>
[서울신문 나우뉴스]지구의 70.8%를 차지하며 표면적이 3억 6100만㎢에 달하는 거대 공간이 바로 바다다. 그런데 우리가 아는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 남극해, 북극해 등 5대양(五大洋) 만큼 넓은 바다가 지구 깊숙이 숨겨져 있었다면 믿을 수 있을까?
미국 과학전문매체 라이브 사이언스닷컴은 미국 뉴멕시코대학·노스웨스턴 대학 공동연구진이 지구 깊숙한 ‘맨틀’층에 지상만큼 넓은 ‘제2의 바다’가 존재한다는 유력한 증거를 찾아냈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맨틀은 지표면으로부터 깊이 30~2,900㎞에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두꺼운 암석층으로 지구 총 부피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중 410~660㎞ 부분에 위치한 맨틀 전이대에 제2의 바다가 존재할 것이라는 가설이 학계에서 꾸준히 제기되어 왔는데 지난 3월 캐나다 앨버타 대학 연구진이 링우다이트(ringwoodite) 결정을 발견해내면서 해당 가설은 엄청난 설득력을 얻게 됐다.
그 이유는 강한 압력과 열로 만들어지는 감람석의 일종인 링우다이트 속에서 물 분자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당시 물 함량은 약 1%정도로 분석됐는데 맨틀 전이대 전반에 골고루 분포되어있는 링우다이트의 양을 추정해보면 바다가 존재할 것이라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해당 연구에도 한계는 있었다. 링우다이트 속에서 발견된 물 분자가 정말 맨틀 내부에서 만들어진 것인지 아니면 다른 지형에서 흡수된 것인지 증명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실제로 맨틀 전이층의 규산염 광물이 링우다이트로 변화하는지도 불분명했다. 따라서 뉴멕시코대학·노스웨스턴 대학 공동연구진은 실제와 유사한 맨틀 전이대 환경을 꾸민 뒤 링우다이트가 생성되는 과정을 재현하고 이를 미국 대륙 밑 맨틀 층과 비교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회티타늄석, 규산염 광물, 감람석을 레이저로 가열해 실제 맨틀 전이대와 유사한 온도와 압력을 재현했다. 그리고 서서히 압력을 높여 하부 맨틀과 동일한 환경을 만들면서 전자 현미경으로 해당 광물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관찰했다. 놀랍게도 해당 광물들은 용
융(溶融)되며 링우다이트와 유사한 결정으로 변화했다.
실험실에서 합성된 링우다이트의 파편 모습 |
실험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연구진은 미국 지표면 아래 맨틀 전이대 지진파를 분석, 수치 모델을 만들어 실험실의 가상환경과 비교했다. 놀랍게도 데이터는 실제 미국 지표 아래 맨틀 전이대에서도 같은 용융현상이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진파 수치 변화를 살펴보면, 용융된 물질이 하부 맨틀로 내려갔다 다시 전이대 부근으로 올라갔는데 이는 해당 영역이 물이 저장될 수 있는 가장 안정적인 환경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또한 실제로 지구 내부에 지상만큼 거대한 바다가 존재한다는 강력한 가능성을 제시해준다.
이와 관련해 뉴멕시코 대학 지진학자 브랜든 쉼트 박사는 “맨틀 전이대는 지구 내부에서 물을 제어하는 중요한 부분”이라며 “이 연구 결과는 우리들이 지구의 신비한 물 순환을 이해하는데 새로운 길을 제시해줬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앞으로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다른 지역의 지진 데이터를 분석해 각 맨틀 전이대의 용해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지구의 판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변해 가는지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미국과학진흥협회(AAAS)에서 발행하는 과학 전문 주간지 ‘사이언스(Science)’에 12일(현지시간) 게재됐다.
사진=NASA/NOAA/Steve Jacobsen/Northwestern University
썩은 이 스스로 재생, 치과 드릴 공포 끝
한겨레 2014-06-26 10:44
[한겨레] 전기 자극으로 훼손된 무기질 정상화
통증 없이 치료…치아 미백에도 효과
치과는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공포의 대상이다. 충치를 제거하기 위해 치아를 후벼파는 드릴 소리는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친다. 전 세계에서 충치로 고통받는 사람은 23억명에 이른다고 한다. 그런데 머지 않아 이 무서운 치과 드릴 공포로부터 해방될 날이 올 수 있으리란 전망이 나왔다.
영국의 킹스칼리지 런던(King‘s College London)에서 분사한 레미노바(Reminova)란 신생기업이 새로운 치과치료 기술을 개발하고, 이런 포부를 밝혔다. 이 기술은 충치가 생길 경우 썩은 부분 제거를 위해 구멍을 뚫은 뒤 그 구멍에 합성물질을 채워넣는 지금의 치료 대신 충치 스스로 자기 치아를 재생할 수 있게 해준다. 치아에 미세한 전기 자극을 보내 치아의 훼손된 무기질을 다시 정상화시켜주는 것이다. 레미노바 쪽은 이르면 2017년 이 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비용도 비싸지 않아…3년 안 신기술 상용화 전망
단단한 치아를 구성하는 성분은 칼슘이나 인산염 같은 무기질들이다. 그런데 치아에 붙은 음식물을 먹고 사는 입 안의 박테리아가 음식물을 발효시켜 만들어내는 젖산이 이 무기질을 치아에서 걷어낸다. 그것이 바로 충치다. 박테리아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음식물 찌꺼기가 붙기 쉬운 어금니의 표면에 있는 홈이다.
충치는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우선 맨 바깥층의 법랑질(사기질)이 우식된다. 무기질 성분이 96%를 차지하는 법랑질은 인체에서 가장 단단한 조직이다. 여기엔 지각신경이 없어 우식이 돼도 아프지 않다. 이것이 더 진행되면 그 안의 상아질이 우식된다. 이 단계가 되면 충치 진행이 빨라져 치아에 구멍이 움푹 패이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 때는 찬 공기나 물에 닿으면 통증을 느낀다. 패인 곳을 떼우는 이것이 본래의 충치치료. 법랑질 안쪽에 있는 상아질은 무기질 성분이 약 70%로 법랑질에 비해 덜 단단하며, 자세히 보면 미세한 틈이 있다. 충치 치료는 드릴로 치아의 썩은 부분을 제거하고 그곳에 아말감이나 합성레진 같은 물질을 채워 넣는 것이다.
레미노바는 다른 방식을 취한다. 레미노바가 개발한 치료법은 미세한 전류를 이용해 칼슘, 인산염 같은 무기질 성분을 치아 속으로 밀어넣는 것이다. 그러면 벌어진 치아의 틈이 다시 무기질로 메꿔진다. 치료 과정에서 충치 환자는 아무런 통증도 느끼지 못한다. 구멍을 뚫을 필요도 없고 주사를 놓을 필요도 없으며, 어떤 다른 물질을 채워넣을 필요도 없다.
전류는 현재 치아 신경을 체크하는 데도 사용되고 있지만, 새 치료법은 이것보다 훨씬 약한 전류를 사용하기 때문에 치과환자는 아무런 느낌도 받지 않는다고 연구진은 설명한다. 연구진은 이 기술의 이름을 ‘EAER’(Electrically Accelerated and Enhanced Remineralisation)라고 붙였다. 킹스칼리지 치과연구소의 나이젤 피츠(Nigel Pitts) 교수는 “이 기술은 훨씬 환자친화적이면서도 비용면에서 지금의 충치치료 비용이면 충분할 정도로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장비가 치아 미백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런던 메드시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 메드시티란 보리스 존슨(Boris Johnson) 런던시장이 런던-옥스퍼드-캠브리지를 아우르는 이른바 ‘생명과학 황금삼각지대’ 지역에서 기업가정신 고취를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이다. 킹스칼리지 런던은 이 프로젝트의 한 멤버이다. 메드시티 의장을 맡고 있는 키트 맬투즈(Kit Malthouse) 런던 부시장은 “킹스칼리지의 창의적 연구가 연구실 밖으로 나와 충치 환자들에게 전혀 다른 치과치료 경험을 하게 해주는 장비로 변신하는 것을 보는 일은 아주 멋진 일”이라고 말했다.
미국선 레이저 빛으로 치아 줄기세포 자극 기술 개발
아직 새 치과치료 장비가 제작된 상태는 아니다. 기술의 효과를 입증해주는 논문도 발표되지 않았다. 레미노바 투자자이기도 한 니겔 피츠 교수는 <비비시>에 “아직은 초기 단계이다, 하지만 기술 자체가 획기적이므로 매우 흥분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 기술이 상용화할 경우 현재 이뤄지고 있는 충치 치료의 다수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레미노바는 지난해 1월 출범한 킹스칼리지 런던의 치과혁신센터에서 처음으로 분사한 기업이다.
앞서 미국에서도 충치 치료의 고통을 없앨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달 미국 정부의 치과연구팀이 개발한 이 기술은, 충치 부위에 레이저 빔으로 강렬한 빛을 쬐면 이 빛이 치아 속의 줄기세포를 깨워 활성화시키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빛을 쬔 줄기세포가 12주만에 치아의 단단한 부분을 구성하는 상아질을 새롭게 만들어낸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레이저로 빛을 쬔 시간은 5분에 불과했지만, 이것만으로도 충치 치료를 하는 데 충분했다고 설명했다.
자기재생식 충치 치료기술 개발은 치과 드릴 공포에 시달리고 있는 지구촌 충치환자들에겐 눈이 확 뜨이는 소식이다. 정말이지 빨리 실현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을 충치환자들의 소망을 과학자들은 언제쯤 들어줄 수 있을까.
곽노필 기자 nopil@hani.co.kr
'극한 에너지 우주 선(線)'…북두칠성에서 나온다
기사입력 2014-07-08 09:57 | 최종수정 2014-07-08 11:22 10
▲극한에너지가 나오는 우주 영역은 붉은색 지점으로 큰곰자리의 북두칠성 근처인 것으로 확인됐다.[사진제공=성균관대]
국제공동연구팀, 관측결과 발표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극한 에너지 우주선'은 큰곰자리의 불두칠성에서 나오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간이 만들 수 있는 한계보다 1만배 이상 높은 '극한에너지 우주선(宇宙線)'의 실체가 파악돼 눈길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나라 과학자들이 참여한 한·미·일·러 국제공동연구팀이 천체물리학 데이터를 5년 동안 분석한 결과 '극한에너지의 우주선(cosmic ray)'이 만들어지는 우주의 국소영역을 발견했다.
Telescope Array(TA) 국제공동연구팀은 2008년부터 미국 유타사막에 250억원을 들여 서울시만 한 면적에 500여개의 입자검출기와 3개의 대형 망원경을 설치했다. 북반구 최대 크기의 초고에너지 우주선 관측소를 완성했다. 2008년 5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5년 동안 72개의 극한에너지 우주선을 관측하고 이 중에서 19개가 '큰곰자리의 북두칠성' 근처에서 나온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의 천체물리학저널 레터에 실렸다.
우주선은 우주에서 지구로 떨어지는 모든 입자의 총칭이다. 대부분 양성자, 즉 수소핵이나 무거운 핵 그리고 전자, 감마선과 중성미자가 있다. 우주선은 1912년 헤스가 처음 발견했는데 이의 모체와 기원, 전파과정은 100년이 넘게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극한에너지 우주선의 4분의 1이 우주하늘의 16분의 1에 해당하는 지점(즉위 146.6도, 적위 43.2도)에서 나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특정한 에너지원 없이 무작위로 발생하는 경우라면 이러한 관측 결과가 나올 확률은 1만분의 1.4에 해당한다.
극한에너지는 5x1019 eV 이상의 에너지를 말한다. 인간이 측정할 수 있는 에너지의 끝이란 의미로 '끝에너지'라고도 부른다, 크기는 먼지보다 작은 양성자 하나가 가지는 에너지로 어마어마하다. 현재 인간이 만들 수 있는 한계보다 1만배 이상으로 빅뱅 이후 수초 내에 해당하는 에너지이다. 이런 막대한 에너지가 현재까지 남아 있었는지 아니면 현재의 우주에 이러한 초거대가속기가 존재하는지는 순수기초과학의 11가지 미스터리 중의 하나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극한에너지의 소스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는 데 있다. 과학자들이 과거 수십년 동안 찾아온 것으로 소스가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어지는지가 앞으로 밝혀질 것으로 기대된다. 후속 연구를 위해 TA 공동연구팀은 네 배가 큰 면적에 검출기를 확장하는 등 2차 실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국제공동연구팀에 참여한 우리나라 과학자들은 박일흥 성균관대(물리학과), 천병구·김항배 한양대, 양종만 이화여대, 류동수 울산과기대, 권영준 연세대 교수 등이다.
박 교수는 "인간이 만들 수 있는 에너지를 훨씬 뛰어넘는 최고의 에너지가 우주에서 오고 있고 이런 극한에너지가 우주에 고루 퍼져 있는 것이 아닌 특정한 소스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데 의미가 있다"며 "북두칠성 근처에서 발생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수풍뎅이굼벵이가 곧 식탁에 오른다
영화 <설국열차>에 바퀴벌레로 만든 식품을 먹는 장면이 나온다. 빙하기를 맞은 지구에서 17년째 무한궤도를 달리는 열차에서 인간이 생존할 수 있는 것은 곤충 덕이라는 설정이다. 이 장면을 본 관람객들은 기겁하겠지만, 과거에는 곤충을 먹는 것이 흔한 풍경이었다. <동의보감>에는 매미·메뚜기·풍뎅이·꿀벌 등 식용이 가능한 곤충 95종류와 효능이 기록돼 있다. 선조들은 메뚜기·매미·딱정벌레·애벌레·물방개 등 곤충을 보릿고개를 넘기기 위한 구황식품으로도 이용했다. 지금도 일부는 메뚜기와 번데기를 간식으로 즐긴다. 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매일 곤충을 먹는 세계 인구는 25억명에 이른다.
곤충을 가장 많이 먹는 나라는 중국·태국·일본·남아프리카공화국·멕시코 등이다. 중국에서 전갈 튀김은 고급 요리에 속하고, 귀뚜라미는 태국의 별미로 꼽힌다. 누에 번데기는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와 남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등지에서 식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일본에는 간장과 설탕으로 조리한 말벌의 애벌레 요리가 있고, 곤충을 올린 초밥도 있다.
엽기 요리 정도로 여겨졌던 곤충 식품이 최근 일반식으로 퍼지면서 식용 곤충 산업이 형성되고 있다. 세계 금융과 문화예술의 중심지인 미국 뉴욕 맨해튼에는 3~4개 정도의 곤충 식당이 성업 중이다. 뉴욕 소호 거리의 한 식당에서는 귀뚜라미가 들어간 요리가 인기 메뉴다. 빵 위에 귀뚜라미를 구워서 올린 것인데 맛과 영양이 좋다고 알려지면서 일부러 찾는 사람이 생길 정도라고 한다. 쇠고기 대신 귀뚜라미를 사용한 ‘귀뚜라미 버거’도 등장해 의외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 식품회사는 귀뚜라미가 들어간 에너지 바를 판매 중이다. 귀뚜라미를 튀겨서 빻은 가루를 원료로 사용하는 에너지 바 1개에는 귀뚜라미 35마리가 들어간다. 귀뚜라미를 이용한 쿠키도 나왔다. 귀뚜라미를 건포도 등과 함께 믹서에 간 후 밀가루와 섞어 만든 것이다.
미국 온타리오 호 근처에 있는 5000평 규모의 농장에서는 3000만 마리의 귀뚜라미와 2000만 마리의 식빵 곤충을 키우고 있다. 이 농장은 매일 약 3톤 이상의 귀뚜라미를 생산하고 있는데 수요가 많아 올해 1만평 규모로 늘릴 예정이다. 독일에서는 옥수수 조명나방과 누에 등을 재료로 곤충 통조림을 생산하고 있고, 프랑스 파리 식당가에서는 개미와 번데기로 만든 요리를 맛볼 수 있다고 한다. 벨기에는 집귀뚜라미·딱정벌레·거저리 등 10종의 곤충을 식품 원료로 삼았다.
식약처, 갈색거저리·굼벵이 식용 곤충 승인
세계 곤충 산업 규모는 2007년 11조원을 넘어섰고, 2020년에는 38조원으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미국의 경우 귀뚜라미 산업만 연간 1500억원에 달한다. 1950년대부터 갈색거저리를 사육해온 중국은 전갈 등을 미국 등지에 사료용으로 수출한다. 국내 곤충 산업 규모는 2000억원 정도다. 곤충 사육 농가는 약 500곳으로 추산된다. 내년엔 3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안태영 굼벵이 사육 농가 사장은 “식용 곤충은 밀기울·대두박·쌀기울·채소 같은 사료를 먹으며, 100평 규모에서 월 1톤 생산이 가능해 차세대 농가 소득원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관상용·사료용이던 곤충을 식용으로 활용하려면 과학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아직 영양과 독성을 과학적으로 분석해서 곤충을 식용으로 인정한 나라는 없다. 한국이 첫 테이프를 끊었다. 오랜 기간 연구 끝에 올해 7월과 9월 두 종류의 곤충을 식용으로 인정했다. 갈색거저리 애벌레와 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굼벵이)다. 이들 곤충의 영양과 독성을 연구한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갈색거저리는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많고 무기질과 비타민도 풍부하다. 과거 초가지붕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굼벵이는 영양이 더 우수하다. 동결 건조한 굼벵이의 100g당 단백질 함량은 58g으로 갈색거저리(53g)보다 많고 지방 18%, 탄수화물 17%가 들어 있는 고단백 식품으로 확인됐다. 굼벵이는 <동의보감>에 간 질환 등 성인병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들 곤충에는 세균이나 독성이 없어 사람이 먹어도 안전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 결과를 토대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 최초로 과학적 검증을 거친 식용 곤충 1호와 2호로 인정했다. 윤은영 농촌진흥청 곤충산업과 연구사는 “메뚜기·번데기·백강잠(말린 누에고치)은 300년 이상 먹어온 곤충이어서 안전성이 검증된 식품 원료지만 과학적으로 입증한 곤충은 갈색거저리 애벌레와 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라며 “곤충의 단백질 함량은 50%대로 쇠고기와 비슷하고 콩보다 많으며, 지방이 20~30%이고, 육류에는 없는 탄수화물도 10%나 있어 3대 영양소가 균형을 이룬 미래 식량 자원”이라고 설명했다.
“식량은 무기보다 무서운 무기 된다”
2년 후부터는 곤충이 합법적으로 식탁에 오르게 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16년까지 7종의 곤충을 식품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농촌진흥청은 장수풍뎅이와 귀뚜라미 식용화를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규성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생물부장은 “앞으로 식품 원료로 인정받게 될 곤충 3호와 4호는 장수풍뎅이와 귀뚜라미가 될 것”이라며 “뿔이 멋있는 장수풍뎅이를 천연기념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만 지금은 대량 사육에 성공해 문방구·대형마트 같은 곳에서도 판매되며 누구나 키울 수 있는 곤충”이라고 설명했다.
곤충 요리를 개발하고 식용 곤충을 연구하는 이유는 단순히 농가의 소득을 높이는 차원에 그치는 게 아니다. 가까운 미래에 닥칠 식량 위기에 곤충만 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기아에 허덕이는 인구는 10억명이고 굶어 죽는 사람만 하루 최소 2만5000명을 헤아린다. 세계 토지에서 농지와 가축 사육 공간은 30%에 불과하며, 그나마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2009년 67억명인 세계 인구는 매년 7000만명씩 증가해 2030년 83억명, 2050년 93억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식량 증산이 인구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형편이다. 가까운 미래에는 식량이 무기보다 더 무서운 무기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로버트 지글러 국제쌀연구소 소장은 “돈으로 언제든 식량을 살 수 있다는 생각은 위험하다”고 경고한 바 있다. 국제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FAO는 지난해 식량 대체 자원 보고서를 내 곤충을 미래 식량으로 지목했고, 올해는 국제 콘퍼런스(IFT)까지 열어 곤충식에 대해 논의했다. 이 기구는 인류 기근을 구제할 곤충 활용을 각국에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식용 곤충이 미래 식량으로 기대를 모으게 된 이유는 6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많은 개체 수, 우수한 단백질 공급원, 적은 사육 자본·공간, 강한 번식력(연 3?4회), 간단한 도축(?) 과정, 온실가스와 자원비용 절감 등이다.
지구 생물의 70%는 곤충이다. 130만종이 있고 이 가운데 식용으로 사용할 만한 곤충은 최소 1900종이다. 단백질 함량은 쇠고기와 비슷하면서 지방은 적은 고단백 식품이다. 곤충은 연간 3~4회에 이르는 강한 번식력을 자랑하면서도 가축보다 사육비용이 덜 들고 공간도 그리 많이 필요하지 않다. 약 1kg의 고기를 얻는 데 소·돼지·닭은 각각 10kg·5kg·2.5kg의 사료가 필요하다. 귀뚜라미는 1~1.5kg의 먹이만 있으면 된다. 같은 1kg이라도 실제로 사람이 섭취할 수 있는 함량은 귀뚜라미가 800g으로 소(400g)·돼지(550g)·닭(550g)보다 많다.
정부 “내년 곤충 요리책 출간”
식용 곤충이 식탁에 등장하기엔 ‘벌레’라는 거부감·혐오감 등 풀어야 할 난제들이 있다. 많은 다리, 딱딱한 껍질, 털 등 시각적으로 친숙한 식량감이 아니다. 게다가 씹는 감촉이나 식감도 개선해야 한다. 농업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은 식용 곤충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 먹거리로서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8월 서울 삼청동의 양식당에서 ‘식용 곤충 오찬 세미나’를 열고 갈색거저리 분말을 넣은 망고에이드·죽·피자·케이크 등을 선보였다. 곤충 조리법도 제시했다. 이들을 번데기나 메뚜기처럼 볶아서 먹거나, 분말을 내서 쿠키나 머핀을 만드는 방식을 소개했다. 미꾸라지 분말로 만든 추어탕처럼 곤충도 가루로 가공하면 거부감이 없어 식용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커진다. 정부는 올해 유아·노인·환자를 위한 의료용 식품을 개발하고 내년에는 곤충 요리책도 발간할 예정이다.
곤충의 생산 단가가 가축보다 낮지만 수요가 지금보다 늘지 않을 경우 곤충 양식 농가가 경제성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백유현 한국곤충산업협회장은 “곤충 분말 1kg을 만들려면 곤충 5kg이 필요하고 이를 돈으로 환산하면 약 100만원”이라며 “이렇게 가격이 비싸면 아무리 곤충을 많이 생산해도 가공업체가 곤충을 식재료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식용 곤충 가격의 현실화를 강조했다. 식용 곤충이 일반화될 때를 대비해, 허가받지 않은 곳에서 곤충 식품을 사육·판매하는 행위에 대한 법적·제도적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번데기가 서민의 간식으로 인기를 얻자 일부 수입업자들은 중국산 번데기를 대량으로 수입하면서 위생 논란을 불러왔다.
곤충의 생산 단가가 가축보다 낮지만 수요가 지금보다 늘지 않을 경우 곤충 양식 농가가 경제성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백유현 한국곤충산업협회장은 “곤충 분말 1kg을 만들려면 곤충 5kg이 필요하고 이를 돈으로 환산하면 약 100만원”이라며 “이렇게 가격이 비싸면 아무리 곤충을 많이 생산해도 가공업체가 곤충을 식재료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식용 곤충 가격의 현실화를 강조했다. 식용 곤충이 일반화될 때를 대비해, 허가받지 않은 곳에서 곤충 식품을 사육·판매하는 행위에 대한 법적·제도적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번데기가 서민의 간식으로 인기를 얻자 일부 수입업자들은 중국산 번데기를 대량으로 수입하면서 위생 논란을 불러왔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적인 쌀 수출국이던 필리핀은 현재 세계 1위 쌀 수입국이 됐다. 연 2~3모작 할 수 있는 기후만 믿고 농업 인프라를 구축하지 않은 탓이다. 홍수·가뭄·인구 증가로 식량 수급이 불안정해졌고, 쌀 부족이 심각해지자 몇 년 전부터 1인당 하루 4kg으로 쌀 배급을 제한하는 등 초긴축 정책을 펴고 있다. 이런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아마존 등 풍부한 생물자원을 가진 남미 국가들은 곤충 자원의 유출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국토 면적이 좁아 생물자원이 한정된 한국도 생물자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농촌진흥청이 곤충식 확대를 위해 갈색거저리로 개발한 간식거리. ⓒ 국립농업과학원
시사저널.
쉬샤오춘 회장 “손오공이 머리칼 뽑아 자신을 복제한다는 옛 이야기가 현실로”
우시=구자룡특파원
동아일보 2015-02-09
7일 베이징(北京)에서 비행기로 두 시간 걸려 도착한 장쑤(江蘇) 성 우시(無錫) 공항. 자동차로 40여분 달리니 흙벽돌로 지은 토담집과 논밭이 이어지는 전형적인 농촌 마을 옆에 별천지가 나타났다.
시(市)가 조성한 ‘생명공학 과학단지’였다. 정식 명칭은 ‘마산(馬山) 국가생명과기원(BIO-PARK)’. 20여 만 평 단지 내에 입주해있는 벤처기업들만 180여개에 달하는 중국 생명공학벤처의 산실 중 한 곳이다. 단지내 건물은 대부분 2, 3층으로 낮고 외벽은 엷은 노란 파스텔 톤이어서 마치 유럽에 온 듯했다.
보야라이프그룹(중국명 보야줄기세포집단·博雅干細胞集團)은 2만평 부지를 차지해 입주업체 중 가장 큰 기업이었다(‘보야’는 베이징(北京)대 상징물 중 하나인 ‘보야 탑’에서 따온 이름으로 베이징대와의 협력을 나타낸다). 이 회사는 중국 내 유일하게 세계보건기구(WHO)가 인정한 줄기세포은행을 갖고 있다.
그룹 설립자인 쉬샤오춘(許曉椿·44) 회장이 1층 입구까지 마중을 나와 있었다. 170cm 키에 다부진 몸매, 서글서글한 눈매에 힘이 넘치는 목소리가 인상적이었다. 쉬 회장은 “보야 그룹 전체적으로보면 국내외 학자나 기업 등과 갖는 학술교류 행사만 1년에 300여 차례여서 쉬는 날을 빼면 거의 매일 행사가 있다”고 말했다.
우시에 있는 ‘국제줄기세포연합연구센터’에는 한해 6000~7000명이 찾는다고 쉬 회장은 소개했다. 주로 중국 중앙 및 지방정부 등 공공기관 관계자, 병원 의사와 관리자 등 의료진과 전문가, 그리고 신생아 줄기세포를 보관한 고객들“이라고 소개했다.
2009년 베이징대와 중국과학원, 복제양 ‘돌리’를 탄생시킨 영국 로슬린연구소 등 7개 기관이 함께 세운 ‘국제줄기세포연합연구센터’를 모체로 출발한 보야라이프그룹은 6년 만에 28개 자회사를 가진 거대 기업으로 컸다.
베이징(北京), 장쑤(江蘇) 성 우시, 푸젠(福建) 성 샤먼(廈門), 좡(庄)족자치구 난닝(南寧) 4곳에 연구개발 센터를 두고 있으며 전문 연구 인력만 1000여명에 이른다고 쉬 회장은 설명했다. 줄기세포 기지도 베이징 톈진(天津) 등 6곳에 있으며 베이징대에 있는 ‘보야유전자은행’에는 혈액 조직 유전자 샘플 138만 여개가 보관되어 있다.
우시의 센터에 보관 중인 신생아 줄기세포 수는 약 2만 여개로 1년 보관비용만 1000위안(약 17만 원)이다. 기술적으로는 영원히 보관 가능하다고 한다. 미국 캐나다 등 전세계적으로 줄기세포 기술이 확립돼 치료가 승인받은 질병은 9종, 임상실험중인 질병이 126종이지만 아직 중국은 한 가지도 치료 기술이 승인을 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보야센터에 줄기세포를 보관하고 있는 것은 앞으로 치료 기술이 개발될 것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쉬 회장은 센터 3층에 통유리로 안이 들여다보이는 실험실을 소개하면서 ”연중무휴 24시간 가동되며 공기 중 먼지 숫자를 1㎥당 1만개 이하(일반 공기는 300~400만개)로 ‘청정’을 유지하고 있으며 에이즈 등 질환의 진단 속도도 일반적인 검사 방법보다 월등히 빠르다“고 말했다.
-이번에 황우석 박사, 미 오리건대 슈크라트 미탈리포프 박사와 함께 하는 생명공학 공동연구 내용이 무엇인가.
”1차적으로 원숭이를 통한 질병치료연구부터 시작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현재 확보한 질병 연구용 원숭이가 100여 마리에 달한다. 고혈압 치매 당뇨 등 모두 인간이 앓고 있는 질병을 가진 원숭이들이다. 중국과학원 산하 윈난(雲南)영장류생물의학중점연구실과 협력해 모두 중국 전역에서 사육 중이던 수만 마리 중에서 발견한 것들이다. 영장류 원숭이에 대한 연구 결과는 인류 질병 치료에 돌파구를 만들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질병 연구를 위해서는 같은 질환을 가진 많은 개체의 원숭이가 필요하다. 세계 처음으로 개를 복제하는 등 복제 기술이 세계 최고인 황우석 박사와 원숭이 줄기세포 연구 최고 전문가인 미탈리코프 교수와의 협업이 그래서 필요하다.“
그는 ”복제 연구 중에는 세포내 핵과 세포질을 분리하는 것이 핵심 기술 중의 하나인데 황 박사야말로 동물복제와 핵이식 분야에서 세계 최고다. 한 가지 예로 황 박사는 세포에서 핵을 옮길 때 핵 주변에 세포질을 전체의 1.5%만 묻힌 채 옮길 수 있다. 보통은 30% 이상이 묻어나온다.“
쉬 회장의 부친은 쉬즈훙(許智宏) 중국과학원 원사이다. 원사는 중국의 최고 과학원로에게 정부가 붙여주는 칭호이다. 쉬즈홍 박사는 식물복제의 대가로 알려진 대표적인 식물생물공학자이기도 하다. 과학 분야 최고의 국책 연구기관인 중국과학원에서 1992년부터 11년간 부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1999년에서 2008년까지 9년 동안이나 베이징대 총장을 지냈다. 총장 재직시절이던 2004년 황 박사 서울대 연구실을 직접 찾았을 정도로 황 박사와 깊은 교류를 나눴다고 한다.
”아버님은 이른바 ‘황우석 사태’ 때에도 중국 과학계에 황 박사를 격려해주어야 한다고 적극적으로 ‘방어’해주셨다고 들었습니다.”
그에게 황 박사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물었다.
”전 세계에서 많은 과학자를 만나고 있지만 누구보다 존경할 만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구능력도 대단하지만 집념과 시련을 딛고 일어선 의지 역시 대단합니다. 그가 갖고 있는 과학자로서 능력에 대해 한번도 의심한 적은 없습니다. 황 교수가 ‘그 일’을 겪은 뒤 낙향해서 창고 같은 실험실을 차려놓고 연구를 계속한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미국의 한 기관이 무려 1400만 달러(140억원)를 들이고도 성공하지 못한 개 복제를 황 교수팀은 불과 몇 명의 연구원으로 4000여 차례 실패 끝에 성공했습니다. 우리 보야그룹의 목표는 최고의 과학자인 그를 도와 함께 성공하는 것입니다.”
쉬 회장은 미국 워싱턴대의학원 면역학 박사와 에모리대 비즈니스스쿨 경영학석사 학위를 받고, 제약회사 파이자에 근무하는 등 17년간 미국에 머물다 우시 시 정부가 2006년 시작한 ‘5년 내로 30명의 해외 유학중인 최고의 과학자들을 귀국시킨다’는 이른바 ‘530계획’에 따라 돌아온 ‘회귀(回歸) 과학자’다. 파이자 근무 당시 개발에 참여한 관절염 치료 신약 Celebrex와 Bextra 등은 지금도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이번에 합작기업을 5년 후에 나스닥에 상장할 것이라는 포부가 있다고 들었다.
”생명공학 기업의 성장은 필연이다. 지금 중국을 대표하는 10대 그룹으로 큰 은행과 에너지 기업들도 불과 20년 전에는 서구의 당시 최고 기업들에 비하면 회사 가치가 8%대에 불과했다. 전자상거래 세계 최대 기업 알리바바처럼 중국에서 세계적인 생명공학 기업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이 대목에 갑자기 ‘손오공’이야기를 꺼냈다.
”손오공이 머리칼을 뽑아 자신을 복제한다는 옛 이야기들이 현실이 되는 세상이 열릴 것이다. 또 세포 DNA 끝에 ‘남은 생명의 길이’를 알려주는 텔로미어와 줄기세포 기술이 결합하면 수명도 늘릴 수 있다. 이 분야에 대한 연구와 실험도 진행 중이다.”
-한국의 생명공학 연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한국은 갖고 있는 잠재력에 비해 시장이 적다. 중국 같은 큰 시장과 손을 잡고 세계로 가야 한다. 세계를 주름잡는 북유럽의 강소 기업들이 나라가 커서 된 것은 아니지 않는가.”
“죽음은 존재하지 않는다” 새 과학이론 주장
2013.11.09 09:52
로버트 란자 박사 소개
대부분의 인간은 죽음을 두려워한다.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육체만을 생각하고 육체가 죽기 때문에 ‘인간은 죽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죽음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끝이 아님을 알려주는 새로운 과학이론 하나가 소개됐다.
미국의 생명공학 기업 어드밴스트 셀 테크놀로지(ACT·Advanced Cell Technology)사의 최고 책임자이자 의학박사 겸 과학자인 로버트 란자 씨가 설명한 과학이론이다.
그는 양자물리학과 다중 우주이론을 근거로 바이오센트리즘(biocentrism·생물중심주의)이라는 이론을 소개했다. 이런 이론들에 따르면, 수많은 우주가 존재하며 지금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이 다른 우주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죽음은 실질적인 측면에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러 우주들 중 한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든지 상관없이 수많은 우주들이 동시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람이 육체적으로 사망선고를 받았을 때 두뇌에 남아있는 20와트의 에너지는 ‘내가 누구지?’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고 한다. 이 에너지는 사람이 사망한 후에도 사라지지 않는다.
과학의 확실한 한 가지 원리에 따르면 에너지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즉 만들어지지도 파괴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20와트의 에너지는 한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이동하는 것일까.
바이오센트리즘에 따르면 공간과 시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딱딱한 물질이 아니다. 허공에 손을 흔들었을 때 잡히는 게 없듯이 시간도 마찬가지라는 것. 사람이 지금 보거나 경험하는 모든 것이 정신 속에서 정보가 빙빙 도는 것과 다름없으며, 공간과 시간은 모든 것을 묶어놓는 단순한 도구일 뿐이라는 것이다.
죽음이라는 것은 시간과 공간이 없는 곳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아인슈타인이 먼저 사망한 베소라는 친구를 향해 “나보다 조금 앞서 이 이상한 세계에서 떠났군”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란자 박사는 “불멸이라는 것은 시간 속에서 끝이 없이 영원히 존재한다는 의미 보다는 시간 밖에서 함께 거주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이 내용은 과학뉴스 사이트 ‘사이언스데일리’에 실렸다.
"25억 년 전 지구는 '오렌지빛' 별이었다" (美연구)
2015.11.13. 10:57
[서울신문 나우뉴스]
지구의 일명 ‘푸른별’이라고 부른다. 실제 우주에서 바라보면 푸른빛과 잿빛이 어우러진 색깔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초기 지구의 색은 푸른색이나 잿빛이 아닌 오렌지 빛이었다는 주장이 나와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워싱턴대학 가상행성연구소(VPL)가 컴퓨터시뮬레이션을 통해 연구한 자료에 따르면 25억 년 전, 지구의 대기는 아지랑이나 안개 등으로 엷게 뒤덮여 있었는데, 이러한 대기는 달아오른 지구의 표면 온도를 시원하게 유지해주고 동시에 고대 박테리아 등의 생명체가 진화할 수 있는 역할을 담당했다.
때문에 워싱턴대학 연구진은 오렌지 빛을 띠는 이 안개가 외계 생명체를 찾는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시생대 시기, 우리 지구를 뒤덮었던 비교적 두껍고 오렌지 빛을 띠는 안개는 자외선이 메탄 분자를 분해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일명 ‘탄화수소 안개’라고 부르기도 한다. 당시 지구에는 순수한 산소가 매우 희박했기 때문에 생명체들은 메탄을 생존에 이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당시 지구의 표면 온도는 매우 높았다. 산소로부터 만들어지는 오존층이 없었기 때문에 자외선을 직접적으로 흡수했다. 당시 지구상의 생명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물이나 미네랄 등을 자외선 가림막으로 활용해야 했다.
이때 오렌지 빛 대기 즉 ‘탄화수소 안개’가 바로 그 자외선 가림막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가설로 미루어봤을 때 ‘탄화수소 안개’는 초기 지구 생명체의 징후일 뿐만 아니라 훗날 복잡한 박테리아와 초기 동식물의 진화를 도운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으며, 이후 지구 대기의 구성성분이 점차 변화하면서 오렌지 빛의 안개가 걷히고 '푸른별'이 된 것으로 추측된다.
연구진이 이러한 가설과 가장 유사한 행성으로 꼽은 것은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이다. 타이탄은 시생대 지구를 뒤덮었던 안개와 유사한 형태의 대기로 뒤덮여 있다. 타이탄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으며, 태양계에서 메탄과 에탄으로 이뤄진 바다를 가진 유일한 천체인 것이 입증된 바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것들을 연구함으로서 산소가 결핍된 초기 지구의 기후나 당시 지구 표면의 특징, 대기 성분 등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다”면서 “더 나아가 지구와 유사한 행성 및 외계생명체를 찾는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현지시간으로 11일 미국 메릴랜드에서 열린 미국천문학회(the american astronomical society)의 행성학 컨퍼런스에서 발표됐다.
송혜민 기자huimin0217@seoul.co.kr
돼지 몸에서 인간세포가 자라네
[오늘의 세상]
美서 수정란에 사람 줄기세포 주입해 성장 첫 성공
연구 발전되면 사람 臟器 키워 환자에 이식도 가능
인간·동물 경계 깨질 우려에 과학계선 "그럴 가능성 없다"
미국 과학자들이 돼지 수정란에 사람 줄기세포를 주입해 정상적으로 자라게 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과학계에서는 연구가 발전하면 돼지의 몸에서 사람 장기(臟器)를 키워 환자에게 이식하는 일도 가능하다고 본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사람과 같은 지능을 가진 돼지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소크연구소 후안 카를로스 이즈피수아 벨몬테 박사 연구진은 26일 생명과학분야 최고 학술지인 '셀'에 "사람 줄기세포가 들어간 돼지 수정란이 암컷 자궁에 착상된 지 28일째에 인체의 근육과 여러 장기 세포의 초기 형태로 자란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사람의 피부 세포에 특정 유전자를 넣어 인체의 모든 세포로 자라는 배아 줄기세포 상태로 만들었다. 연구진은 이렇게 만든 사람 줄기세포를 돼지 수정란에 주입했다. 28일째 된 돼지 태아에서는 인간 고유의 항체와 유전자가 근육과 여러 장기에서 나타났다. 사람 줄기세포가 돼지 태아에서 정상적으로 자라났다는 말이다.
박정규 바이오이종장기개발사업단장(서울대 의대 교수)은 "돼지와 인간의 '키메라'〈키워드〉가 가능함을 입증한 연구결과"라며 "연구가 발전하면 이식용 장기 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장기이식 대기 환자는 2016년 3월 기준 2만7900여명인데 기증자는 2015년 500여명에 그쳤다. 과학자들은 다른 동물의 장기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특히 돼지는 장기의 형태나 크기가 사람과 비슷하다. 문제는 면역거부반응. 인간-돼지 키메라는 이를 해결할 수 있다. 벨몬테 박사는 "돼지 수정란에서 특정 장기를 만드는 유전자를 차단하고 사람 줄기세포를 넣으면 돼지 몸에서 사람 장기가 자랄 수 있다"고 말했다.
즉 면역거부반응 없는 환자 맞춤형 장기 이식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앞서 과학자들은 덩치 큰 시궁쥐와 작은 생쥐 사이에서 이런 이종(異種) 장기 배양과 이식으로 질병을 치료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벨몬테 박사는 "갈 길이 멀지만 이번에 중요한 첫걸음을 내디뎠다"며 "앞으로 돼지 몸에서 사람의 췌장과 신장 같은 장기를 키우는 연구를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키메라 연구에 대해 인간과 동물의 경계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과학자들은 기우(杞憂)라고 반박한다. 소크연구소도 이번 실험에서 돼지 태아의 뇌에서는 사람 세포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람 뇌를 가진 돼지가 될 가능성은 없다는 얘기다. 미국 국립보건원(NIH)도 윤리 논란을 우려해 연구를 금지했지만, 지난해 8월 장기 이식을 위한 인간-돼지 키메라 연구에 정부 지원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사람 줄기세포를 다른 동물의 수정란에 주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키메라(chimera)
사자의 머리에 염소의 몸, 뱀의 꼬리를 한 그리스 신화 속 동물. 생명과학에서는 한 동물에서 서로 다른 동물의 세포가 같이 자라는 것을 일컫는다.
시력을 세배 좋아지게 만드는 슈퍼 바이오닉 렌즈 발명
평범한 콘텍트 렌즈처럼 보이지만 렌즈는 생체공학 렌즈이다. 캐나다의 그래스 웹박사가 개발한 것으로 렌즈를 이식하게 되면 10초 안에 시력이 3배 이상 좋아지게 된다. 이식 수술 하는데 8분밖에 걸리지 않고 부작용도 없다.…사고로 시력을 잃었거나 눈의 노화로 일어나는 백내장을 예방할 수 있다. (2015.05.27)
[5:261] 천하에 맹인을 없애는 공사
하루는 상제님께서 갑자기 신음하시며 "내가 무슨 죄가 있어 맹인이 되었는고!" 하시거늘 성도들이 놀라 용안을 바라보니 백태(白苔)가 눈을 덮어 맹인이 되신지라 성도들이 크게 놀라고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데 상제님께서 여러 시간 고통하시며 "내가 무슨 죄가 있어 눈이 멀게 되었는가." 하시고 계속 눈물을 흘리시니라. 이에 곁에 있던 한 성도가 상제님의 눈 가까이에 손을 가져가려 하니 문득 큰 소리로 꾸짖으시기를 "누구 몸에 감히 손을 대려 하느냐!" 하시고 여러 시간이 지난 후에 간신히 백태를 뽑아 내시니 두께가 한 치가 넘고, 그 떨어지는 소리는 성도들이 소스라치게 놀라더라.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천지에 있는데 천하의 백성 중에 일월을 보지 못하는 자가 있다면 내 어찌 차마 보리오. 앞세상에는 앞 못 보는 자를 없게 하노라." 하시니라.
염색체 끝 '텔로미어' 늘리면 수명 연장된다
인간의 생명과 연관돼있는 것으로 알려진 염색체 내 텔로미어라는 부분을 조작하면 생명체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밝혀졌다. 이 연구를 계속 발전시키면 이미 태어난 사람의 염색체를 조작해 장수를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향후 인간의 노화연구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연구팀은 텔로미어의 길이를 조절하는 단백질인 ‘hnRNP A1’을 발견한 뒤 이를 이용해 텔로미어를 길게 만든 꼬마선충 350개 개체를 25세대 동안 관찰했다. 그 결과 평균수명은 정상(20일)보다 20% 가량 긴 23.8일이었고 수명 이외에 발생과정, 형태, 행동 등 다른 측면은 모두 정상이었다. 연구팀이 연구 대상으로 삼은 꼬마선충의 텔로미어는 사람과 염기서열 하나만 달라 인간의 수명연장 실험이 조만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인권 노화유전자기능 연구센터장은 “이 연구 결과를 계속 발전시켜 살아있는 사람의 텔로미어 길이를 길게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낸다면 태어난 후 인간 수명을 연장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2004.05.05)
105세가 되면 더 이상 늙지 않는다?
일정 연령 도달하면 사망 가능성 급격히 감소
많은 사람들이 오래 살기를 원한다. 그런 만큼 식습관에 신경을 기울이며, 몸에 좋다는 고가의 약들을 섭취하고 있다. 그러나 105살이 되면 이런 노력 없이도 노화가 정지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다.
29일 ‘사이언스’ 지에 따르면 로마의 라 사피엔자대(Sapienza University of Rome)의 인구학자 엘레자베타 바르비(Elisabetta Barbi) 교수가 이끄는 국제 공동연구팀은 이탈리아 통계연구소(INIS)에 보관된 자료를 이용해 장수 실태를 분석했다.
데이터베이스 안에는 2009년부터 2015년까지 6년간 이탈리아에 살았던 105살 이상의 인구 3836명의 자료도 포함돼 있었다. 연구팀은 지자체에서 조심스럽게 축적해온 이 자료들을 분석해 105살이 넘으면 노화현상이 멈춘다는 결론을 끄집어냈다.
인간이 80세가 되면 노화 속도가 서서히 줄어들아가 105세가 되면 노화가 완전히 멈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러시아 장수촌에 살고 있는 한 노인. ⓒWikipedia
80세 넘으면 노화속도 줄어들기 시작
나이를 먹을수록 사망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그동안 다른 과학자들에 의해 수행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50살이 되면 다음 해 사망할 가능성이 30세 때와 비교해 3배 이상 높아진다. 마찬가지로 60, 70세가 되면 8년 간격으로 사망 가능성이 두 배로 높아진다.
운이 좋으면 100살까지도 살 수 있다. 그러나 다음 해 생일을 축하할 수 있을 가능성은 60%에 불과하다.
그러나 과일파리, 선충 등 동물 실험 결과를 토대로 장수 상태에서 나이를 먹는 일이 일시적으로 중단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었다. 어떤 시기가 되면 사망률이 더 올라가지 않는 이른바 일시적인 안정기에 도달한다는 것.
바르비 교수 연구팀은 이런 연구 결과를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을지 의문을 품고 있었다. 100살이 넘는 장수 노인들의 데이터를 구하기 힘들었기 때문.
그러다 연구팀은 이탈리아 통계연구소(INIS)에 장수자들 다수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그동안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축적해온 고령자들에 관한 자료였다. 그 안에는 2009년부터 2015년까지 3836명의 105살 이상 고령자에 대한 자료도 들어 있었다.
논문 공동저자인 미국 캘리포니아대의 인구·통계학자 케니스 왁터(Kenneth Wachter) 교수는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확실하고 분명한 데이터를 통해 사람에게 과일파리, 선충과 같은 일이 일어나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관련 논문은 29일 ‘사이언스’ 지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The plateau of human mortality: Demography of longevity pioneers’이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인간의 사망률은 80세가 되기까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80세가 넘으면 노화 속도가 줄어들기 시작하고 105세가 되면 노화가 정지돼 안정기에 접어든다.”고 말했다. 106살, 107세가 되더라도 105세 때처럼 건강상태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명의 한계 놓고 새로운 논란 예고
인간 수명을 놓고 그동안 다양한 연구가 진행돼왔다. 연구 논문은 “그러나 수명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한계를 노출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대다수 연구가 연령에 따른 분석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학자들 간에 논란의 여지가 많았다는 것.
가장 논란이 많았던 것은 노년이 됐을 때 사망률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과일파리, 선충 등 다른 종의 동물들에게서 나타난 것처럼 사람에게도 유사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INIS에 보관된 고령자 데이터를 통해 수명 상태를 분석한 결과 이들의 수명이 105세가 넘어서면서 안정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연구 방식을 통해 인간 사망률이 특정 시기에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왁터 교수는 “이 논문이 인간 수명의 최고 한계(maximum limit)를 설명해주고 있는 가장 확실한 사실에 기반한 최초의 사례”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고령자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점에 비추어 이번 연구 결과가 학계로부터 인정을 받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네덜란드 NIDI(Netherlands Interdisciplinary Demographic Institute)의 인구통계학자인 욥 데 비어(Joop de Beer) 박사는 연구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105세 도달하는 노인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점에 비추어 105세라는 연령이 더 연장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인간의 수명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성(性)과 기후, 민족성과 주변 환경 등 다양한 요인에 대한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 105세 이상의 고령자 수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이번 연구와 관련해서도 후속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욥 데 비어(Joop de Beer) 박사는 “이번 연구가 풍부한 데이터를 통해 매우 타당한 연구 결과를 도출해냈지만, 어떤 이유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구체적인 연구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시카고대의 생리인구통계학자 레오니드 가브릴로프(Leonid Gavrilov) 교수도 “논문에서 105세 연령층에 대한 연구 결과에 대해 과학적인 이유를 제시하고 있지 않다.”며, 데이터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데이터에 포함돼 있지 않지만 연구 결과에서 제외된 많은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특정 나이의 연령층이 아니라 전체 연령에서 어떤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지 종합적인 연구 결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논란을 종식시키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연구 참여자인 캘리포니아대의 왁터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가 논란이 많았던 인간 수명의 안정기에 대해 답을 제시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지나친 기대감을 우려했다.
故 스티븐 호킹 “유전자 편집해 우월해진 종(種) 초인류 출현한다”
故 스티븐 호킹 저서 ‘거대 질문에 대한 간략한 답변’
“초인류는 멸망하는 지구 탈출할 것…神은 없다”
“동료보다 경쟁우위를 갖기 위해 자신의 DNA를 편집해 공격성과 같은 지능과 본능을 높이는 새로운 종(種), 이른바 초인류(superhuman)의 사람들이 나타날 것이다”
지난 3월 유명을 달리한 ‘시간의 역사’(A Brief History of Time) 저자이자 저명 물리학자 고(故) 스티븐 호킹의 예언이다. 이는 호킹 박사의 마지막 저서이자 유작인 ‘거대 질문에 대한 간략한 답변’(Brief Answers to the Big Questions)의 주요 내용이다.
선데이타임스는 14일(현지시간) 이 저서의 주요 내용들을 먼저 소개했다. 발간 예정일은 16일이다.
호킹 박사는 이처럼 인간이 유전공학을 이용, 초인류를 만들어 인류의 나머지를 파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아마도 (인간이 DNA를 편집하는 등의 용도로 사용되는) 유전공학에 대해 반대하는 법안이 나올 것이다. 그렇지만 일부 사람들은 기억력이라든지 질병에 대한 저항력, 삶의 연장 등과 관련해 인간의 형질(characteristics)을 발전시키려는 유혹을 견디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호킹 박사는 “앞으로 1000년 안에 핵전쟁이나 환경 재앙이 지구를 무너뜨릴 것”이라면서 “그러나 그때쯤에 우리의 독창적인 인종(초인류)은 지구의 위태로운 유대를 무너뜨릴 방법을 찾게 될 것이고 따라서 재앙에서 살아남을 것”이라고 봤다. 지구 상의 다른 종들은 아마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란 예상이다.
아마도 유전자가위(CRISPR)와 같은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해 다른 사람들에 앞서게 된 새로운 초인류들은 지구를 탈출해 다른 행성과 별에 퍼져 식민지를 만들 것이라고 봤다.
그리고 이런 초인류가 나타나면 생존 문제 이전에 이미 심각한 정치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전자 편집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경쟁할 수 없어서 죽거나 중요하지 않게 다뤄질 것이기 때문이다.
살아있을 때 누누이 강조했던 인공지능(AI)의 무시무시함과 관련한 예고도 잊지 않았다.
호킹 박사는 앞으로 AI가 인간의 의지와 상충되는 의지를 스스로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규제 중요성에 대해 심각하게 경고했다.
그는 초지능형 AI의 출현은 인류에게 있어 최고의 일이거나 최악의 일이 될 것이라면서 “AI의 진짜 위험은 악의가 아니라 능력”이라고 했다. 초지능형 AI는 목표를 달성하는데 아주 능할 것이며 만약 그 목표가 인간의 목표와 일치하지 않는다면 곤란에 처할 수 있게 된다는 것.
“신은 존재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아니다”라고 호킹 박사는 답했다.
그는 “이해할 수 없는 이유들 때문에 신에 의해 지구가 창조되었다고 보는지, 아니면 과학의 법칙에 의해 결정되었는가 하는 것인지가 문제인데 나는 두 번째를 믿는다”면서 “만약 여러분이 원한다면 과학의 법칙을 ‘신’이라 부를 수 있겠지만 당신들이 만나서 질문을 하는 대상은 개인적인 신이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노벨상 日교수 "암, 2030년에는 사람 목숨 빼앗는 병 아닐 것"
연합뉴스 2018.12.09.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올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인 혼조 다스쿠(本庶佑·76) 교토(京都)대 특별교수가 "2030년에는 암이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병이 아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9일 NHK 등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혼조 교수는 노벨상 시상식을 앞두고 7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수상기념 강연에서 "현재 암 치료에는 외과 수술과 항암제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2020년에는 면역요법이 치료의 중심이 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면역요법 연구의 권위자인 혼조 교수는 암 환자에게 면역치료를 할 때 'PD1'이라는 단백질이 작용해 치료를 방해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공로로 노벨상 수상자로 뽑혔다.
그의 연구 결과는 암 치료약 '옵디보'의 탄생으로 이어지는 등 암 치료 가능성을 크게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혼조 교수는 8일 스톡홀름에서 일본 기자들을 만나서는 취미인 골프와 연결해 노벨상 수상에 대한 기쁨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노벨상 수상은 (골프의) 홀인원보다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이미 홀인원을 한 적 있으니, 골프와 과학 두 가지의 꿈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노벨상 수상이 명예이기는 하지만 연구자로서 목표는 아니다"며 "욕심쟁이라서 연구를 계속하고 싶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 일본 혼조 교수, 수상기념 강연 (스톡홀름 교도=연합뉴스) 올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인 혼조 다스쿠(本庶佑·76) 교토(京都)대 특별교수가 7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수상기념 강연을 하고 있다. 2018.12.9
bkkim@yna.co.kr (끝)
"90세 넘어도 새로운 뇌세포 만들어진다"…치매연구에 도움될 듯
한국경제TV 2019-03-26
90세가 넘어도 뇌에서는 새로운 신경세포가 만들어지며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새로운 신경세포가 아주 적게 만들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페인 마드리드 자치대학의 마리아 료렌스-마르틴 신경과학 교수 연구팀이 사망한 정상인과 치매 환자의 뇌 조직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영국의 가디언 인터넷판 등이 25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먼저 사망하기 전 뇌 건강에 문제가 없었던 13명(사망 시 연령 43~87세)의 뇌 조직을 기증받아 뇌 기억 중추인 해마의 일부인 치아이랑(dentate gyrus)을 분석했다.
그 결과 신경세포 가운데는 신생 세포들이 끼어있었고 신생 세포의 수는 나이에 따라 꾸준히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40~70세 사이에서는 신생 신경세포의 수가 ㎟당 4만개에서 3만개로 줄었다.
신생 신경세포의 이러한 감소는 나이를 먹으면서 나타나는 인지기능 저하와 함께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신생 신경세포는 단백질 DCX와 함께 CR이라고 불리는 칼슘 결합 단백질을 만들고 성숙해 가면서 CB라는 또 다른 단백질을 만드는데 연구팀은 이를 근거로 신생 세포와 성숙 세포를 구분했다.
DCX와 CR을 만드는 신생 세포들은 치아이랑의 변두리에 위치해 있었고 DCX과 CB를 만드는 성숙 세포들은 치아이랑의 심층부에 자리 잡고 있었으며 성숙 세포들은 타원형 모양이 더 뚜렷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이어 치매 진단을 받은 후 사망한 45명(사망 시 연령 52~97세)의 치아이랑 조직을 분석해 앞서의 정상인 치아이랑 분석 결과와 비교했다.
최고령인 97세의 환자를 포함, 모든 환자에게서 신생 신경세포가 발견됐다.
그러나 신생 세포의 수가 정상인보다 50~75% 적었다. 아주 초기의 치매 환자도 신생 세포의 수가 정상인보다 크게 적었다. 이는 나이와도 무관했다.
이 연구결과는 치매를 조기 진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뇌세포가 재생되느냐 아니냐를 둘러싼 신경과학자들의 논쟁은 수십 년째 계속되고 있다.
한쪽에서는 성인이 되면서 뇌세포의 '쿼터'는 완전히 소진된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노년까지 새로운 신경세포가 만들어진다면서 맞서고 있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킹스 칼리지 런던(KCL)의 신경재생·정신건강연구실장 샌드린 슈렛 박사는 성인의 해마에서 신경세포가 재생된다는 또 하나의 강력한 증거라면서 어떤 방법으로든 신경세포 재생 기능을 유지만 할 수 있다면 치매 증상의 발현을 막거나 지연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의학전문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
재수 없으면 200살까지 산다 - 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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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 없으면 200살까지 산다ㅣ김창경 한양대학교 과학기술정책학과 교수ㅣ생명공학인생 강연 강의 듣기 | 세바시 830회
강연자의 강연 소개 : 유전자는 인간의 생명을 탄생시키고 유지하는 근원입니다. 최근 크리스퍼 (CRISPR) 유전자 편집 기술이 등장했는데요. 이는 생명체의 DNA를 잘라 교정하거나 교체하는 실험기법입니다. 불과 2년 전 만해도 전 세계를 통틀어 5개 그룹만 이용했으나 현재 분자생물학을 연구하는 실험실에서는 완전히 보편화 되었습니다. DNA 조작기술 중에서 제일 간편하고 정확한 크리스퍼 기술로 이제는 아인슈타인의 지능을 갖는 수퍼 베이비의 탄생이나 평균수명이 이백 살이 넘는 삶을 실현할 수도 있는데요. 유전자 편집 기술이 가져올 우리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실명한 눈 대신할 '인공 망막' 성능 높였다
인공눈. 게티이미지 제공 |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실험을 통해 상실된 시력을 인공적인 장치를 이용해 볼 수 있는 인공 망막 장치의 성능을 높였다. 시력을 잃은 사람들이 인공 눈으로 사물을 볼 수 있는 세상이 앞당겨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는 11일 바이오마이크로시스템연구단 임매순 박사팀이 인공 망막 장치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임매순 박사팀과 이재익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박사후연구원이 함께 이룬 성과다.
연구팀은 실험용 쥐의 망막에서 신경 세포를 전기적으로 자극할 때 자연스러운 인공 시각을 만드는 최적의 전류 크기가 있음을 확인했다.
KIST 임매순 박사는 "최적의 전류 크기로 망막을 자극하면 뇌가 해석하기 쉬운 자연스런 인공 시각을 형성하기에 적합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매순 박사는 "현재 사람의 망막 색소 변성에 해당하는 질병을 겪는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추가적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망막 변성 질환은 아직까지 치료 약물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식이 가능한 안구 앞면의 각막과 달리 안구 뒤편의 망막은 뇌 일부분인 복잡한 신경 조직으로 이식도 불가능하다. 현재 시력을 되찾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망막 표면에 마이크로 전극을 이식해 망막의 살아남은 신경 세포를 전기적으로 자극하는 인공 망막 장치이다.
망막은 복잡한 신경망을 이용해 영상 정보를 여러 종류의 망막 신경절 세포에 압축한 후 뇌로 전송한다. 이 과정에서 특정 시공간에서 밝기가 증가할 때는 ON 세포가, 밝기가 감소할 때는 OFF 세포가 반응해 뇌에 정보를 전달한다.
인공 망막에서 사용되는 전기 자극은 모든 신경절 세포가 동시에 활성화되는 것이 현재 인공 망막 기술의 큰 문제점이었다. 따라서, 원하는 종류의 망막 신경절 세포를 얼마나 선택적으로 활성화할 수 있느냐가 인공 시각의 품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 여겨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최적의 전기 자극 방법을 결정하기 위해 인공 망막 장치를 이식받은 환자에게 직접 물어보는 방법이 주로 사용됐으나 실험동물을 이용한 기초실험은 많이 부족했다.
KIST 연구진은 실험용 쥐의 망막에서 전류의 크기를 바꿔가며 ON 신경절 세포와 OFF 신경절 세포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근본적 연구에 집중했다. 연구진은 ON 세포들의 신경 신호는 전류 크기에 따라 민감하게 변하지만, OFF 세포들에서는 덜 민감하게 변하는 것을 확인했다. OFF 세포 대비 ON 세포들의 신경 신호를 최대화하는 최적의 전류 값을 찾아냈고, ON 세포를 선택적으로 활성화시킬 수 있게 됐다.
임매순 박사는 "이번 연구 성과와 함께 신경과학에 기반한 새로운 구조의 마이크로 전극 개발을 통해 인공 망막 장치의 성능을 개선하기 위한 융·복합 원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KIST의 기관 주요사업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미국전기전자공학회 신경 시스템 및 재활 공학 회보' 최신호에 게재됐다.
"남은 수명 알려주는 텔로미어, 다시 늘릴 수 있다"
연합뉴스 2019.10.19. 13:19
스페인 NCIO, 생쥐 실험 첫 성공..수명 13% 연장 확인
생쥐 세포의 길어진 텔로미어(오른쪽)가 붉은 점처럼 핵(푸른색)에 퍼져 있다. [CNIO 제공]
생쥐 세포의 길어진 텔로미어(오른쪽)가 붉은 점처럼 핵(푸른색)에 퍼져 있다. [CNIO 제공]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염색체의 말단 소체인 텔로미어(telomere)는 오래전부터 '생명 연장'의 비밀을 풀 열쇠로 과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염색체의 유전 정보를 보호하는 텔로미어는 나이가 들수록 점점 짧아진다. 세포 분열이 거듭되면서 짧아진 텔로미어가 세포에 쌓이는 건 노화의 특징 중 하나다.
그런데 스페인 과학자들이 살아 있는 생쥐의 텔로미어를 대폭 연장하는 데 성공했다. 정확히 말하면, 같은 종의 보통 생쥐보다 훨씬 긴 텔로미어를 가진 생쥐를 생명공학 기술로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이렇게 텔로미어가 길어진 생쥐는, 암과 비만이 덜 생기고, 건강한 상태에서 더 오래 산다고 과학자들은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특히, 유전자를 건드리지 않고 수명을 연장하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유전자 조작 없이 동물(포유류)의 텔로미어를 늘이는 데 성공한 건 처음이다.
이 연구는 스페인 국립 암 연구 센터(CNIO)의 마리아 블라스코 소장이 주도했고, 관련 논문은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실렸다.
17일(현지시간) 온라인에 공개된 논문 개요(링크) 등에 따르면 가장 주목할 부분은, 생쥐의 유전자를 전혀 조작하지 않고 수명만 연장했다는 것이다.
블라스코 연구팀은 이전의 연구에서, 텔로메라아제(텔로미어 연장 효소)를 활성화해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걸 막으면, 부작용 없이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걸 입증했다.
수년 전에는 텔로메라아제 합성을 늘리는 유전자 치료법을 개발해, 암 등 노화 질환을 일으키지 않은 채 생쥐의 수명을 24% 연장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기존의 연구는 유전자 발현을 조작했다는 점에서, 유전자를 건드리지 않은 이번 연구와 다르다고 한다. 그만큼 이번 연구의 의미가 크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이번 생쥐 실험에서 연장된 텔로미어에 '하이퍼-롱 텔로미어(hyper-long telomere)'라는 이름을 붙였다.
텔로미어가 길어진 생쥐는, 암이 덜 생기고 물질대사 측면의 노화가 늦춰졌으며, 수명이 평균 13% 늘었다.
구체적으로 콜레스테롤과 LDL(나쁜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지고, 인슐린·글루코스 내성이 강해지고, DNA 손상이 줄어들고,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향상됐다. 특히 텔로미어는 길어지는 동시에 가늘어져, 텔로미어가 쌓여도 많이 두꺼워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성과로 수명 연장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점에 고무된 분위기다.
실험 결과, 세포의 전분화능(pluripotency) 단계에서 텔로미어 연장을 촉진하는 텔로미어 크로마틴(염색질)의 생화학적 변화는 후성적(epigenetic) 특성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이런 변화는 유전자의 작용을 수정하는 화학적 주석으로 기능할 뿐 유전자의 본질을 바꾸지는 못한다는 뜻이다.
CNIO의 '텔로미어 & 텔로메라아제 연구 그룹'의 리더이기도 한 블라스코 소장은 "수명 연장과 관련해 유전자만 생각해야 하는 건 아니라는 게 드러났다"라면서 "유전자를 바꾸지 않고도 생명을 연장할 여지가 있다"라고 말했다.
cheon@yna.co.kr
유발 하라리의 미래 예측···'인간해킹' 시대 다가온다
이재철 2020.02.04
[한꺼풀 벗긴 글로벌 이슈-271] "전쟁터에 군인을 보낼 필요가 없다. 만약 당신이 모든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면."
지난달 21~24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서 이 인물은 청중의 관심을 사로잡았습니다.
글로벌 베스트셀러인 '사피엔스' '호모데우스' 등을 저술한 이스라엘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입니다.
그는 올해 다보스포럼에서 미·중이 이끌고 있는 적대적 기술 경쟁의 디스토피아를 '인간해킹'이라는 키워드로 설명했습니다.
사실 하라리는 2018년에도 다보스포럼에서 인간해킹 시대를 예언했습니다.
2년 뒤 올해 연설에서는 여기에 미·중의 제국주의적 기술 군비 경쟁 상황을 더해 인간해킹 가능성이 보다 커졌다고 평가했습니다.
해킹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금융계좌 등 전자적 방식의 자산 탈취 행위를 떠올리게 합니다.
그런데 하라리가 말하는 인간해킹은 생체 정보와 연관돼 있습니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디지털 정보기술과 생체기술을 더해 뇌와 몸속 생체 과정을 전기 신호로 바꿔 컴퓨터가 저장하고 이를 분석·통제하는 것을 목표로 기술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물론 연구의 목표는 의학적 치료 개념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하라리는 여기에 데이터 독점 기업·정부의 출현 가능성을 경고하며 방대한 개인 생체 정보를 보유한 제3자가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수준으로 내 결정을 미리 예측하고 그 결정을 조작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염려합니다.
그는 이번 다보스포럼에서 "생체 정보가 충분히 많고 이를 해석할 수 있을 만큼 (제3자의) 강력한 컴퓨터 역량을 갖춘다면 나를 능가하는 '알고리즘'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유발 하라리 이스라엘 히브리대 교수가 지난 21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에서 미래 적대적 기술경쟁의 위험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세계경제포럼
▲ 유발 하라리 이스라엘 히브리대 교수가 지난 21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에서 미래 적대적 기술경쟁의 위험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세계경제포럼
모든 생물체는 저마다의 알고리즘을 가지고 있는데 생체 정보를 대거 취득한 기업이나 정부가 이 해독의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인간의 의사 결정을 교묘하게 조작하는 수준으로 인간해킹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의 염려가 어떤 시점에서 어떤 방식으로 일어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실제 이런 문제가 현실화하기 전에 각국 정부가 다양한 규제·보완책을 마련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만 최근 많은 기업들이 헬스케어 분야를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생체데이터 정보 취득에 관심이 높다는 점에서 그의 경고를 단순한 허구적 상상력이라고 치부하기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예컨대 구글은 지난해 말 일명 '나이팅게일(Nightingale)'이라는 비밀 프로젝트가 월스트리트저널에 보도되면서 논란을 빚었습니다.
구글은 2018년부터 이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 21개 주에서 병원 체인 2600곳을 보유한 세인트루이스 소속 의료기관인 어센션과 환자 데이터를 공유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각 환자 데이터를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으로 분석하는 의료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환자별 진료 효과를 높이고 의료기관의 비용을 절감한다는 취지입니다.
그러나 개인의 민감한 생체 정보가 나이팅게일 프로젝트처럼 일정한 동의 절차 없이 특정 기업과 단체 혹은 정부기관에 연결될 경우 하라리가 말하는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불법적 알고리즘 개발 가능성은 더 커질 것입니다.
하나 더.
라리가 걱정하는 해킹과는 전혀 다른 의학적 관점이기는 하지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가 설립한 스타트업 '뉴럴링크'가 바로 그것입니다.
뉴럴링크는 인간 머리카락의 4분의 1 정도에 불과한 실 형태의 전극(Electrodes)을 뇌에 심어 컴퓨터로 뇌를 제어하는 실험에 성공했습니다.
인간이 아닌 원숭이에게 해당 칩을 심어 실험을 마친 상태로, 머스크 CEO는 올해 인간에게 직접 테스트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시험을 신청해 승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기술이 상용화하면 뇌나 척수 손상으로 인해 움직이지 못하거나 감각 능력을 상실한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설립한 스타트업 '뉴럴링크'가 자체 개발한 가는 실 형태의 전극을 동물 뇌에 이식한 모습. /사진 제공=뉴럴링크
하지만 이 같은 기술이 역으로 범죄 목적에 활용될 경우 인간의 뇌에 심어진 칩을 해킹하는 것만으로 하라리가 경고하는 인간해킹이 현실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뉴럴링크 기술 방식이 아니더라도 이와 유사한 개념으로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 중입니다.
미국 워싱턴대 뇌외과 전문가인 에릭 류사트 박사는 뇌에 마이크로칩 등 기기를 이식해 생각만으로 의사소통을 하거나 기억을 삭제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 시기를 15~20년 내로 예측하면서 이때가 되면 '칩 이식'이 성형수술만큼 보편화할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아프리카에 뿌리내리는 ‘한국 쌀’…식량난 해결 돌파구 연다
2020.04.20
ㆍ농진청 ‘벼 개발 파트너십’ 성과
ㆍ19개국 환경 맞춰 55개 품종 개발
ㆍ세네갈 ‘이스리’ 등 “수익성 3배”
아프리카벼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우리나라의 통일벼 계통 쌀을 이용해 벼를 육성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위 사진). 아프리카 세네갈의 농산물시장에서 한국의 통일벼 쌀을 바탕으로 개발한 ‘이스리’ 쌀이 판매되고 있다. 농촌진흥청 제공
아프리카 세네갈 음부벤 마을의 농민 무하마드 라미느 바아바는 요즘 ‘이스리(ISRIZ)’라는 신품종 쌀만 심는다. 한국 농촌진흥청이 세네갈의 환경에 맞게 개발해준 이스리 쌀은 이 나라에서 수확량도 많고 맛도 좋은 쌀로 정평이 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예전에는 세네갈 품종인 사헬을 심었는데, 지금은 이스리만 심는다”면서 “사헬보다 이스리의 수익성이 3배가량 높다”고 농진청을 통해 전해왔다.
농진청은 우리나라의 통일벼 계통 쌀 품종을 활용해 수량성 높은 벼 품종을 개발해 아프리카지역에 지원하는 ‘아프리카 벼 개발 파트너십’ 사업이 잇따라 성과를 내면서 아프리카지역 식량난 해결의 돌파구를 열어가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농진청은 2010년 7월 세네갈 등 아프리카지역 19개 국가와 함께 ‘한·아프리카 농식품기술협력협의체’(KAFACI)를 구성하고 쌀 품종을 개발·지원하는 사업을 펼쳐왔다.
가장 성과가 좋은 나라는 세네갈이다. 농진청은 우리나라의 통일벼 계통인 ‘밀양23호’와 ‘태백’을 세네갈로 가져가서 개발한 ‘이스리-6’과 ‘이스리-7’을 지난 2017년 12월 등록, 보급하고 있다. 세네갈의 이스리 쌀 재배면적은 2018년 500㏊에서 2019년 2000㏊, 2020년 6000㏊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내년에는 2만㏊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세네갈 정부는 앞으로 자국의 쌀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우리의 통일벼를 활용한 새로운 품종 4개를 추가로 개발·보급할 계획이다.
농진청은 그동안 19개 나라에 그 나라에 맞는 쌀 품종 55개를 개발했다. 세네갈 이외에도 말라위(2개), 말리(1개) 등에서 신품종 등록을 완료했고, 우간다·케냐·가나에서는 8개 품종에 대한 등록을 진행 중이다. 9개 나라에서는 37개 품종의 지역적응시험을 추진하고 있다.
아프리카는 농촌지역의 도시화와 급속한 인구 증가로 쌀 소비량이 해마다 늘고 있지만, 생산량이 부족해 대부분의 국가가 소비량의 50∼9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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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수명 한계 없앨까…미 연구진 114세 세포를 ‘아기 수준’으로 바꿔
나우뉴스 2020.03.29 09:30
▲ 인간 수명 한계 없앨까…미 연구진 114세 세포를 ‘아기 수준’으로 바꿔(사진=123rf)
미국의 과학자들이 114세 여성의 혈액세포를 재프로그래밍해 이른바 유도만능줄기세포로 불리는 역분화줄기세포(iPS세포)로 바꿔 세포의 노화 수준을 사실상 신생아 상태로 되돌렸다. 이는 사람의 수명을 무한히 늘릴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26일(현지시간) 미 뉴스위크와 사이언스얼러트 보도에 따르면, 이들 연구자가 수행한 이 실험 연구는 노화와 관련한 새로운 연구 분야의 문을 열 수 있다.
이번 연구에 혈액을 기증한 114세 여성은 이른바 초백세인(Supercentenarian)으로 불리는 부류에 속한다. 초백세인은 110세 이상 사는 사람들을 말하는 데 이들은 생활 습관에 그리 상관없이 일반인들보다 오래 살 뿐만 아니라 건강을 훨씬 더 오랫동안 유지한다.
이 연구에 참여했으며 이런 사람들을 추적조사하는 미 연구단체 노인학연구그룹(GRG)은 오늘날 전 세계에서 나이가 110세 이상으로 확인된 사람은 56명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연구자들은 이처럼 극도로 오랫동안 사는 사람들의 여러 공통적인 특성을 발견했다. 2008년부터 일본에서 이런 초백세인을 대상으로 한 한 연구에서는 이들이 심혈관계 질환을 앓은 병력이 거의 또는 전혀 없으며 암이나 당뇨 병력은 완전히 없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그런 초백세인에게서 채취한 세포를 재프로그래밍하려고 시도한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 공동저자인 미 샌포드버넘프레비스(SBP) 의학연구소의 줄기세포 생물학자 에번 스나이더 박사는 “우리는 이렇게 노화한 세포를 다시 프로그래밍할 수 있을까?라는 큰 질문에 답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세포 재프로그래밍은 전문화된 일반 세포들을 다시 어떤 세포로도 변할 수 있는 iPS세포로 되돌리는 과정을 포함한다. 이런 iPS세포화는 2006년 일본 교토대의 야마나카 신야가 개발했다. 그는 쥐의 피부세포에서부터 iPS세포를 유도했는데 이런 세포는 체내 어떤 조직으로도 만들 수 있다.
▲ 연구진은 114세 여성뿐만 아니라 건강한 43세 참가자와 이른바 조로증으로 불리는 급속한 노화를 유발하는 질병이 있는 8세 어린이 환자의 세포도 재프로그래밍하는 데 성공했다.(사진=생물화학·생물물리학연구학회지)
미 생명공학기업 에이지X 테러퓨틱(AgeX Therapeutics)의 지은 리 박사가 주도한 이번 연구에서는 114세 여성뿐만 아니라 건강한 43세 여성 참가자와 이른바 조로증으로 불리는 급속한 노화를 유발하는 질병이 있는 8세 어린이 환자의 세포도 재프로그래밍하는 데 성공했다.
또 이들 연구자는 일부 실험에서 염색체 끝부분을 열화로부터 보호하지만 시간이 지나 세포가 분열함에 따라 짧아지는 말단소립인 텔로미어를 재프로그래밍 과정으로 재설정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사실상 114세에서 0세로 바뀌는 것을 의미하지만 모든 텔로미어를 재설정한 것은 아니었기에 앞으로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초백세인의 세포를 iPS세포로 되돌림으로써 어떤 요인이 이들을 그렇게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게 하는지를 알아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끝으로 연구진은 “이런 데이터는 텔로미어 길이를 복원해 재프로그래밍하는 데 극단적 나이가 절대적인 장벽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생물화학·생물물리학연구학회지’(Biochemical and Biophysical Research Communications) 최신호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https://nownews.seoul.co.kr/news/newsView.php?id=20200329601003
美 모기와의 전쟁, ‘킬러 모기’ 7억5000만마리 푼다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bluesky-pub@hanmail.net
▲ 번데기에서 나오고 있는 GM 모기. photo the-scientist.com |
지난 8월 19일(현지시각) 미국 남부 플로리다키스(Florida Keys)제도에서 모기에게 한 표를 행사하는 이색적인 투표가 실시돼 세계의 주목을 끌었다. 플로리다주 먼로카운티 자치정부가 미국 최초로 GM(Genetic Modification·유전자 변형) 모기의 방사 여부를 놓고 찬반 투표를 한 것이다. 그 결과 GM 모기 실험을 허용하기로 최종 승인했다. 이미 지난 5월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승인을 거쳐 6월 플로리다주 정부의 승인을 받았는데, 이번에 현지 먼로카운티가 주민투표를 통해 최종 승인한 것이다.
이집트숲모기로 뎅기열 물리친다
플로리다주는 관광 명소이면서도 미국에서 뎅기열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지역이다. 플로리다키스제도 주민들은 거의 10년 주기로 뎅기열에 시달려왔다. 올여름 들어서도 47명의 뎅기열 환자가 발생했고, 그 수는 지금도 계속 늘고 있어 인근 지역 주민들까지 두려움에 떨고 있다. 결국 이를 막기 위해 미국 최초의 GM 모기 실험이 허용되었다.
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열성 질환이다. 몸속에 뎅기 바이러스를 가진 모기가 사람을 무는 과정에서 전파된다. 말라리아와 함께 모기가 옮기는 대표적인 열대병이다. 뎅기 바이러스의 주 매개체는 이집트숲모기다. 뎅기열뿐만 아니라 지카 바이러스, 황열까지 유발한다. 이집트숲모기는 주로 아시아, 남태평양 지역, 아프리카, 아메리카대륙의 열대지방과 아열대지방에 분포하는데, 지구온난화로 최근엔 활동 영역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최초의 GM 모기 실험 계획은 이미 시작되었다. 먼저 진행되고 있는 일은 GM 모기 알을 담을 상자 제작이다. 여기에 7억5000만여마리의 알을 담아 플로리다키스제도에 배치하고, 부화한 GM 모기를 내년 초부터 2년 동안 풀어놓을 예정이다. 실험에 사용하는 GM 모기는 영국의 생명공학기업 옥시텍(Oxitec)이 2009년 처음 개발한 ‘OX5034A’다. 10년의 연구 끝에 만들어낸 OX5034A는 유전자 변형 수컷 모기로, 이집트숲모기 알에 특정 독성 단백질(tTAV)을 생성시키는 유전자를 삽입해 만들었다.
유전자 변형은 ‘다른 생물체의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끼워 넣어 기존 생물체가 이전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성질을 갖도록 하는 기술’을 뜻한다. 사람들은 지난해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 방사한 볼바키아 감염 모기를 흔히 GM 모기로 혼동한다. 그것은 GM 모기가 아니다. 볼바키아 박테리아를 숙주인 모기에 감염시켰을 뿐 볼바키아 박테리아의 유전자를 잘라서 모기의 유전자에 끼워 넣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굳이 수컷만 GM 모기로 만들어 방사하는 것일까. 암컷 모기의 흡혈 작용이 그 이유다. 모기는 암컷만 흡혈을 한다. 암컷의 몸속에 피가 채워지면 난소가 발육하면서 3~4일 후에 산란을 하게 되는데, 1회 산란을 위해 10회 정도 흡혈을 한다. 따라서 만일 암컷 GM 모기를 방사한다면 오히려 흡혈을 조장하는 것이 될지 모른다. 암컷 모기 떼의 공격을 받는 것은 흡혈귀의 공격을 받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또 수컷과 암컷을 함께 방사한다고 하자. 이럴 경우 수컷 GM 모기는 오히려 일반 모기가 아닌 암컷 GM 모기와 교미할 확률이 높아져 전체 모기 개체 수를 줄이는 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
유전자 변형 수컷만을 야생으로 내보내면 결과는 어떻게 나타날까. 수컷 GM 모기들이 정상적인 암컷 모기들을 만나 교미하면 변형된 알을 낳게 된다. 독성 단백질 유전자가 새끼에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태어난 모기 유충들은 성충이 되기 전에 죽게 되고 그 결과 전체 개체 수가 점차 감소한다. 또 수컷 GM 모기의 수를 충분히 늘릴 경우 야생 모기들이 교미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어 결과적으로 야생 모기들이 제거된다.
수컷 GM 모기는 교미할 때까지 살도록 프로그램화되어 있다. 신기한 것은 GM 모기도 독성 단백질 tTVA를 가지고 있는데 죽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는 GM 모기에 해독제 역할을 하는 ‘테트라사이클린’이라는 물질을 함께 넣었기 때문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테트라사이클린은 유전자가 아니므로 후손에게 전달되지 않는다.
이집트숲모기 개체 수 80% 줄어
옥시텍의 GM 모기 실험은 미국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말레이시아, 브라질, 파나마 등의 지역에서 비슷한 실험을 진행해 지역 모기 개체 수를 80% 이상 줄이는 데 성공했다. 물론 작은 규모의 실험들이다. 2009년 카리브해에 있는 영국 영토 케이맨제도에서 이뤄진 실험에서는 이집트숲모기 개체 수가 약 80% 줄어들었다. 당시 약 330만마리의 GM 모기가 3개월 동안 80회에 걸쳐 방사되었다. 또 2015년 7월 브라질 바이아주의 실험에서는 95%를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금까지 실시된 현장 실험 중 가장 성공적인 개체 수 감소다. 당시 브라질에서는 이집트숲모기가 유발하는 뎅기열에 46만명 이상이 감염되었다.
이러한 성과에도 과학자, 현지 주민, 환경보호단체들 사이에서는 GM 모기에 대해 여전히 뜨거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GM 모기가 도리어 생태계를 어지럽힐 수 있다는 게 반대 이유다. GM 모기와 일반 정상 모기 간에 태어난 후손들이 일부 살아남아 또 다른 후손들을 퍼뜨릴 수 있을 테고, 살아남은 모기들은 저항성을 갖게 돼 나중에는 오히려 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들을 처리하는 일이 더 힘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박쥐처럼 모기를 먹고 사는 토종동물을 굶주리게 할 수 있다는 것도 반대 이유 중 하나다.
이에 대해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지난 몇 년에 걸쳐 GM 모기가 사람과 자연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조사한 끝에 옥시텍의 실험 신청을 승인한 것이라고 답한다. EPA의 승인은 세계적으로도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옥시텍 관계자들 또한 수컷 GM 모기는 사람의 피보다 식물의 즙을 먹기 때문에 사람의 건강을 위협하지 않아 살충제 살포보다 사람의 건강에 훨씬 해롭지 않다고 설명한다.
인류는 오랜 세월 모기를 없애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박멸까지는 아직 길이 멀다. 전 세계는 지금도 모기로 인한 바이러스의 위협과 싸우고 있고, 코로나19 바이러스와도 여전히 전쟁 중이다. 이번 GM 모기 실험은 첨단과학의 선봉인 미국에서 실시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과연 과학기술이 수천 년 동안 인류를 괴롭혀 온 바이러스의 대명사인 ‘모기’를 퇴치할 수 있을지, 미국은 그 시험대에 서 있다. GM 모기가 생태계의 파괴와 교란 없이 모기 바이러스를 극복할 수 있게 해준다면, 앞으로 다른 국가에서도 GM 모기 실험이 활기차게 진행될 것이다. 인류를 위해 GM 모기 실험의 성공을 빈다.
서울경제 2020.11.08
패치형, 알약형, 분말형..전문가들이 말하는 다양한 미래 음식들
미래에는 알약 음식을 먹게 될까?
배는 고픈데 밥 챙겨먹기는 귀찮고, 그럴 때 알약 하나 삼켰는데 배가 부르는 음식이 있다면? 이런 생각 다들 한번쯤 해봤을 거다. SF 영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이 이야기는 얼마나 현실적일까. 서울경제썸이 오늘날 '미래식'이라고 불리는 다양한 음식의 형태에 대해 탐구해봤다.
◆ 먹지 않고 붙인다? 패치형 음식
서울경제썸 제작진은 관련 자료를 찾던 중 검색 사이트에서 "2025년까지 패치형 전투식량을 개발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발견했다. 먹지 않고 붙이는 형태의 음식이 나온다는 해당 기사가 실린 게 지난 2014년. 피부에 패치를 하나 붙이면 최대 4일까지 작전 수행이 가능한 전투식량이 앞으로 5년 뒤면 나온다는 내용이다.
피부를 통해 특정 영양분을 주입하는 방식, 일명 '경피형 약물 전달 기술(TDDS)'은 등장한지 꽤 됐다. 우리에게도 친숙하다. 바로 '파스'다. 에스트로겐 등 호르몬 패치, 마약성 진통제 패치도 나와있다. 미국에선 '뉴트리 패치(nutri-patch)'란 회사에서 영양분 공급 패치를 수년 전부터 판매하고 있다. 주로 다이어트하는 사람들, 체조 선수나 발레리나, 하루종일 시험을 치르는 사람 등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패치형 음식'을 찾고 있다고 한다.
입으로 들어간 영양분에 비해 효율이 좋다는 점이 TDDS 기술의 장점으로 거론된다. 경구 투입 방식은 간을 거쳐 분해되는 과정을 거치는데, 경피는 혈관을 통해 바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소화 기능이 저하된 고령자나 질병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치료 물질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요즘은 1밀리미터의 천분의 1단위인 '마이크로 니들'이 통증 없이 피부 일부를 뚫고 들어가는 기술도 개발돼 좀 더 다양한 약물 체내 전달이 가능하다고.
미 국방부가 개발 중인 TDNDS(Trandermal Nutrient Delivery System) 시스템 그래픽. / 출처=newatlas
패치형 영양제 판매 모습
우리 군이 개발하고 있다는 패치형 전투식량, 어디까지 진행됐을까 궁금해 직접 확인해봤다. 여러 곳을 수소문한 끝에 확인해준 곳은 지난 2014년 기사 속에 등장했던 국방기술품질원이다.
"그 당시 세미나 때 어떤 관계자가 '미래엔 이래야 하지 않겠느냐' 의견 정도 한 번 발표, 언급된 이후에 구체적으로 진행돼 가는 건 없다. 국방부 쪽에도 물어보니 이런 부분에 대한 정책 결정은 없다. 연구 진행하셨던 박사도 이미 올해 퇴직을 하셨더라." (국방기술품질원 관계자, 전 해군 대령)
이게 정말 가능하긴 한 걸까. 한국에서 가장 오랫동안 파스를 만들어 온 한 제약사에 전화를 걸어 물었다. "패치형 음식이 정말 가능한가요?"
"음식처럼 다양하게 과량으로 섭취해야 하는 물질을 체내에 주입하는 데는 현재의 기술력으로는 어려운 부분이 많다. 다만 충분히 기술 발전이 된다면 가능할 수 있다. 미래 시대에는 소량의 활성 물질로써 건강하게 한다거나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의 주입 같은 게 훨씬 다양하고 폭넓게 적용되리라 본다." (한문석 신신제약 수석연구원)
◆ 알약 하나로 한 끼 식사 해결?
알약으로 식사를 대체한다는 상상이 등장한 지도 꽤 오랜 얘기다. 여성들에게 주어진 '부엌일'을 대체하기 위한 과학적 해결책으로 1893년 시카고 만국박람회때 처음 제시된 것으로 알려진 '알약 음식'은 이후 수많은 과학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좋은 상상만 있었던 건 아니다. 1910년 스티븐 리콕은 '더 뉴 푸드'란 소설에서 크리스마스 만찬으로 마련된 알약을 아기가 삼켜버려 그만 아기가 폭발해버린다고 썼다. 아무튼 이런 상상력 덕분에 인류의 음식은 또 한 번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게 된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비타민, 마그네슘, 오메가-3, 유산균 등 다양한 알약을 한움큼씩 먹고 있으니까. 언젠가는 밥 대신 알약을 먹게될 날도 오지 않을까? 다만 '한 알의 알약'이라는 정말 작은 양의 섭취를 통해 충분한 포만감과 영양 공급이 정말 가능할지는 아직까진 한계가 명확하다. 타임지는 '실패한 미래 예측 10가지' 중에서 알약 음식을 꼽기도 했다. 매일 2,000Kcal를 먹어야 하는 사람이 그 많은 양의 알약을 삼킬 바에야 그냥 음식을 먹고 말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원시인들은 하루에 여덟 끼를 먹었다. 가다가 보이면 먹는 식이다. 중세 시대에는 네 끼를 먹었다. 밤에 파티를 열곤 했으니까. 그런데 이제는 대부분 두 끼를 먹는다. 현대인들은 계속 바빠지고 볼 것도 많다. 이것들을 다 보지 않으면 일 처리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두 끼 중 한 끼는 알약이나 주스로 먹고 나머지 한 끼는 위를 어느 정도 채워주는 대용식을 먹게 될 것으로 본다." (박영숙 유엔미래포럼 한국 대표)
박 대표의 인터뷰 내용처럼 미래엔 알약으로 식사를 대체하는 게 정말 기술적으로 가능한 얘기일까. 이번엔 서울 서초구에서 일명 '미래식'을 만들고 있다는 회사를 찾아갔다.
서울경제썸이 미래식을 만든다는 회사를 직접 찾아갔다
한녹엽 인테이크 대표(오른쪽)와 인터뷰 하고 있는 서울경제썸
"알약 음식은 개발 가능한 범위라고 생각한다. 정말 딱딱하게 압축한 형태의 재난식품은 지금도 많이 나와 있으니까, '한 알' 형태로는 물리적 한계가 있겠지만 재난식품 형태로는 충분히 풀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 (한녹엽 인테이크 대표)
이곳은 가루 분말이나 튜브 형태의 간편 대용식을 판매하는 곳이다. 사무실 한 켠에 연구실 분위기나는 공간이 있었는데, 서울대 식품생명공학과 출신의 대표와 개발자들이 한땀 한땀 연구 끝에 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 만든 제품들이 왜 '미래식'이라 불리는 걸까?
"한 알의 캡슐로 식사를 대체한다는 것은 결국 영양분과 포만감 주는 기능 외 나머지는 다 삭제하는 개념이다. 맛을 즐기는 과정은 사라진다. 저희 제품 출시 당시에도 논란이 많았다. 이 가루로 어떻게 식사를 대체하냐고. 오히려 요즘은 다양한 식사 형태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키즈용이나 시니어용, 다이어트용 등. 몇 초 만에 식사가 끝나는, 음식물 섭취를 간편하게 하는 것도 미래 하나의 식사 형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한녹엽 대표)
◆ 영화 설국열차처럼...바퀴벌레 양갱?
2013년 공개된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에는 기차 꼬리칸에 탑승한 불법 탑승객들이 프로틴 블록, 실은 바퀴벌레로 만든 양갱을 먹는다는 설정이 등장한다. 당시엔 파격적인 설정이었지만 지금은 곤충이 미래 식량자원으로 대두되고 있는 현실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050년 경에는 지구 인구가 약 90억 명에 육박해 식량 수요가 2~3배로 증가한다. 지금도 약 70~75% 경작지는 가축 사료로 쓰이는 옥수수, 콩 재배에 쓰이고 있는데 인구가 증가하면 할 수록 경작지가 늘어나 사람이 살 곳이 점점 줄어들게 된다는 예측이다. 기후 위기와 더불어 식량 부족 문제를 피할 수 없다.
이에 대해 박영숙 유엔미래포럼 대표는 "미래에는 정밀발효육, 배양육 등 형태로 다양하게 생성되기 때문에 농축산업은 결국 소멸할 것이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영화 설국열차(2013)에서 바퀴벌레로 만든 '프로틴 블록'을 먹고 있는 틸다 스윈튼
서울경제썸과 인터뷰하고 있는 박영숙 유엔미래포럼 대표
배양육과 더불어 거론되는 것이 바로 곤충식이다. 많은 곤충의 단백질 함유량은 50% 내외로 소고기와 유사하고, 돼지고기에 비해서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더불어 철과 아연 등 미네랄과 비타민, 식이섬유, 불포화지방산 등 다량의 영양분을 함유하고 있다. 또한 식용 곤충은 온실가스 방출 규모가 상당히 적어 친환경적인 식량 자원일 뿐만 아니라, 대량 생산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전세계 식용곤충 시장은 연평균 28%씩 성장해 오는 2023년에는 12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존의 것을 대체하는 분위기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최근에 저희도 집중하고 있는 것들이 육류나 동물성 원료들을 식물성으로 대체하는 작업이다. 대체육이라는 게 결국 환경 지속성을 바탕으로 한 의식인의 소비가 맞물린 것인데, 단지 '비건'이 채식에 갇혀있는 특정 군이 아니고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내가 비건을 하겠다' 즉, '간헐적 비건'이라는 개념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심리적 만족감과 동시에 실제 기여를 하게 되는 것. 이처럼 비건 문화를 쉽고 친숙하게 만들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녹엽 대표)
/강신우 기자 seen@sedaily.com
얼어붙은 바위산 지하에 인류의 미래가 보관돼 있다
한국일보 2021. 02. 18.
얼음 바위산 지하에 세워진 스발바르 국제종자저장고는 지구상 최대 규모의 농업 생물다양성 컬렉션이다. 저장고 설계부터 운영까지 총괄하고 있는 저자 캐리 파울러는 "이 책은 종자저장고의 관여한 모든이들에게 바치는 러브레터"라고 말했다. 마농지 제공
사람이 사는 곳 중 지구 최북단, 면적의 60%가 빙하인 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 어떤 곡류나 꽃, 나무도 자라지 못하는 황량하고 척박한 땅이지만 그 속엔 인류의 미래를 구원해줄 생명의 씨앗들이 보관돼 있다. 얼어붙은 바위산 한편, 오묘한 자태의 건물 지하 터널에 숨어 있는 비영리 국제 협력시설 ‘스발바르 국제종자저장고’ 얘기다. 2008년 2월 설립된 이후 세계 각국에서 맡긴 종자 샘플만 100만종 이상 5억개에 달한다. 우리나라도 44개 작물, 2만3,185개 토종 종자를 위탁했다. 지구 최대의 씨앗창고를 두고 사람들은 종말에 대비한 현대판 ‘노아의 방주’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곳을 설계하고 운영을 총괄하고 있는 작물 다양성 전문가 캐리 파울러는 종말이 아닌 미래에 방점을 찍는다. “이 곳은 ‘종말의 날’에 집착하는 사람들의 손에 건설되지 않았어요. 인류와 작물이 다가올 변화에 더 잘 대비할 수 있도록 무엇이라도 해보려는 사람들이 지어 올린 것이죠. 심각하게 풀기 어려운 전 지구적인 문제라도 신뢰와 선의, 협력과 끈기만 있다면 얼마든지 풀어나갈 수 있다는 낙관주의 믿음을 현실로 증언하는 곳입니다.”
에티오피아 고원지대의 콤볼차 근처에서 타이티스 모하메드가 테프 발효 빵 안제라를 만들고 있다. 테프는 아프리카에서 널리 섭취하는 볏과의 곡물로 크기가 아주 작다. 스발바르 종자저장고에는 60가지가 넘는 전통 테프 품종이 보관돼 있다. 마농지 제공
책은 스발바르 국제종자 저장고를 제안하고 만든 파울러의 기록을 100여장의 사진과 함께 소개한다. 스발바르의 눈부신 절경과 함께 일반인들의 입장이 엄격히 제한되는 저장고의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니, 그 생소한 광경을 눈에 담는 것만으로도 책장을 넘길 가치는 충분해 보인다.
인류가 곡물의 종자 저장고를 만들려던 발상은 스발바르가 처음은 아녔다. 그 이전에도 유엔 식량농업기구(FA0) 산하 전 세계에 존재하는 유전자은행이 1,750개에 달했지만, 예산과 인력 부족으로 운영은 엉망이었다. 보호되는 종자만큼 분실되는 종자도 많았다. 하나의 종자 표본이 사라지는 건 고유 품종이 멸종에 이르는 걸 의미하기에 연구자들 사이에선 “보호실이 아닌 영안실”이란 자조가 흘러 나올 정도였다.
전 세계 각국에서 보내진 종자들이 밀봉된 상자에 담겨져 있다. 저장실은 입구에서부터 수평으로 130미터, 수직으로는 산 정상에서 60미터 이상 내려간 지점에 있다. 핵폭발과 소행성 충돌 등에도 끄떡 없도록 설계 됐다. 마농지 제공
연구자들이 인류의 미래를 위해 작물 다양성을 지켜야 한다고 목놓아 외치는 데 그만한 이유가 있다. 20세기 들어 농업의 기업화로 인해 핵심 작물, 단일 품종의 생산만 가속화되면서 이미 세계 작물 품종의 75%가 사라진 상태다. 여기에 기후위기까지 덮치며 식량안보 위협도 커졌다. 앞으로 늘어나는 세계 인구에 대응하기 위해서 현재 식량 생산량의 최소 50%를 증산해야 하는데, 뾰족한 수도 없다. 전문가들은 온난해진 기후 환경과 병충해에 적응하기 위한 새 품종을 만들기 위해선 최대한 많은 작물 다양성을 보전해놔야 한다고 강조한다. 점점 더 불확실해지는 미래를 위해 들어두는 보험인 셈이다.
파울러가 구상한 저장고는 일종의 백업 드라이브 개념이다. 유전자은행에서 소실되는 위험성을 대비해, 고유 품종의 ‘중복 표본’을 위탁 받아 보관하는 식이다. 전 세계 작물 유전자의 다양성을 보전하는 최후의 보루인 만큼, 시설은 완벽해야 했다. 가장 큰 원칙은 안전과 지속성을 위해 인간의 개입과 비용을 최소화 한다는 것. 인간의 손을 많이 탈 수록 사고의 위험성은 커지고, 예산이 많아질수록 돈에 휘둘릴 여지도 크기 때문이다. 저장실은 상주하는 직원을 두지 않고, 최대한 자연 그대로의 장점을 살려 알아서 작동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핵폭발과 소행성 충돌에도 끄떡 없도록 설계됐고, 기계 냉각 시스템이 고장나더라도, 영하의 기온은 유지된다.
세계의 끝, 씨앗 창고·캐리 파울러 글·마리 테프레 사진·허형은 옮김·마농지 발행·176쪽·2만5,000원
스발바르가 더욱 의미 있는 건, 선한 의지의 결실이란 점이다. 처음 스발바르가 만들어질 때, 사람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우생학 음모론에서부터 몬산토(초국적 농업 대기업) 연관설까지. 하지만 노르웨이 정부와 비영리재단이 돈을 대고, 종자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세워지자 전 세계 국가들의 참여가 이어졌다. 지역사회의 자발적 도움도 컸다. 스발바르 주민들은 행여라도 북극곰이 나타나 저장소를 공격하지 않을까 돌아가며 보초를 서기도 한다.
북극의 푸른 빛을 배경으로 서 있는 스발바르 국제종자저장고. 마농지 제공
저장고의 건물 외관은 지나치기 힘든 예술작품이다. 거대한 지느러미가 산에서 비죽 튀어나온 듯한 입구는 초록색, 흰색의 판유리 조각들이 맥박이 뛰듯 깜빡이고 있다. 작가는 "인류를 이끄는 등대의 불빛"이란 의미를 담아 '영속적 파급'이란 이름을 붙였다. “누구라도 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지금 내가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한다. “살아 숨쉬는 이 유산이 나 아닌 다른 누군가의 책임이라고 단정 짓지 말라. 바로 당신의 책임이고 우리 모두의 책임이니까.” 인류의 미래, 스발바르가 우리에게 건네는 메시지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AI 시대에도 철학·종교는 살아남는다
[중앙선데이] 입력 2021.07.03
코로나로 인해 여전히 바깥 활동이 자유롭지 못하다. 역시 더위를 잊는 데나 유익한 재충전을 위해서나 독서가 유력한 대안이다. 중앙SUNDAY 출판팀과 교보문고 마케터들이 무겁지 않고 의미 있는 8권을 선정했다. 15일부터 다음 달 14일까지 교보문고 전국 15개 매장에서도 만날 수 있다.
철학과 종교의 세계사
철학과 종교의 세계사
철학과 종교의 세계사
데구치 하루아키 지음
서수지 옮김
까치
인간의 능력을 훨씬 뛰어넘는 인공지능 기계가 보편화할 경우에도 철학이나 종교가 필요할까?
저자는 인간에게 꿈과 희망을 자아내는 이성이 있고, 사랑과 미움 같은 감정이 있는 한, 고뇌와 번뇌도 끝이 없을 것이기 때문에 철학과 종교는 여전히 그 생명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본다. 철학과 종교를 통해 세계를 전체적으로 보는 눈을 키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업무 환경에서도 유익한 도움을 얻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
저자가 전문적인 철학 전공자가 아니면서도 꾸준한 독서를 통해 이런 책을 썼다는 점이 흥미롭다. 1948년생인 저자는 오랜 직장 생활을 한 후 환갑인 2008년 라이프넷생명이라는 벤처기업을 창업했는데, 세계 최초의 인터넷 생명보험이라고 한다. 생명보험 관련 지식과 기술이 아니라, 인간의 삶과 죽음을 다룬 철학적, 종교적 성찰이 오히려 사업에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고희를 맞은 2018년에는 APU(리쓰메이칸 아시아 태평양 대학교)의 학장 국제 공모에서 일본인 최초로 추천을 받아 학장으로 취임했다. APU는 학생 6000여 명 중 절반이 92개국에서 온 유학생이고 종교도 각양각색인데, ‘작은 지구촌’이라 할 APU에서 일하며 세계의 다양성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런 경험이 이 책에 녹아 있는 듯하다. 나고 자란 사회 환경이 사람의 의식을 형성한다는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의 생각을 새삼 절감했다고 한다.
이 책은 철학 전공자들의 테두리를 벗어나 일반 독서인의 시각에서 자유롭게 세계 철학의 역사를 살펴보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특히 철학과 종교를 묶어서 하나로 보는 점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철학과 종교의 역사를 돌아보면 둘 사이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을 알게 된다고 했다. 토마스 아퀴나스, 칸트 등 저명한 철학자들은 모두 철학과 종교의 관계를 해명하는 데 엄청난 열정을 쏟았다고 한다.
책의 목차부터 기존의 철학 전공서와 다르게 되어 있다. 제1장에서 종교가 탄생하는 과정을 서술하고, 제2장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종교로 평가받는 조로아스터교를 다루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제3장에서 비로소 철학이 등장하는데 ‘지식의 폭발’ 과정으로 설명한다. 제4장에서 서양철학의 대표 격인 소크라테스·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를 이야기한 후, 제5장에서 공자·묵자·붓다 등 동양의 철학과 종교를 소개하고 있다. 이어 헬레니즘 시대 동서양 문명의 만남, 이슬람 신학과 기독교 신학의 관계 등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저자 자신이 다양한 독서를 통해 느낀 점을 바탕으로 책을 구성했다는 점에서 기존의 철학서와는 다른 맛을 느껴보게 한다.
배영대 학술전문기자 balance@joongang.co.kr
"툰드라에 멸종 털북숭이 매머드 복원해 지구 살리겠다"
하버드 저명 유전학자 참여 美 창업기업 선언…기술·윤리적 난제 산적
매일경제 2021.09.14
캐나다 '로열 브리티시 컬럼비아 박물관'에 전시된 털북숭이 매머드 입체 모형
사진설명캐나다 '로열 브리티시 컬럼비아 박물관'에 전시된 털북숭이 매머드 입체 모형
미국의 한 생명과학 창업기업이 수천 년 전 지구에서 사라진 털북숭이 매머드를 시베리아 툰드라에 되돌려 놓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하지만 멸종 동물을 복원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한지부터 시작해 실제로 복원됐을 때 촉발될 윤리적 문제에 이르기까지 논란의 중심에 섰다.
13일 뉴욕타임스와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컬라슬'(Colossal)이라는 이 회사는 1천500만 달러(176억원)를 투자 받아 출범했으며, 하버드 의학대학원의 저명 유전학 교수 조지 처치 박사를 중심으로 털북숭이 매머드 복원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컬라슬의 공동 창업자로 참여하고 있는 처치 박사는 지난 8년간 멸종 매머드 복원 방법을 찾아온 소규모 연구팀을 이끌어 왔다.
컬라슬은 추위를 견딜 수 있는 두꺼운 지방과 촘촘히 박힌 털 등과 관련된 털북숭이 매머드의 유전자 60개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관련 유전자를 코끼리 난자에 넣어 편집하는 방식으로 몇 년 안에 코끼리-매머드 배아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컬라슬은 멸종동물 복원 노력이 파괴되거나 잃어버린 생태계를 되살리고 이를 통해 기후변화의 영향을 늦추거나 중단시키는 모델로 정착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털북숭이 매머드의 경우 대규모 이동을 통해 북극 지역의 초지를 유지해 건강한 생태 환경을 보존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는데, 이를 복원해 북극의 영구동토 지역을 돌아다니게 하면 초지를 되살려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와 메탄이 방출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컬라슬 최고경영자(CEO)인 벤 램은 "인류는 이런 기술의 힘으로 멸종동물 개체 수를 늘려 생태계를 복원하고 지구를 치료해 미래를 보존한 적이 없다"면서 "털북숭이 매머드와 같은 고대 멸종 동물을 복원하는 것에 더해 현재 멸종 직전의 위험에 처해있는 종을 보존하고 인간에 의해 멸종된 종을 되살리는 것을 돕는데도 이 기술이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시베리아 동토에서 발굴된 털북숭이 매머드 '유카'
사진설명시베리아 동토에서 발굴된 털북숭이 매머드 '유카'
털북숭이 매머드는 북극 일대에서 서식하다 약 4천년 전 멸종했지만, 지난 수십년간 일부 개체가 동토의 얼음 속에서 상아와 뼈, 털 등이 그대로 간직한 채 발굴돼 유전물질이 추출되고, 유전자 연구가 진행돼 왔다.
컬라슬 연구팀은 약 600만년 전에 조상이 같았던 털북숭이 매머드와 아시아 코끼리의 DNA 구성이 99.6% 일치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으며, 잘 보존된 유해에서 수집된 털북숭이 매머드의 DNA를 아시아 코끼리의 게놈에 넣어 털북숭이 매머드처럼 보이는 "코끼리-매머드 잡종"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팀은 코끼리 난자를 이용할 계획이지만 누구도 이를 채취한 적이 없어, 줄기세포를 배양해 활용하는 방안도 마련해 놓고 있다. 또 인공수정한 배아를 코끼리 대리모 자궁에 착상하는 방안을 검토하다가 접고 인공자궁을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인공자궁은 양을 대상으로 4주간 이용된 사례가 있지만 매머드 복원에는 100㎏에 가까운 태아를 2년 가까이 유지해야 하는 등 기술적 난관이 산적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와함께 매머드 복원이 툰드라에 가져올 혜택이 무엇이든 과학자들이 태어나게 한 코끼리-매머드가 겪게될 고통에 대해서도 고려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런던정치경제대학(LSE)의 철학자 헤더 부시맨은 뉴욕타임스와 회견에서 "코끼리와 비슷하다면 오랫동안 모자간에 강한 유대가 지속하는 종에 어미가 없는 것"이라면서 "아기 매머드가 한 두 마리 태어나면 누가 돌볼 수 있겠냐"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