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Cold War, 기술 냉전
미중 무역전쟁, 그리고 미국의 화웨이 공격으로 나타난 현상이 바로 기술 냉전이다. 미국과 옛 소련이 진영을 가르고, 포성없는 전쟁을 치르던 게 바로 '냉전'이었다. 냉전의 속성은 경쟁이다. 미국과 소련은 군비 경쟁을 했다면, 오늘 미국과 중국은 기술 경쟁을 벌이게 된다.
[사진 셔터스톡]
도전자는 중국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중국은 ‘기술 굴기’가 하나의 키워드로 떠오를 만큼 무서운 속도로 기술을 발전시켜왔다. 양자통신, 3D 프린팅 기술 등이 대표적인 분야다.
그러나 구멍은 있다. 미국이 틀어막으면, 중국은 고립되고 마는 영역 말이다. 중국은 여전히 수입에 의존해야 한다. 그 중 '중국이 아직은 넘지 못한 4가지 첨단 기술'을 알아보자. 미중 기술 냉전의 향방을 결정할 수 있는 핵심 분야만 꼽아봤다.
중국의 3대 스마트폰 메이커 화웨이(华为), 샤오미(小米), 오포(OPPO). 아직까지 샤오미와 오포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화웨이도 미국 퀄컴의 칩셋과 운영체제(OS)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2018년 **ZTE 사건은 중국 업체들이 미국 반도체 칩셋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를 극명히 보여준 사례였다. 언제든 미국이 자국의 칩셋, PC/스마트폰 OS의 대(对) 중국 수출을 제재하면, 중국 스마트 기기 회사들은 부품 수급에 위기를 겪을 수밖에 없다는 걸 여실히 드러내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사진 셔터스톡]
**ZTE 사건:
2018년 4월, 미국은 '중국 통신장비 업체 ZTE가 미국의 대북·대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며, 7년간 미국 기업들과의 거래를 금지한다.이 결정은 퀄컴 등 미 반도체업체로부터 핵심부품을 조달해 온 ZTE에게 치명타를 입혔다.미 정부는 ZTE가 벌금과 보증금을 납부한 뒤인 같은해 7월 제재를 풀어줬다.
비슷한 상황이 올해에도 재현됐다. 2019년 5월 16일, '미국 상무부가 중국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 명단에 올렸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미국 업체들이 화웨이와 거래를 하려면 상무부의 허가를 받도록 제재한 것이다.
이번 조치에 관해, '화웨이도 산하에 반도체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어 일부는 자체 조달이 가능하다고는 하나, 아직까지 퀄컴 등 미국 업체들 없이 모든 부품을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반도체 제조의 핵심 장비인 '마스크 얼라이너(Mask Aligner)'는 회로 패턴을 그린 포토마스크와 실리콘 웨이퍼를 정확하게 위치 맞춤하는 기능을 가진 노광 장치다. 대규모 집적회로 생산에 필요한 핵심 설비이며, 전세계적으로 프리미엄 반도체 제조용 마스크 얼라이너를 보유한 업체는 네덜란드의 ASML, 일본의 니콘과 캐논 뿐이다. 이 가운데 글로벌 점유율은 ASML이 87.4%로 가장 높다.
그러나 미국의 영향으로 이 장비의 중국 수출이 금지돼 있기 때문에, 현재 중국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프리미엄 반도체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며, 일부는 중국 자국산 일반 장비를 사용해 생산한다고 한다. 때문에 생산 비용은 늘고 제품 품질은 떨어지는 원인이 되고 있다.
[사진 바이두 바이커]
중국이 제조대국이지만 아직 제조강국이 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프리미엄 장비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고급 CNC(computer numerical control 컴퓨터 수치 제어) 선반이 없기 때문이다. 중저급의 선반으로는 고품질의 장비가 탄생하기 힘들다.
현재 고급 CNC 선반의 대부분은 일본, 독일, 스위스에서 수입해 들여온다. 물론에도 중국에서도 최근 몇 년 사이 선양(沈阳) 다롄(大连) 등지에서 선반 제조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글로벌 시장 동종업계 수준을 따라잡으려면 갈 길이 멀다.
[사진 바이두 바이커]
중국 자동차, 특히 전기차 업체들이 날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한 영역이 하나 있다. 바로 자동차 엔진이다. 이 기술은 해외 자동차업체들이 독점한 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연구기관은 본국에, 조립 라인만 중국에 두는 식이다.
[사진 셔터스톡]
때문에 아직 중국의 엔진 기술은 어느 수준 이상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중국 로컬 업체가 독자적으로 만든 차량의 경우 같은 시기 합자회사 생산 자동차 혹은 수입산 차량보다 품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근본적인 이유다.